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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Mar 19. 2018

#3 서호주 로드트립, 브룸 - 포트 헤들랜드

정든 브룸을 떠나는 아침숙소의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아침을 주문했다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브룸에서 며칠 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오랜 시간을 묵기에는 조금 심심한 감도   같다.



숙소의 메인 수영장, 더운 날씨 때문인지 아침 일찍 찾아도 늘 수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곳에서 수영 한번 못 해본 게 아쉽긴 하다. 



Chinese / Japanese Cemetery


이전 포스팅에서 브룸의 차이나타운을 소개했는데 그만큼 '브룸'지역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인들의 묘도 마련되어있었다. 놔둔지 얼마 되지 않은 꽃들이 묘지를 지키고 있었다.


Japanese Cemetery
브룸에는 유난히 슬픈 사연이 있다.



Broome의 역사는 1861년 Roebuck Bay에서 발견된 'Pinctada Maxima'(세계에서 가장 큰 진주 굴)의 존재에서 시작된다. 거대한 Pinctada 껍질은 해외에서 열풍을 일으켰고 곧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진주를 채취하여 부를 축적하기 위해 브룸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진주를 채취하기 위해 일본인, 말레이, 호주의 원주민인 애버리진들이 함께 합류했으며, 중국인들은 브룸에 가게들을 열기 시작했다.




그 결과 브룸에는 이국적인 과거의 잔재가 도처에 남아있다. 마을의 다문화 사회는 다양한 음식, 다채로운 인물 및 문화적 영향을 끼쳤다. 브룸의 진주 보석 산업은 여전히 번성하고 있으며, 차이나타운의 진주 갤러리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해 진주가 전시되어 있다.


브룸에 있는 일본인 묘는 호주에서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고, 900명의 일본인들의 묘가 세워져 있다. 진주를 채취하다가 혹은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한 묘지이다. 진주 덕분에 번성한 브룸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슬픈 이야기들이 깃들여있다.




브룸에는 가로수나 정원수로 바오밥 나무를 흔히 볼 수 있다. 위 사진은 묘지 앞에 있던 바오밥나무다.




여전히 뜨거운 브룸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시 남쪽으로 향하기 위해 차에 올랐다. 브룸에 며칠 있었지만 날씨는 아직 적응이 안 되었다. 에어컨이 없이는 로드트립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





배도 부르고, 같은 풍경을 계속 보고 있자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그럴 때마다 2시간에 한 번씩 나오는 로드 하우스(주유소 및 휴게소)에 차를 세워 기지개도 펴고 화장실도 다녀온다. 로드 하우스에서 발견한 공작새. 색이 알록달록한 것이 아름다웠다.




땡볕을 걷고 있는 아기 송아지,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사는지 혹시 차 사고가 나는 건 아닌지 보는 내가 다 조마조마했다. 물이라도 주고 싶었다. 먹을 것이 없어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소들이 많았다.




허허벌판의 곳곳에 있는 Termite mound, 그냥 흙이 뭉쳐서 만들어진 것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바로 흰개미들에 의해 지어졌다는 것! 어떻게 작은 흰개미들이 이렇게 큰 집을 지을 수 있는 건지 궁금했다. 특히나 서호주 지역에서 Termite mound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내 키보다 큰 것들도 많다.




달리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어있다. 달리는 차 안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발견하는 일은 흔했다. 아름다운 노을이 지면 차에서 잠시 내려 감상을 하거나 카메라를 얼른 들어 사진을 찍었다. 불이 난 것처럼 빨간 서호주의 노을, 참 아름답다.




우뚝 솟아있는 산, 자세히 보니 두 사람이 꼭대기에 올라가있다. 해가 졌으니 금방 깜깜해질 텐데 잘 내려왔을지 모르겠다.



Hospitality Inn


브룸에서 포트 헤들랜드에 도착을 했다. 이번에 로드트립을 하며 만난 도시 중 가장 매력 없는 포트 헤들랜드. 지인분 중에 용접 일자리를 찾으러 포트 헤들랜드로훌쩍 떠나신 분이 있었는데 결국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돌아오셨던 기억이 난다. 포트 해들랜드는 정말 '심심해서 돌아가시겠다.'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한 도시였다. 포트 해들랜드에 도착할 때쯤 인터넷이 터졌고, 이미 너무 늦은 저녁이라 급하게 어플을 켜고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꽤 평점이 괜찮았던 Hospitality Inn을 찾았고 그렇게 예약을 했다.




뉴질랜드 출신의 리셉셔니스트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깜깜한 저녁이지만 이마에 선글라스를 걸치고 있던 그녀는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갔다. 금액에 비해서 그리 만족스럽진 않았다. 미국 영화에서 보던 도로가의 모텔 같은 느낌이었다. 에어컨이 나오고 침대와 테이블도 있으니 나쁘진 않다.



기본적인 어메니티는 갖춰져 있던 화장실. 그래도 깨끗하면 됐지!



침대가 2개라 3인이 묵는다면 비용 면에서도 절약하고 괜찮을 법한 방이였다. 뭔가 미국에서 동서부를 가르며 로드트립 하다가 급하게 찾은 모텔 느낌이 물씬 났다.




에어컨을 틀고 티비를 켜고 차를 한잔하며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원한 방에서 침대에 누워서 쉬는 것이 여행 중 행복지수가 제일 높은 순간이다.




12월 26일, 호주 박싱데이를 놓칠 수 없다며 브룸 근처에서 들렸던 작은 쇼핑센터. 박싱데이는 서호주 북쪽의 작은 마을에도 영향을 끼치는 건지 세일을 하고 있었다. 그 덕에 30불짜리 립컬 쪼리를 12불에 살 수 있었다. 역시 브랜드가 좋긴 하구나. 쪼리와 슬리퍼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립컬 때문에 쪼리를 즐겨신게 되었다.



#2 서호주 로드트립, 브룸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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