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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Nov 02. 2018

호주 애들레이드 자유여행 #3

01 짧지만 즐거웠던 나만의 시간


애들레이드의 마지막 날, 2박 3일로 짧게 여행을 왔더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얼마나 퍼스에서의 일상이 지루했으면.. 롱 위크 엔드를 맞아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갈 생각을 했는지. 사실 피곤하긴 했지만 힐링도 제대로 했기에 후회는 전혀 없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이 되는 게 주말, 공휴일 뿐이라서 내년에도 롱 위크 엔드를 맞아 부지런하게 여행을 다닐 생각이다. 혹시나 놔두고 온 물건은 없는지 내가 사용했던 공간을 몇 번이고 체크했다. 마지막 체크를 한 후에 냉장고 위의 통에 키를 반납하고 문을 잠그고 에어비엔비를 떠났다.



친절한 에어비엔비 호스트님



짧게 여행을 오면 첫날 비행기는 아침 일찍, 마지막 날 비행기는 저녁 혹은 밤 시간으로 예약한다. 애들레이드의 마지막 날도 저녁 비행기여서 거의 하루를 애들레이드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의 마지막 날 여행지는 Glenelg Beach(글레넬그 비치)였다. 애들레이드 공항에서도 차로 약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공항으로 가기도 부담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동선을 잘 짠 것 같다.


나는 작은 캐리어 하나를 들고 갔는데, 캐리어를 어디에 맡길지 고민이었다. 찾아보니 숙소 근처에 Adelaide Central Bus Station에 Locker가 위치하고 있었고 가격도 저렴했다. 하지만, 체크아웃을 하기 전까지 숙소에 쉬다 보니 글레넬그 비치를 가기 전 다른 곳을 둘러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결국 캐리어를 들고 글레넬그 비치로 가기로 했다.



Adelaide Central Bus Station 짐을 맡길 수 있는 Locker가 있다



Adelaide Central Bus Station Locker 비용 / 2018년 10월 24일 업데이트




애들레이드도 퍼스처럼 무료 버스가 있다. 여행을 하며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어 아쉽다. 이름은 Free City Connector이다. 무료 버스는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애들레이드와 퍼스가 다른 점은 '트램'이 있다는 것이다. 애들레이드를 여행하면 할수록 '작은 멜버른'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시티에서 무료 트램이 운행하는 것도 그렇고 건물들도 고풍스러운 것이 멜버른의 느낌과 흡사했다. 멜버른에 반해 애들레이드의 날씨는 따스했다.




구글맵으로는 그 어떤 길도 찾을 수 있다. 구글맵으로 글레넬그 비치를 검색하니 트램을 타고 가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시티 한복판에 이렇게 철로가 있다. 예상 시간보다 훨씬 지나서 도착한 트램.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꽉 찬 트램을 탔다. 캐리어와 함께 탔더니 다른 승객한테 미안한 느낌이 저절로 든다. 신기하게도 애들레이드는 트램에 탑승한 후에 트램 안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02 글레넬그 비치


트램은 이렇게 생겼다


트램을 타고 종점에 내리면 글레넬그 비치에 도착할 수 있다. 바다 근처라 시티보다 훨씬 쌀쌀한 느낌이었다.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웠다. 날씨만 좋았다면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아직은 한적한 모습이었다.




호주의 바다들은 비슷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주마다 또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글레넬그 비치는 퍼스의 바다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담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였다. 제티도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아직 춥지만 잔디에서 시간을 보내는 커플


본격적으로 제티를 걸어보기로 한다. 제티의 길이도 짧아서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캐리어를 들고 가니 상당히 불편하고 걸을 때마다 자꾸 소리가 나서 민망했다. 다음에는 꼭 캐리어를 다른데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수명을 다 한 것 같은 작은 캐리어


문제의 캐리어, 여행을 다녀온 나라에 대한 배지를 달아놨는데 이상하게도 한국 배지만 사라졌다. 이렇게 짧게 여행을 오면 작은 캐리어를 들고 오니 편하고 좋았다. 사실 가벼운 배낭 딱 하나만 매고 떠나는 여행을 해 보고 싶은데 그런 날이 올까?



맑은 호주의 바닷물



날씨만 따뜻했더라면 잔디에 앉아서 책도 읽고 커피도 한잔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쌀쌀한 날씨 때문에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검색을 해 보니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한 번에 갈 수 있었다.



잠시 후엔 나도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겠지


트램 역에 있는 메트로 카드 리차지 머신


애들레이드는 2박 3일 정도면 여행하기 좋은 것 같다. 하루 정도 더 있었더라면 캥거루 아일랜드도 둘러봤을 텐데 조금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둘러본 것 같아서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다. 글레넬그 비치를 떠난다면 애들레이드도 정말 안녕이다.




구글맵에서 알려준 대로 버스를 탑승했다. 애들레이드에서는 퍼스처럼 버스 안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페이는 드라이버에게 하고 티켓은 버스 입구의 조그만 기계에서 뽑아가면 된다. 나는 티켓을 뽑아가는 것을 깜빡해서 좌석에 앉았는데 드라이버가 직접 가져다주셨다. 글레넬그 비치에서 공항까지의 비용은 $5.50이다.




고 확 트인 애들레이드 공항, 퍼스보다 좋다. 무엇보다 빅토리아 시크릿이 입점하고 있어서 나는 바디 미스트를 3개 구매할 수 있었다. 2+1을 하고 있어서 저렴하게 득템! 언더웨어도 하나에 $5~부터 팔고 있어서 한참을 구경했다.




애들레이드 공항의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샤워실, 공항에 샤워실이 무료로 구비되어 있는 것을 본 것은 드문 것 같다. 장기 여행자나 백패커들한테는 정말 유용할 것 같다. 찝찝한 상태로 비행기를 타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 나는 다른 나라의 공항에도 샤워실이 구비되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고플 때는 햄버거지


애들레이드 공항에는 먹을거리가 부족했다. 미리 구글링을 해 보았지만 별점이 낮은 아시안 음식점 혹은 서브웨이만 있을 뿐,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지만 결국 헝그리 잭으로 향했다. 테이블은 깨끗하진 않았지만 USB 충전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휴대폰 충전을 하면서 보딩을 하기 전 햄버거로 저녁을 때웠다.




애들레이드에서 퍼스까지는 비행기로 약 2시간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기내식은 스낵이 나온다. 이 날은 크래커와 작은 샌드위치 그리고 커피/티가 제공되었다. 햄버거를 먹어서 배가 불렀지만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었다.



무사히 퍼스에 도착


나는 콴타스 항공의 마일리지를 메인으로 모으고 있지만 이상하게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에 애착이 더 간다. 콴타스 마일리지는 7만 점, 버진 오스트레일리아의 마일리지는 17,000 정도가 모였다. 이 마일리지들을 어떻게 써야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토요일 아침에 출발하여 월요일 저녁까지 2박 3일 애들레이드에서의 알찬 여행이 끝이 났다. 피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공휴일을 맞아서 가 보지 못했던 곳으로 여행을 가니 새로웠다. 이제 시드니, 멜버른, 애들레이드, 퍼스는 가 봤으니 브리즈번을 가 보면 어느 정도 호주의 다른 주들이 파악되지 않을까.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많은 호주···, 부지런히 돌아다니자.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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