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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Feb 25. 2019

재치 있게 거절하는 그녀의 센스


호주에는 정말 많은 이민자들이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때로는 내 이름보다도 먼저 물어보는 것이 있다.

“비자가 뭐예요?”

나는 호주 퍼스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마케팅, 세일즈 쪽에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김없이 위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

정말 궁금한 표정으로 물어보시기 때문에 “말하기 곤란해요.”라고 말하는 것도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질 것 같아서 거절을 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왜 개인적인 것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호주에서는 외국인들에게 구직 활동을 포함하여 많은 범위 안에서 호주에서 합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비자’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할 때 이름보다도 먼저 물어보는 것이 비자일 때가 있다. 일을 구할 때 아무리 경력이 많아도, 영어를 잘해도 합법적인 비자가 없으면 일을 구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입사를 한 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일을 하며 이런 질문을 받을 때에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답변을 거절하기가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을 머쓱하게 만드는 것이 싫어서이다.

그러다 어느 날 넷플릭스에서 내가 좋아하는 프로인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의 시즌2를 보고 있었다. 케이프타운 편에서 주인공인 필은 한 디저트 매장에 들어가게 되고 직원과 함께 디저트를 먹게 된다. 그러다 아래와 같은 대화가 펼쳐진다.





필: 당신 얘기를 해봐요. 어떤 일을 하는지.
직원: 왜요?
필: 그냥 궁금해서요.
직원: 전 손님들한테 제 얘기 안 해요.


그녀는 "친구가 되면 또 모르죠~"라고 덧붙였다. 그 모습을 보며 이렇게 상대방이 민망하지 않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센스 있게 거절을 하는 방법이 있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대답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완강히 표현을 하는 그녀의 표현 방법이 멋있었다.

우리는 거절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딱 잘라 거절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거절을 하지 못하면 나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처럼 나만의 방식으로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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