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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Mar 07. 2019

속고 속이는 발리 환전 사기 경험담

최근에 짧게 발리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까지 약 5-6번 정도 발리 여행을 갔었고 이번처럼 심한 환전 사기를 경험한 것은 처음이었다. 발리 여행을 처음 갔던 2014년, 그때는 길거리 환전소에서 적힌 가격으로 환전을 무사히 잘했었고 그 후에 발리 여행을 갔을 때는 ATM을 이용하여 현지 화폐로 출금을 하거나 카드를 이용하여 결제를 하곤 했었다. 이번에 여행을 할 때는 호주 달러를 준비해 갔었고 Go Jek(발리의 우버 같은 차량 셰어)을 이용하여 차량을 이용할 때는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해서 현금이 필요했다. 길거리 환전소는 발리 거리를 걸어갈 때 쉽게 볼 수 있다. AUD(호주 달러)의 숫자가 높을수록 환전을 하는 입장에서 이득이다. 길거리 환전소의 경우는 호주달러 10299~10399까지 적혀있었고 나는 더 이익을 보기 위해서 큰 숫자가 적힌 곳으로 들어갔다. 발리의 길거리 환전소는 노점의 구석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혼자서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길거리 환전소 | 사진출처: 구글



▶ 길거리 환전소 1

첫 번째로 들어간 곳은 노점의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남자 2명이 있었고, 옆에는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이 환전소의 환전율은 호주달러 10199이었다. 나는 호주 달러 100불을 환전하려고 했고 휴대폰의 계산기로 금액을 계산하니 1,019,900이었다. 직원도 자신의 계산기로 금액을 찍어서 보여주는데 자꾸 9가 7처럼 보였다. 몇 번이고 해 봐도 7로 나왔다.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다시 10199x100을 해봐도 7로 나왔다. 아마도 계산기의 문제가 아니었나 보다. 나는 환전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금액을 헷갈리지 않게 머릿속에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직원은 루피아를 세기 시작했고, 내 눈앞에서 금액을 정확히 세주었다. 내가 100루피아가 없어서 직원이 1,020,000로 해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금액을 받았고 가게를 나왔다. 혹시나 해서 가게 앞에서 다시 계산을 해 보니 금액이 1,020,000이 아니라 720,000밖에 되지 않았다. 다시 가게(가게라고 하기에는 허름한 자판대)로 돌아가서 금액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직원이 돈을 다 가져가더니 다시 하나하나 세주는데 금액이 1,020,000로 딱 맞게 떨어지는 게 아닌가. 다시 금액을 받아서 나와서 몇 번이고 세어보니 720,000밖에 되지 않았다. 혹시나 내가 실수를 한 게 아닌가 싶어서 휴대폰 계산기로 해 봐도 금액은 적었다. 다시 들어가서 따지니 직원이 "So confusing!!" 하면서 화를 내더니 내가 준 호주달러 100불을 다시 돌려주었다. 그렇게 첫 번째 환전에 실패했다. 이건 다시 생각해 봐도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 길거리 환전소 2

첫 번째 환전소에서 이상한 경험을 하고 두 번째 환전소를 찾아 나섰다. 날씨가 덥고 계속 걸어 다니기가 힘들어서 근처의 10299가 쓰인 환전소로 갔다. 이번에는 첫 번째 환전소보다 더 구석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었다. 어려 보이는 직원이 환전을 도와주었다. 계산기로 금액을 계산해서 보여주었는데 1,029,900이 되어야 할 금액이 980,000이라는 것이 아닌가. 커미션이 있다고 한다. 분명 밖에 적힌 안내 표지판에는 "노 커미션"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직원에게 "노 커미션"이지 않냐고 하니 자기는 보스가 아니라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밖에 적힌 금액대로 환전을 해 주지 않으면 가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 두 번째 환전도 실패했다.


▶ 길거리 환전소 3

이쯤 되니 내가 이상한 건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환전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더 심해진 것 같았다. 두 번째 환전소에서 나와 옆쪽의 안내 표지판에 적힌 곳으로 들어갔다. 길거리 노점 판매를 하는 직원에게 환전을 하러 왔다고 하니 "Same"이라고 한다.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두 번째 환전소의 직원과 세 번째 환전소의 직원이 같은 것이었다. 바로 패스하고 나왔다.


▶ 길거리 환전소 4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네 번째 환전소를 찾았다. 이번에는 더 구석에 위치한 환전소였다. 바람잡이(?) 같은 사람이 나를 환전소로 안내해 주었다. 마사지 숍의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자판이었다. 바람잡이와 다른 직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무서웠다. 달러를 눈앞에 보여 달라고 한다. 그러더니 직원이 냄새를 맡았다. 무서웠지만 사기를 당하기는 싫어서 직원이 루피아를 셀 동안 달러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었다. 직원은 계속해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직원이 돈을 셀 동안 갑자기 서로 눈빛 교환을 하더니 바람잡이가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Shopping?" 지인이 같은 방법으로 환전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고 두 명의 직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다시 달러를 들고 환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재빨리 나와버렸다.


▶ 환전소 5

순식간에 4개의 환전소에서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더 이상 길거리 환전소에 가고 싶지 않았고 모든 게 거짓말 같았다.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그때 내 눈에 띈 매장이 하나 있었다. 이 매장은 Authozied Money Changer로 발리 곳곳에 매장이 많았다. 환전율은 호주달러 9,800으로 길거리 환전소보다 낮았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환전을 할 수 있는 곳 같았다. 매장에 들어갔고 다른 외국인들도 환전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렇게 호주달러 100달러를 정확하게 980,000에 환전할 수 있었다. 영수증도 발급해 줘서 더욱 믿을 만했다. 그렇게 발리 여행 중에 두 번이나 BMC에서 환전을 했다. 여행 중에 현금을 다루는 것은 위험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일인 것 같다. 사실 길거리 환전소에서 조금 더 이득을 보고 환전을 하더라도 믿을 수 있는 매장에서 환전을 하는 것과 약 $3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특히나 환전 사기가 많은 발리에서는 이렇게 믿을 수 있는 곳에서 환전을 하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하고 안전하다.


BMC | 사진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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