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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Mar 15. 2019

혼자 떠난 여행 – 캄보디아 씨엠립

오랜 버킷리스트인 앙코르 와트를 보기 위해 떠난 여행

예전부터 캄보디아란 나라를 가보고 싶었다. 특히 씨엠립(Siem Reap)을 가보고 싶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것 중 하나인 앙코르 와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늘 캄보디아 여행에 대한 꿈만 꾸고 있던 찰나에 우연히 비행기 가격 비교 사이트로 비행기 표를 검색하던 중 퍼스-미얀마-캄보디아의 루트로 여행을 하면 비행기표가 저렴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동시에 두 나라를 여행할 수 있어서 바로 결제를 해 버렸다.


그토록 원하던 캄보디아 여행이었는데 생각보다 허무하게 비행기표를 끊어버렸고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제일 큰 사원, Ang Kor Wat


이른 시간부터 선라이즈를 보기 위해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앙코르 톰의 남쪽 약 1.5km에 있으며, 12세기 초에 건립되었다. 앙코르는 왕도(王都)를 뜻하고 와트는 사원을 뜻한다. 당시 크메르족은 왕과 유명한 왕족이 죽으면 그가 믿던 신(神)과 합일(合一)한다는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왕은 자기와 합일하게 될 신의 사원을 건립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 유적은 앙코르 왕조의 전성기를 이룬 수리아바르만 2세가 바라문교(婆羅門敎) 주신(主神)의 하나인 비슈누와 합일하기 위하여 건립한 바라문교 사원이다.


'앙코르 와트'의 선라이즈를 보기 위해서는 이른 새벽에 출발해야 한다. 나는 씨엠립 시내를 걸어 다니다 한 여행사를 발견했다. 그곳에서 앙코르 와트 패키지를 끊을 수 있었다. 투어 당일 호텔로 픽업차가 왔다. 인원이 없을 줄 알았는데 투어를 예약한 사람들이 묵는 호텔에 들려 픽업을 하니 봉고차가 금세 가득 찼다. 내가 예약한 패키지는 투어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 선라이즈를 보고 가이드와 함께 다른 명소들도 둘러보는 일정의 패키지였다.


호텔에서 앙코르 와트까지 툭툭를 타고 갈 수도 있었지만 앙코르 와트를 혼자서 둘러보기에는 너무 넓다고 하여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의 예약자 중 90%가 호주인 나머지가 유러피안 그리고 아시안은 나 혼자였다. 투어에 참가해보니 혼자 여행을 온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다들 짝과 함께 왔으며 Full-day 투어라서 하루 종일 혼자 있었게 되었고 소외감이 들고 심심했다.



앙코르 와트에 도착했다. 한참을 기다리니 서서히 해가 떠 오르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좋은 뷰를 볼 수 있는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앙코르 와트 근처에는 새벽에 온 여행자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간단한 아침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어서 아침을 먹으며 뷰를 감상할 수 있다.


투어를 하면서 좋았던 점은 가이드와 함께 구경하며 역사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 좋았다. 투어라고 해서 계속 함께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유시간에는 혼자서 구경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다시 약속 장소로 돌아오면 되었다.



Bagan



한참 동안 줄을 서서 저곳에 올라갈 수 있었다. 꽤 가파르고 높아서 무서웠지만 특별한 경험이었다. 꼬마들도 잘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냈다.



앙코르 와트의 구경을 끝내고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들과 다시 이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앙코르 와트는 워낙 넓어서 한참을 둘러봐도 하루 만에 둘러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인원들이 다 모인 이후에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Ta Prohm


나무를 잘 살펴보면 안에 작은 동상이 있다.


앙코르 톰의 동쪽으로 약 1km 떨어져 있다. 자야바르만 7세(Jayavarman VII)가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비는 마음에서 12세기 말과 13세기 초에 바욘(Bayon) 양식으로 크게 지어졌으며 원래의 이름은 라야 비하라(Rajavihara)였다. 사원의 규모는 가로 600m, 세로 1,000m로 앙코르 유적지 중 가장 크다. 당시 이 사원을 관리하기 위해 2,500명의 성직자와 12,000명의 하급 성직자가 관리할 정도로 영화를 누렸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폐허 상태로 서서히 파괴되어 가고 있는데 특히 커다란 나무뿌리에 침식당하고 있는 모습이 신비스럽다. 무화과, 보리수 등의 커다란 나무뿌리가 벽과 지붕에 내려앉고 담과 문을 휘감고 있는 모습은 자연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타 프롬 사원에서 볼 수 있는 문양, 공룡들이 새겨져 있다.


Bayon



자야바르만 7세가 앙코르 톰의 중심에 세운 거대한 불교사원이다. 바이욘 사원은 지리적으로도 왕도의 중심에 위치할 뿐 아니라 관념적으로도 신들이 사는 천상계의 중심인 수미산을 상징한다. 사원의 참배 도로는 아침 해를 받을 수 있도록 동쪽으로 뻗어 있으며, 앙코르 유적 중 유일하게 우물을 갖추고 있다. 제1회랑과 제2회랑으로 둘러싸인 중앙에는 높이 42m의 본전이 솟아 있으며, 본전을 포함해 사원 곳곳에서 사면체 관음보살상을 만날 수 있다. 바이욘의 관음보살상은 일명 크메르의 미소라고 하는 자애로운 표정으로 유명하다.


앙코르 와트의 투어 중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곳은 바이욘 사원이었다. 회랑의 벽화는 오랜 세월을 지나며 훼손된 곳도 적지 않지만 제1회랑 동면과 남면의 벽화는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는 편이다. 이곳에는 일반적인 앙코르 유적과 달리 신화나 전투뿐 아니라 당시의 일상생활도 기록되어 있어 흥미롭다. 이웃 나라인 참 파국과의 전투가 주된 장면을 이루는 가운데 그 사이로 밥을 짓고 있는 여성이나 투계 경기에 열중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남면 동쪽의 벽화에서는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튼 중국인과 귀가 긴 크메르인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 당시의 옷차림과 관습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제2회랑의 벽화는 <라이 왕의 전설> 등 주로 힌두교 신화와 전설을 다루고 있다.


바이욘 사원을 끝으로 투어는 끝이 났다. 투어 시간이 더 남아서 더 구경을 할 수도 있었지만, 여행을 함께 한 사람들이 모두 더위에 지쳐 일찍 숙소로 돌아가길 원했다. 너무 웃음이 많아서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웃음을 참지 못하시던 현지인 가이드 '수야 바라 방' 아저씨는 우리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미얀마에서 처음 묵었던 호스텔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조금만 시설이 좋은 곳에 묵어도 마치 천국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나 더웠던 미얀마와 캄보디아의 날씨 덕분인지 오전에 투어를 하고 날씨가 최고로 더운 낮에는 숙소로 돌아와 에어컨 바람을 쐬며 낮잠을 자거나 수영을 하며 쉬었는데 '힐링'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숙소 근처에는 파인애플에 볶음밥을 담아 주는 꽤 유명한 맛집이 있었는데 그렇게 맛있고 양 많은 음식이 고작 2,000원 밖에 하지 않아서 자주 저녁을 먹으러 갔었다. 씨엠립을 떠올리면 지금도 생각나는 장소 중에 한 곳이다.



캄보디아의 교통수단 중 하나는 툭툭이다. 태국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툭툭을 캄보디아에서도 보니 반가웠다. 호텔에서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툭툭을 탈 수 있었다. 호텔 로비에서 툭툭 기사들이 항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원하는 목적지와 시간을 말해주고 돌아오는 시간을 알려주면 장소에서 대기를 하고 있어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펍 스트릿'은 낮에도 밤에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낮에는 맛있는 과일 주스를 사 먹으러 갔고 저녁에는 앤젤리나 졸리가 영화 툼 레이더를 찍을 당시 자주 들렸다는 맛집 '레드 피아노'에 들려 저렴하고 아주 양이 많은 까르보나라 파스타에 앙코 비어를 마시는 여유를 부렸다. 몸이 조금 피곤하다 싶으면 마사지도 받았다.



펍 스트릿에서 점심을 먹고 거리를 걸어 다녔다. 날씨가 너무 덥고 습해서 대피를 할 곳이 필요했다. 한국인들에게 꽤 유명하다고 하는 블루 펌킨 카페에 가기로 했다. 씨엠립에 블루 펌킨 매장이 두 군데가 있었는데 내가 갔던 곳은 사거리 근처였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펍 스트릿


루 펌킨 카페에 도착했다. 꽤 유명하다는 명성과는 다르게 내가 첫 손님이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시켜 2층으로 올라갔다. 블루 펌킨이 유명한 이유는 좌석이 침대식으로 되어있어 편하게 쉴 수 있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줘서 더위를 달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크게 특별한 것은 없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블루 펌킨에 앉아 미얀마, 캄보디아 여행 일정을 마무리하고 시간을 보낸 뒤 다시 거리로 나왔다. 펍 스트릿에서 구매한 엽서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엽서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구글맵에 우체국을 검색하니 카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우체국이 있었다. 이미 적어둔 엽서를 들고 우체국으로 향했다. 한국까지 엽서를 붙이는데 고작 몇 백 원, 아주 물가가 저렴했다.



캄보디아에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편하게 쉬다 오고 싶었다. 나의 버킷 리스트였던 앙코르 와트를 보고 나니 다른 욕심들은 사라졌다.



캄보디아 여행에서는 아이폰과 DSLR을 함께 사용하여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퍼스에 돌아온 후 휴대폰을 물에 빠트리는 바람에 여행 중 찍었던 모든 사진들이 사라졌다. 다행히도 DSLR로 사진을 찍은 게 남아 있어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아이폰 백업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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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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