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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Nov 21. 2019

#1 토트넘:유벤투스 직관/ 손흥민, 호날두 선발

[ICC] 토트넘 vs 유벤투스

National Stadium
토트넘 만나러 싱가폴 여행



호주에서 싱가폴로 여행을 간 이유 중 하나였던 이 경기. 바로 2019 International Champions Cup을 보기 위해서였다. 싱가폴에 예전에 3년 살았기도 하고 새로운 나라들을 여행하고 싶었지만 토트넘이 온다는 소식에 바로 표를 구매하고 싱가폴로 일주일간 여행을 오게 되었다. 온 김에 친구들, 동료들도 만나고 좋은 시간 보내야지.



함께 일하던 중국인 동료랑 차 한잔 마시고 친구가 그랩(Grab)을 타고 경기장까지 배웅해 주었다. 혼자 왔으면 이렇게 사진도 찍지 못했을 텐데 친구가 있어서 선수들 사진 배경으로 사진도 찍을 수 있고 너무 편했다. 경기장에 오니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많고 경기 전 액티비티들도 펼쳐지고 있었다. 너무 설레기 시작했다.



요리스, 알리, 케인, 쏘니와 함께


영국에서 토트넘 직관을 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직관을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비록 영국이 아닌 싱가폴이긴 하지만, 그리고 상대팀은 호날두의 유벤투스였다. 내가 좋아하는 팀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의 팀 경기를 본다니 얼른 경기가 시작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본격적으로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경기 시작하기 4시간 전에 도착했더니 너무 이른 감이 있었다. 내셔널 스타디움의 쇼핑센터 안에는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는데 우리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펍으로 갔다. 시원한 맥주도 마시고 다트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싱가폴 내셔널 스타디움


마지막으로 친구와 헤어지기 전- 경기장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경기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 혼자니 최대한 사진을 많이 남겨두고 싶었다.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싱가폴 토트넘 서포터스들이 판매하는 토트넘 머플러를 $20에 하나 구매했다.




싱가폴은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살기도 하고, 어디서나 여행하기도 편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이 경기를 보러 왔다. 한국분들도 정말 많이 보였다. 경기장에 입장을 한다고 해서 바로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내 좌석이 있는 게이트 앞에서 한참 대기를 하다 게이트가 오픈되었고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싱가폴은 덥고 습한 나라라서 밖에서 활동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경기 시작 전부터, 아니 숙소에서 나왔을 때부터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경기장에 입장했다. 경기장은 웅장하고 넓었다. 내셔널 스타디움에서는 큰 경기들이 많이 펼쳐진다. 경기전 전광판에서는 각 팀의 영상과 이 대회의 스폰서 회사들의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 구경하는 재미, 경기장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게이트가 오픈하자마자 들어와서 그런지 아직 많은 관중들이 입장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기 전에 미리 매점 같은 곳에서 맛있는 것을 사서 경기를 보며 먹을까 하다가 그러면 경기 보는 것도 집중이 안 되고 음료를 마시면 경기 보는 중간에 혹은 하프타임 때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그 생각을 하니 끔찍해서 우선은 참아보기로 했다.




잠시 후 선수들을 제외한 코치진들이 입장했다. 이 날 DSLR을 들고 갈 순 없었지만 줌이 되는 미러리스 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선수들의 자리에 토트넘 로고가 붙어있는 것을 보니 내가 토트넘 경기를 직관하러 왔다는 사실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근처로 가서 사진도 찍고 하던데 나는 혼자 가서 그런지 찍어줄 사람이 없었다. 셀카만 찍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저 멀리 혼자 휴대폰을 보고 있던 아저씨에게 부탁을 드렸다. 아저씨는 무뚝뚝하게 한두 장 정도 사진을 찍어 주셨다. 자세는 어정쩡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마음에 든다.




어느새 경기 시간이 다가오고 각 팀의 선수들이 나와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손흥민, 케인, 알리, 호날두 선수 등 1군 선수들이 선발 출전을 했다. 솔직히 기대 안 했지만 아무래도 큰 대회이고 큰 기업들이 스폰서를 해서 그런지 1군 선수들이 다 나왔다. 호주에서 싱가폴까지 날아온 보람이 있었다.




늘 집에서 TV로 보던 선수들이 내 눈앞에서 몸을 풀고 있다니,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문제가 있었던 호날두 선수는 이 날 선발 출전을 하고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호텔에서 팬들에게 사인도 해 줬다더라. 그 호텔에서 기다렸다던 말레이시아인이 직접 찍은 사진도 보여주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고 내 좌석은 잔디에서 가까웠다. 선수들의 움직임도 잘 보이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 코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역시 이런 경기는 비싸게 티켓을 주고 끊는 게 좋다. 맨유 경기 보러 갔을 때는 내가 맨유 팬이 아니다 보니 $70 정도에 표를 끊었는데 경기장의 약 5층 정도에 위치한 거리여서 너무 멀었다.




이 날 너무 아쉬웠던 것은 그리고 컴플레인하고 싶었던 것은 분명히 경기장에 가기 전 규정을 읽어보니 녹화할 수 있는 장비들을 들고 갈 수 없다고 적혀있었다. 셀카봉, 부부젤라 같은 것도 안된다고 하였다. 나는 퍼스에서 싱가폴로 올 때 DSLR, 미러리스, 액션캠 다 챙겨 왔었다. 그래도 경기장을 갈 때는 작은 사이즈인 미러리스만 챙겨갔다. 반입이 안되면 물품 보관함에 맡기려고 했다. 그래서 경기 입장 전에 여러 시큐리티에 물어봐도 가져가도 된다는 사람과 가져가면 안 된다는 사람이 있었다. 심지어 물품을 보관하는 곳에 가서 직원 두 명에게 물어봤는데도 말이 달랐다.


결론은, 가방 검사를 하긴 하지만 미러리스 사이즈의 작은 카메라를 아무 제제 없이 반입할 수 있었다. 어이없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은 다 셀카봉에 큰 카메라까지 들고 온 것이다. 내 뒷자리 사람들은 부부젤라 같은 것까지 들고 왔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이없고 컴플레인을 하고 싶다. 아무래도 이런 큰 경기는 규정을 잘 따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큰 카메라들도 숙소에 놔두고 왔었는데 허무한 순간이었다. 다행히도 휴대폰과 보조 배터리 그리고 미러리스가 있어서 사진을 건질 수는 있었지만 DSLR로 고화질의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도 이런 큰 경기를 보러 갈 때는 규정을 꼭 규정을 잘 읽어보자. 입장할 때 금지를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이 다 선발로 출전했다. 싱가폴에서 토트넘 경기를 보며 느낀 점은 손흥민 선수의 팬들이 정말 많다는 것. 한국 분들뿐만 아니라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폴 등 손흥민 선수가 나오자 환호가 엄청났다. 




전반전이 끝나고 출출해지기 시작했다. 매점이 정말 많긴 했는데 그만큼 팬들도 많아서 줄이 너무 길었다. 한참을 기다린 뒤에 내 차례가 되었는데 감자튀김, 샌드위치는 Sold out이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Puff밖에 시킬 수 없었다. 긴 줄 덕분에 후반이 시작하고 5분 정도 지나서 다시 좌석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포체티노 감독의 아들 세바스찬의 지시로 해리 케인, 시소코, 베르통언 선수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늘 티비에서만 보던 그들인데 내 눈앞에서 몸을 풀고 있다니 너무 신기하고 기쁜 마음! 관중들은 그들의 이름을 환호했다. 관중들은 대부분 토트넘 팬이거나 아니면 호날두 선수 팬이었다. 앞의 꼬마들이 단체로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와서 "호날두!" 하는데 너무 귀여웠다.




몸 푸는 모우라 선수와 포이스 선수! 관중들이 "모우라~~"를 외치니 모우라 선수가 손을 흔들어 주었다.



포체티노 감독



4골이나 터지고 경기는 무르익었다. 그래도 이겨야지!




이날 에릭센 선수는 출전하지 않았는데 몸을 풀고 있긴 했다. 재계약 문제로 워낙 잘 알려진 에릭센 선수라서 그런지 내 옆쪽에 있던 호주 토트넘 팬 아저씨는 술에 취해서 "에릭센 꺼져!"라고 무례한 행동을 하기도 했고(관중석과 멀지 않아서 다 들렸을 것 같다) 다른 팬들은 "Sign contract"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래도 에릭센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이 있었는데 에릭센은 손을 흔들어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이 날 경기는 토트넘의 승리로 돌아갔다. 왜 직관을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생동감 넘치고 재미있는 경기였다. 상대팀 유벤투스 또한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매너 있는 행동들을 해서 좋았다. 나처럼 토트넘 경기를 보기 위해서 싱가포르로 여행을 온 팬들도 많았다. 확실히 유벤투스 팬보다는 토트넘 팬들이 많았다.


다음 포스팅에는 놀랄만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대해 주세요.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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