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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May 16. 2020

혼자 떠난 여행 #9 – 홍콩

마라탕만큼 맛있었던 그 음식 / 심포니 오브 더 라이트

나는 이 음식이 이렇게도 맛있을지 몰랐다. 성림거 쌀국수말이다. 베트남의 쌀국수도 아닌 것이, 중국의 마라탕도 아닌 것이 국물은 맑은데 매콤하고 얼큰하고 이 맛을 표현하기에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그런 맛.  한입 먹자마자 속이 풀리는 그런 음식이었다.



성림거 쌀국수


왠지 성림거 쌀국수를 먹을 땐 콜라를 주문해야 할 것 같다.




성림거 쌀국수를 주문하는 방법은 마라탕을 주문하는 것과 비슷했다. 각 테이블이 주문 종이와 펜이 있다. 거기에 자신이 원하는 재료와 맵기 등을 선택하여 직원에게 건네주면 된다. 마라탕을 먹을 때는 너무 자극적이라 배가 아플 때도 있고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성림거 쌀국수는 국물 자체가 맑아서 그런지 자꾸 손이갔다. 성림거 쌀국수를 다시 먹기 위해서라도 홍콩 여행을 가야 것 같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이 날의 하이라이트인 심포니 오브 더 라이트를 보기 위해 시계탑으로 걸어갔다. 심포니 오브 더 라이트는 매일 밤 8시에 시계탑 쪽에서 볼 수 있는 무료 레이저 쇼이다.




시계탑 쪽으로 오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심포니 오브 더 라이트를 보기 위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8시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홍콩의 낮은 바쁜 도시의 모습이었다면 홍콩의 밤은 아름답고도 평온한 모습이었다.




심포니 오브 더 라이트를 어디서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페리 선착장 근처의 시계탑을 찾자. 이 곳에서 심포니 오브 더 라이트를 잘 볼 수 있다.



A Symphony Of The Lights 
밤 8시에 즐기는 무료 레이저 쇼



8시 정각이 되니 레이저 쇼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너무 기대를 했던 것인지 실망스러웠다. 싱가폴 마리나 베이 샌즈의 워터 라이트 쇼나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라이트 쇼를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레이저는 잘 보이지도 않고 전혀 화려하지 않았다. 만약 이것만을 보기 위해 침사추이행을 생각하신다면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쿵)




그때 갑자기 바로 옆에서 큰 소리가 났다. 이 곳에는 아래 사진처럼 보호 장치가 있는데 그곳에 앉아 레이저 쇼를 구경하던 아저씨께서 뒤로 떨어지시면서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쿵하고 박으셨다.



출처: Flight Centre


너무 큰 소리가 났고 맨바닥에 부딪히신 거라 깜짝 놀랐다. 아저씨께서도 너무 당황스러우셨는지 벌떡 일어나셔서 어디론가 가버리셨다. 정말 아프셨을 것 같았다. 저 보호장치에 앉으면 다리가 땅에 닿기 애매한 높이라서 위험해 보였다.


심포니 오브 더 라이트는 10분 정도 진행되는데 나는 6분만 보고 페리 선착장으로 갔다. 하품도 조금 나왔던 것 같다.




시계탑에서 페리 선착장은 정말 가까웠다.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페리를 탈 수 있었다. 밤에 페리를 타니 번쩍이는 홍콩의 야경을 볼 수 있어 분위기가 좋았다. 갑자기 알 수 없는 외로움이 느껴졌다.




홍콩섬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다시 숙소로 가는 길. 살짝 배가 고파 졸리비라는 패스트푸드점에 가보기로 했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대로 계획을 변경할 수 있어 편하다.




졸리비는 필리핀 패스트푸드 브랜드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졸리비 매장을 갔을 때 필리핀 사람들이 많았다. 긴 하루를 끝내고 숙소에 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즐기는 야식. 행복이다.




생각해보니 여행 내내 과일을 섭취한 적이 없어서 근처 마트에서 과일 세트와 물 한 통을 사 왔다. 혼자라서 살짝 외로웠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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