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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Sep 28. 2016

24. 싱가폴, 4개의 언어를 쓰는 나라

Okay Lah!



싱가폴에서 지내면서 가장 놀랬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언어였다. 


한국에서 무슨 언어를 쓰냐고 하면 답은 딱 하나 '한국어', 호주에서 쓰는 언어는 '영어'.


하지만,


싱가폴 Marina Bay Sands의 야경


싱가폴에서 무슨 언어를 쓰냐고 묻는다면 단 하나의 답변을 기대하긴 어렵다. 위키 페디아에서 발췌한 내용에 따르면 싱가폴의 Official languages는 무려 4개라고 나와있다. Malay, Mandarin, Tamil 그리고 English.

중국인, 말레이시아인 (인디안, 말레이, 차이니스)이 모여살고 있는 싱가폴. 싱가폴의 다인종에 대한 얘기는 다음 글에서 다시 하겠다.


싱글리쉬에 대해 알아보기


내가 싱가폴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를 당황시켰던 것은 사람들의 억양이였는데 콩글리쉬라고 하듯이 싱가폴에는 Singlish (싱글리쉬)가 있었고, 싱글리쉬는 단순 영어를 하는 싱가폴 사람들의 억양을 나타내는 것 뿐만 아니라 각종 슬랭과 줄임말 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싱가폴에서는 주로 말 끝에 Lah, Loh, Meh 등 이러한 것들이 형용사로 붙는다. (예를 들어, Okay lah~) 싱글리쉬는 중국 사투리 중 하나인 Hokkien에서 파생되었다고 하거나 많은 인종들이 함께 모여 살아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고도 한다. 싱글리쉬는 말하고자 하는 표현에 따라 달라지므로, 싱가폴에서 오래 살지 않았으면 어떨때 어떤 말들을 붙이는지 이해하기가 어려 울 수 있지만,


조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에 동영상을 하나 추가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UWp9V4icCF0

비정상회담에 싱가폴 대표로 나왔던 루벤호가 싱글리쉬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


여기서는 정말 일부분만 이야기를 했지만, 그 말고도 정말 많은 싱글리쉬들이 있다. 실제로 싱가폴리언 친구들이 정말 많이 쓰던 표현을 들자면, 


Alamak = 오 마이 갓

Ang moh = 서양 사람들

Ah beng = 껄렁한 어린 남자

Ah lian = 껄렁한 어린 여자

Wait long long = Forget it, It won't happen

Bo bien = No choice

Siao = Crazy


이러한 것들이 있다. 처음에는 싱글리쉬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따로 찾아봤었는데 오래 있다보면 매일 듣게 되어서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 만약 싱가폴에서 무슨 말을 제일 많이 쓰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싱글리쉬가 아닐까 한다.



싱가폴 사람들은 영어를 쓴다?


맞다. 싱가폴은 영어권 국가이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와 Hokkien을 섞어 쓰고 억양이 다르지만, 싱가폴 사람들은 영어를 능숙하게 한다. 특히나 요즘 싱가폴의 젊은 세대들은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아서 영어에 뛰어 난 사람들이 많다. 보통 싱글리쉬는 친구나 가족의 사이에서 쓰지만, 학교의 프레젠테이션이나 회사에서와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공식적인 영어를 쓴다.


지도에서 점 하나로 보일 정도로 작아서 Red dot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싱가폴이지만 지난 수십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국제적 교역 물류 중심지가 되었다.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도 정말 많고, 국제 결혼을 한 사람도 정말 많으며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답게 정말 글로벌한 나라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이런점이 부럽기도 했다. 


싱가폴에서는 영국식 영어를 따른다. 일을 하다가 발생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미국식 영어를 배우고 자란 한국 사람들은 미국식 발음에 더 익숙 할 것이다. 나는 Ask를 애스크라고 했고, 내 동료 중 한명 (말레이시안 인디안)은 그런 나에게 왜 애스크라고 발음을 하냐 Ask는 아스크! 라고 발음을 하는거라며 지적을 했었다.





Can? Can Can!


또한 내가 싱가폴에서 가장 많이 썼던 말은 Can인데, 이 말 하나에 정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Can이 존재한다. 뒤에 붙는 형용사에 따라 그 뜻도 조금씩 다르므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싱가폴에선 Can으로 할 수 있는 말이 정말 많다!



사실 나는 서양 영어권 나라에서 정말 영어를 잘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싱글리쉬를 사용하기 싫었고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긴 시간을 있다보니 나도 현실에 굴복하는 사람이 되었고, 어느순간부터 Can Can을 연발하기 시작했다. 


 예시 


A: Could you please help me?

B: Can Can! (Of course)


A: Can? (굳이 긴 문장으로 말 하지 않아도, 동료한테 뭘 부탁하며 너 할 수 있겠어? 라고 물어보려면 Can? 을 쓰면 됨)

B: Can!


한번은 호주에서 호주 친구가 싱가폴에 여행을 와서 구경을 시켜주었는데, 나의 첫 대화를 딱 듣고는 '헤더, 너 호주 억양 도대체 어디간거니? 완전 싱가폴 사람처럼 말한다!!!' 이때 처음으로 충격을 받았었다. 역시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구나 싶었다.


영어 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가 많이 섞인탓에 싱가폴 사람들중엔 인도말인 힌디어나 만다린 (표준 중국어) 을 할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 처음에는 싱가폴에 이렇게 많은 언어가 있고 다양한 인종이 있는것에 정체성이 부족한 나라라고 생각이 되어졌지만, 지내다보니 정말 글로벌하고 배울점이 많은 나라 인 듯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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