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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Jul 18. 2016

4. 서호주 퍼스, 새 보금자리

세계여행: 호주워킹홀리데이


단 하룻밤을 묵었지만, 도저히 이 백팩커에서 지낼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트리를 통해 여차저차하여 마음에 드는 집을 골랐고, 내일 당장 바로 들어가겠다고 했다.


사실 퍼스 지리를 단 하나도 몰랐지만, 이 집이 어디있는지도 잘 몰랐지만 우선 백팩커를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집을 선택했다. 


하지만, 문제는 체크아웃을 할 때 벌어졌다. 집주인이 나를 오후 2시에 백팩커에서 픽업한다고 하였고, 나는 짐을 놔두고 조금 쉴 곳이 필요했기에 직원에게 조금 늦은 체크아웃을 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러니 단호하게 그렇게 하려면 하룻밤묵는 돈을 다 내야 한다고 했다. 설명을 잘 하고 싶었지만, 영어 실력도 부족했고 직원도 상당히 무례했다. 그래서 바로 돈을 지불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 돈을 다시 환불 받고 싶다고 하니 안된다고 한다.


그렇게 멍하니 카운터에서 서 있는데, 지나가던 한 동양 여자가 영어로 물어본다. "혹시 내가 도울일이 있어?" 그렇게 나는 설명을 했고, 그 여자는 성심성의껏 나를 도와줬다. 타이완에서 온 니키라는 친구. 그 친구는 여행자였는데 체크아웃을 하면서 나를 본 것이였다. 너무나 고마웠고, 밥이라도 사고싶었지만 친구는 퍼스를 떠나는 비행기를 타야했다. 그래서 페이스북을 교환하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헤어졌다. 니키에게도 직원은 결국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곰곰히 생각을 하다, 친언니의 친구분 (멜번에서 회사를 다니는)께 연락을 하여 직원에게 말을 좀 해달라고 했다. 직원이 자꾸 안된다고 하자, 백팩커에 그런 정책이 있는거냐며 설명을 해 보라며 따지니 결국 직원이 기분나쁜 표정으로 돈을 환불 해 줬다. 


2시에 집주인분이 픽업을 하러 오셨고, 나는 퍼스에서 처음 낯선이의 차를 타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했다. 시티에서 약 10-15분정도 걸리는 사우스 퍼스에 위치한 코모라는 동네. 이 동네는 은퇴를 한 사람들이 많이 살며 꽤 부자 동네라고 한다. 굉장히 고요했고, 여유로웠다.


나의 첫 보금자리, 이 집은 절대 잊을수가 없다.


뒤에는 이렇게 생긴 집. 내가 묵은곳은 3층.


방 2개에 3명이 사는 아담한 집이였다. 나는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게 되고 집주인은 혼자서 방을 사용했다. 화장실은 나와 룸메이트 두명이서 썼기 때문에 그리 불편함은 없었다.


내가 음식이 하나도 없는걸 아니 집주인이 나를 울워스라는 마트에 데려가 주었다. 울워스는 호주의 대표적인 큰마트이다. 한국에서 요리를 해본적이 없는 나는 마트에 도착하고 뭘 사야할지 정말 감이 안 잡혔다.

 


마침 쇼핑센터안에 한국 마트가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가장 만만한 라면을 사고, 빵이랑 이것저것 챙겨 넣었다.



결국 집에 돌아와 첫끼는 라면과 참치로 해결. 그래도 라면을 먹으니 살 것 같았다. 짐을 풀고, 어느정도 정리를 마치니 이제 내가 정말 호주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빴던 시간들도 다 지나가고, 이제는 곧 현실을 마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일단 집 근처에 뭐가 있는지 주변부터 둘러보자- 싶어서 카메라를 챙겨들고 나왔다. 이 날은 비가 와서 꽤 흐렸고 바닥도 젖어있었다.



너무 좋았던건, 스완 리버의 근처라서 산책 오기도 좋았다. 밤에 강변을 바라보고 있는것도 좋고 한국에 있는 집 근처에 태화강이 있어서 그런지 더 정감이갔다. 이 곳으로 이사오길 참 잘했다. 고요하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마주치면 아는 사이도 아닌데 다들 Hi ~ 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서서히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강변을 걷고 집으로 돌아갔다. 코모라는 동네 참 이름도 귀엽고 좋은 것 같다. 내가 그렇게 꿈꾸던 곳에 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한편으로는 정말 나 혼자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이 설레게 만들었다.



+ 

퍼스에서 집을 구할 때 유용한 사이트


Gumtree (검트리, 외국인 쉐어를 구할 때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 : http://www.gumtree.com.au/

퍼스 참을 수 없는 그리움 (퍼스 대표 한인 커뮤니티) : http://m.cafe.daum.net/aus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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