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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Nov 18. 2016

33. 싱가폴, 컴플레인의 나라

세계여행: 21살, 나의 싱가폴 직장생활



그 동안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어제 병가를 내고 오늘 회사에 돌아와서 일을 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엄청 바빴다. 


그런데, 사건은 저녁에 터졌다. 

저녁을 먹고 돌아왔는데, 동료가 손님이 컴플레인을 걸었다는 것 이다.


알고보니 서양인 남자, 싱가폴 여자 부부가 예약을 했는데, 

우리가 제일 좋은 자리 (=윈도우 테이블)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내 동료는 우리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며, 말 하고 그 사람들을 다른 자리로 안내 했는데,

그 서양인 남자가 다시 나오더니 매니져를 찾는게 아닌가.

나는 매니져를 부르러 갔고, 그 서양인 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매니져한테 따지기 시작했다.


그 손님의 말인 즉슨, 우리가 No Problem! 이라고 하며 그 자리를 약속 해 줬다는 것. 

그래서 욱한 매니져는 우리는 절대 약속을 하지 않는다며,

우리를 도와 예약을 받아주는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그 손님과의 전화 기록을 보내 달라고 했다. 


그 결과, 아무도 그 손님들에게 제일 좋은 자리를 약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비록 손님이 말을 바꾸더라도 서비스 직업에서는 절대 손님을 이길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 손님에게 좋은 자리를 내주었다. 마지막에 엄청 신난 표정으로 떠나는 그들

가끔은, 굳이 정말 그러고 싶을까 싶다... 


그리고 일어 난 다음 사건은 4명의 이탈리안 가족이 왔는데, 우리가 좋은 자리를 약속했다는 것 이다.

예약 프로그램을 체크 해 보니 아무도 약속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일 좋은 자리들은 이미 꽉 차 있었고, 그 사람들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한 20-25분 정도가 되니 슬슬 그 손님들도 컴플레인을 시작했다. 

모든 테이블에서 아쿠아리움 뷰가 다 보이는, 

좋은 테이블인데 왜 다들 굳이 아쿠아리움 뷰 바로 옆에 앉으려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자기들이 기다린다고 했으면 그것에 불만을 가지지 말던지...


아무튼 마침내 그 분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매니져 중 한명이 라스트 오더라고 그 사람들한테 인폼을 하는데 

그 중 한 할아버지가 또 컴플레인을 하기 시작. 


테이블도 엄청 오래 기다렸는데, 나보고 라스트 오더까지 지키라는거냐!


우린 쉐프한테 얘기를 해서 그 사람들을 위해서 조금 더 배려를 해 줬다. 

동료들 모두 그 테이블을 조심하라며- 

그 할아버지의 생신이라고 해서, 우리는 또 감정을 감추고 생일 축하 노래까지 불러줬다.


그러더니 땡큐- 땡큐- 하며 감사의 인사를 연신 하시던 할아버지.

나중에 이메일이나 전화로 또 컴플레인을 걸지 모르겠다. 


그래도 마지막엔 Have a good night 하며 떠나시던 할아버지.


참 많은 유형의 손님들이 있다.  

벌써부터 지친다.


아까 일을 하다가 사표를 내고 비행기 표를 끊어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얼른 이 시간이 지나가면 좋겠지만, 언젠가 이 기억들도 그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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