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들고 해외로 떠난 한국인 커플 이야기 - 태국 편(4)
숙소에서
호기심에 태국 로또를 하나 샀다. 한국보다 비싼 편이다. 좋은 꿈을 꿔서 조금 기대를 해봤다.
결과는.............
열심히 살아야겠다.
끝
오늘 하루는 빨래로 시작한다. 1년 내내 여름인 나라라 그런지 빨래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 같다. 3일에 한 번은 꼭 세탁을 해야 한다. 그녀가 먼저 나가 세탁을 돌렸다. 난 끝나는 시간에 맞춰 나간다. 아직 건조기가 돌아가는 중이다. 건조까지 끝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정리해 준다. 이젠 점심을 먹으러 갈 시간. 오늘 점심은 모든 메뉴가 항상 맛있는 ITs Good Kitchen. 우리를 기억해 주는 직원분이 반갑게 인사를 해준다. 자리에 앉는다. 오늘은 왠지 라면이 먹고 싶은 날이다. 그나마 제일 비슷해 보이는 볶음면 하나 주문해 준다. 이름은 팟 마마. 그녀는 최.애 메뉴인 파인애플 볶음밥을 주문했다. 새로운 음식을 도전했는데 다행히 성공적인 결과였다. 아주 맛있었다. 요즘엔 낮이 너무 더워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면 숙소로 복귀하고 온도가 좀 떨어지면 나온다. 숙소로 돌아와 1층 공용 공간에서 노트북을 켜 업무를 해준다. 그렇게 약 3시간이 흐른다.
오후 3시 30분
일을 끝내고 잠시 체력을 보충하고 숙소에서 나온다. 여전히 뜨거운 태국 치앙마이. 현재 우리의 목적지는 크렁 매 카. 구글 지도에서 발견한 곳이다. 리뷰가 엄청 많은 곳으로 이미 관광객에겐 유명한 지역인 듯 보였다. 리뷰에 제일 많이 보이는 키워드는 일몰. 일몰이 가장 예뻐서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가보기로 했다. 걸어서. 약 30분 정도 걸으니 드디어 보이는 크렁 매 카. 크렁 매 카라는 곳은 얕은 천이 흐르고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 천 쪽을 바라보면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일몰까진 아직 시간이 남아서 동네 구경을 해준다. 걷다 보니 일본 한적한 마을이 떠오른다. 실제로 벽에 그려진 그림도, 중간중간 판매하는 물건들도 일본 느낌이 물씬 난다. (온도 빼고) 날씨가 좋아서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예쁘게 나오는 크렁 매 카. 관광객이 많진 않지만 중간중간 있는 관광객들 중 은근 태국 현지 MZ 어린아이들도 보인다. 드디어 크렁 매 카에서 제일 유명한 노란색 다리에 도착했다. 열심히 사진을 찍어준다. 우와~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사람이 많았던 올드타운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보다 넓지 않은 크렁 매 카. 다시 입구 쪽으로 걸어 나온다. 너무 더워서 입구에 있는 카페에 들어간다. 아쉽게도 이 근처엔 시원한 카페가 없어 보였다. 선풍기 하나에 의존해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준다. 일몰이 가까워지고, 우린 더 이상 볼 건 없다고 판단해 사진만 찍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한다.
오후 6시
원래 우리의 계획은 크렁 매 카에서 일몰만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것. 근데 뭐가 아쉽다. 지도를 뒤져본다. 마침 아직 가보지 못한 나이트바자 야시장이 근처에 있다. 바로 계획 변경. 다시 걷는다. 그래도 조금은 선선해졌다. 대략 15분 정도 걸으니 서서히 북적북적해진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아누산 시장. 나이트바자 옆에 있는 조그마한 시장이다. 먹거리보단 옷이나 기념품, 공예품 등을 많이 파는 시장이다. 지나가는 길이라 잠시 구경해 본다. 예술적인 물건들이 많아서 눈은 즐거웠다. 아누산 시장을 지나 드디어 보게 된 나이트 바자 야시장. 오.. 기대된다. 들어간다. 큰 도로에서 파는 것들은 대부분 옷이다. 안쪽에서 파는 것들은 대부분 음식이다. 구역마다 버스킹 공연도 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생각보다 엄청 넓진 않았다. 3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크기. 전체적으로 구경하고 드디어 저녁 먹을 시간. 야시장에 왔으니 당연히 바깥에서 먹어야 제 맛. 내가 선택한 메뉴는 까오소이. 그녀는 배가 그리 고프지 않은지 망고 스티키 라이스를 선택했다. 까오소이는 금방 나와서 먼저 한 입 먹어본다. 오... 맛있다. 생각보다 더 맛있다. 아니 일반 식당보다 더 맛있다. 특히 이 까오소이가 맘에 드는 이유는 면이다. 면이 아주 쫄깃한 게 한국 라면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혹시 나이트 바자 야시장에 온다면 꼭 여기 까오소이를 추천한다. 망고 스티키 라이스 역시 달달하니 맛있었다. 물론 여기보다 맛있는 곳은 많아 보이는 그런 맛이었다. 아무튼 우린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혹시나 우리에게 필요한 물건은 없을까 하며 아이쇼핑을 해본다.
오후 7시
한 시간 정도 열심히 구경 후 생각보다 크지 않은 나이트 바자에 약간의 실망을 느끼고 아주 더웠던 치앙마이를 많이 걸어서 그런지 금방 체력은 떨어졌고, 우린 숙소로 복귀하기로 했다. 숙소 가는 길을 다시 걷자니 두려움이 밀려와 결국 썽태우로 선택. 근데 길거리에 썽태우가 많이 없다. 관광지엔 택시가 많아야 되는 거 아닌가..? 하며 투덜거리기. 걸으며 계속 뒤 돌아 썽태우를 찾아준다. 그러다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손 뻗기. 급하게 내 앞으로 썽태우 한대가 선다. "One Person 30Bhat?!" - "....Yes" 한 명당 30밧이란다. 이렇게 안 했으면 솔직히 더 받았을 거다.. 무사히 우린 썽태우를 탔고, 왓 프라싱이라는 사원으로 도착했다.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잔돈이 없어서 100밧을 내밀었고, 기사님은 더 작은 돈 혹시 없냐고 하신다. 아무리 뒤져도 없다. 결국 잔돈 포함 총 59밧만 받으시고 가셨다. 알고 보니 착한 기사님이셨다. 무사히 숙소까지 도착해 샤워하고 쉬려고 눕는데... 왜 배가 고프지? 저녁이 부실하긴 했나.. ㅎ 하면서 그랩 어플 켜기. 눈에 띄는 Korea Chicken. 이건 무조건 먹어야 돼하며 배달을 시켰다. 배달은 아주 빠르게 잘 도착했지만 치킨맛은 참... 아쉬웠다. Korea란 말은 앞으로 믿으면 안 되겠다. 이렇게 일몰부터 갑자기 야시장까지 구경한 오늘 하루는 마지막 치킨으로 실망을 좀 하며 마무리했다.
오늘은 태국살이 처음으로 레스토랑이란 곳을 가는 날. 기분 좋게 숙소를 나선다. 오늘 갈 레스토랑은 Ribs&co Restaurant. 리뷰를 보니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적혀있었고, 다른 지역에도 하나씩 있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으로 보였다. 위치는 우리 숙소와 별로 멀지 않은 올드타운 남쪽. 살짝 양심에 찔려 공원 한 바퀴 돌아준다. 다리를 지나. 예쁜 호텔도 지나. 도로를 걷다 보니 건너편에 보이는 Ribs&co 큰 간판 하나.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런 레스토랑이 아닐까 봐 바깥 메뉴를 살펴본다. 직원이 나온다. (이럼 내가 도망갈 수가 없는데..)하며 여유로운 척 구경한다. 혹시나 조금 저렴하면서 많이 먹을 수 있는 세트가 있는지 물어보기도 하며 시간을 끌었는데 적극적인 직원의 답변에 나도 모르게 안쪽으로 몸을 이끈다. 어느 순간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보고 있는 나. 그렇게 폭립 하나와 파스타 하나 볶음밥 하나. 거하게 주문해 본다. 이리저리 사진 찍으며 이제야 레스토랑을 둘러본다.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해서 그랬는지 손님은 우리 둘 뿐. 조용하고 한적하니 좋았다. 굳이 안 좋은 점을 뽑자면 이제 막 오픈해서 음식이 천천히 나온다는 거? ㅎㅎ 음료를 마시며 기다려준다. 약 20분 정도 걸려 나오는 폭립 하나. 비주얼 하나는 기가 막힌다. 이렇게 부르주아를 즐겨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잠시 무시한다. 나이프를 이용해서 폭립 결을 따라 썰어준다. 손으로 집어 거칠게 립을 뜯어먹어본다. Fantastic 환상적이다. 글을 쓰는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부드러움, 소스, 쫄깃함. 이건 뭐 갑자기 한국 고급 레스토랑에 온 느낌이 들었다. 옆에 사이드로 나온 어니언링은 이제 막 튀겨 바삭하고, 샐러드는 생각보다 더 신선했다. 그다음 나온 메뉴는 작은 볶음밥과 파스타. 일부러 매콤하고 새우가 들어있는 파스타로 골라봤다. 파스타와 볶음밥 역시 고급 레스토랑에서 나올법한 퀄리티와 맛이었다. 먹으며 드는 생각은 "오길 참 잘했다"였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이 지나고, 이젠 계산할 시간. "커톳크랍~ 첵 삔 플리즈~" 계산서를 들고 오는 직원. 스윽 한 번 본다. 총 603밧. 한화 약 22,000원. 가격을 보자마자 편안해진다. 이렇게 배부르게 맛있게 먹은 레스토랑 음식이 한화 2만 원 초반이라니. 웬만한 치킨 가격보다 낮다. 치앙마이에선 부르주아지만 한국 물가에 비하면 평범하게 먹은 정도였다. 기분 좋게 계산하고 우리의 첫 태국 레스토랑에서 나온다.
오후 12시 30분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니 잠시 산책. 아니, 다시 돌아가자. 너무 덥다. 인간적으로 너무 더워. 걷다가 먹은 음식들 다시 없어지게 생길 날씨다. 돌아오는 길에 작은 카페가 하나 있길래 방문. 이름은 Chuan Chong Cafe. 앉아서 먹을 곳이 있긴 했으나 실내가 아닌 실외 자리뿐. 바깥은 너무 더워서 그냥 테이크 아웃만. 아메리카노 하나와 모카 하나. 다시 숙소로 걸어온다. 한창 더울 시간이라 오후는 일하는 시간으로 활용해 준다. 숙소 1층 공간에서 서로 노트북을 켜 일하기. 그녀는 영상 편집. 난 블로그 작성. 이것이 워라밸 아닌가. 더 열심히 살자!
오후 4시
그렇게 약 2시간 정도 일을 하고, 배가 고파 세븐일레븐으로 걸어간다. 점심을 비싸게 먹었으니 남은 배고픔은 저렴하면서 배부를 수 있는 것으로 해결하자. 난 도시락. 그녀는 시리얼. 추가로 태국 세븐일레븐에서 꼭 먹어야 하는 토스트. 허니브레드. 이건 꼭 드시라. 세모 토스트도 맛있었지만 허니브레드를 더 추천한다. 가격은 반값이면서 맛은 더 괜찮다. 그렇게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운동도 하고. 샤워도 하며 하루를 빠르게 마무리해 본다.
오후 7시
그냥 이렇게 마무리하기엔 아쉬운 저녁이다. 밤산책 겸 간단하게 씹을 수 있는 과자를 사러 잠시 나가준다. 왜? 오늘은 태국에서 하는 태국 VS 한국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기 때문. 사실 태국 오자마자 원정 티켓을 사려 열심히 알아봤지만 이미 매진으로 구할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직관이 아닌 집관을 해야 했다. 그래도 과정도 결과도 홈에서 치른 경기보다 훨씬 나은 경기여서 즐겁게 잘 봤다. 다음 경기가 6월 싱가포르던데, 티켓팅 꼭 성공해서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축구 시청을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오늘 아침 시작은 썽태우 안. 아침부터 우리가 도착한 곳은 치앙마이 대학교 앞. 일단 아침부터 먹자. 지난 치앙마이 대학교 야시장 왔을 때 먹었던 맛집 하나가 있었는데 아침 시간에 열려있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교 입구 앞을 둘러보다 발견한 식당 하나. 일단 들어간다. 태국요리 전문점인 것 같은데 좀 더 로컬스러운 곳이었다. 사진과 영어이름을 보면서 직원에게 주문한다. 이제 막 열었는지 손님은 우리뿐. 음식이 나온다. 고수가 많이 얹어져 있다. 그녀의 고수는 다 나의 접시로 옮겨진다. 돼지고기 간장덮밥으로 보였는데 맛은 그냥 그랬다. 배를 채우고 치앙마이 대학교로 걸어 들어간다. 치앙마이 대학교 캠퍼스는 그냥 공원이다. 주위에 나무와 꽃밖에 보이지 않는 곳. 쭉 들어가 보니 분수가 크게 있고, 오른쪽으로 꺾어서 걸으니 굉장히 큰 저수지가 있다. 여기가 대학교 자랑인 듯하다.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도 저수지를 많이 거니는 것 같다. 우리도 소화시킬 겸 구경도 할 겸해서 걸어본다. 서서히 더워질 시간이라 얼른 걸어본다. 덥긴 덥다. 약 30분 정도 걸으니 한 바퀴. 다시 저수지를 출발했던 입구 쪽 도착. 여기 근처 카페가 있어 방문한다. 카페 이름은 Living a Dream. 안쪽 좌석은 꽉 차서 아쉽게 바깥에 앉는다. 그녀는 아메리카노. 난 수박주스를 주문해 본다. 너무 더워서 시원하고 달달한 게 먹고 싶었다. 쭈욱 들이킨다. 이제 열심히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준다. 치앙마이 동물원과 같이 있다 보니 패키지 관광객도 꽤나 보인다. 내가 본 치앙마이 대학교는 바쁜 도시의 모습과 매연에서 잠시 떨어져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곳 같았다.
오후 3시 30분
대학교에서 나와 숙소로 가기 전 점심에 먹지 못했던 야시장 맛집을 들러본다. 들러만 본다. 아직 오픈 전이다. 보통 야시장은 5시부터 시작인데 시간이 많이 남아 그나마 열린 옆집으로 들어갔다. 비슷하겠지 뭐. 같은 야시장인데. 메뉴판을 보고 최대한 비슷하게 먹은 크리스피 포크 덮밥을 주문한다. 그녀는 일반 덮밥. 먹을만했지만 원래 가려던 집보단 아쉬운 맛. 잠깐 구경해 주고 숙소로 가는 썽태우를 타기 전에 구글 지도에서 봤던 동네 빵집을 들러본다. 저렴하면서 맛은 있는 빵집이다. 아마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빵집이지 않을까 싶다. 4-5개 정도 포장 구매한다. 뭐 또 살 거 없나 둘러보니까 갑자기 사장님께서 아이스크림을 권한다. 뭐라 뭐라 말하는데 핸드메이드란 단어가 귀에 들어왔다.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이란다. 오 뭔가 먹고 싶어 진다. 하나 주문. 아이스크림은 안에서 먹고 빵은 숙소에서 먹기로 한다. 개인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난 빵보다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었다. 빵집에서 나와 썽태우를 타고 숙소로 출발한다. 약 20분 정도 걸려 왓 프라싱에 도착해서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걸어 숙소로 들어간다. 별거 없었던 오늘 하루는 대학교 구경정도만 하고 마무리해본다.
매주 일요일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여행 에세이
작가 Life is Tr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