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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tori Oct 22. 2021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동남아 배낭여행 - 태국, 방콕(2)


친구가 떠났다.


친구와 여행하던 도중 카메라를 떨어트려서 카메라가 먹통이 되었다. 하필 그날이 금요일 오후라 어쩔 수 없이 카오산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

그런데 갑자기 카메라가 또 잘 작동을 한다.

에잇.. 이미 많이 본 방콕인데 뭐 해야 하나 고민하며 호스텔 로비에 앉아 비가 그칠 때까지 고양이랑 한참을 놀았다.


먹통이었던 내 카메라, 눈물 나서 죽는 줄 알았다. 다행히 잘 작동했지만, 한 달 뒤 결국 고장 났던 카메라


짐을 챙겨 들고 카오산으로 향했다. 친절한 로컬 사람들은 가방을 앞 뒤로 두 개나 맨 여자애가 신기했는지, 앞 다퉈 버스를 어디에서 타야 하는지 알려줬다. 덕분에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카오산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인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어묵국수를 먹으러 가는 길에 만달레이에서 투어를 같이 했던 친구 (우연히 다시 껄로에서 만났던) T가 연락이 왔다.


방콕에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먹어봤을 어묵국수, 끈적끈적하며 칼칼한 국물이 내 스타일이다.


-너 방콕이야? 나 방금 방콕 도착했는데! 일정 없으면 저녁 같이 먹을까?

-좋아!


친구와 같이 여행을 하다가 친구를 떠나보냈던 터라 괜스레 쓸쓸했는데, 다행이다 싶어 카오산에서 T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워서 저녁을 먹으며 한참을 얘기했다. 우리의 이야기는 뻔하다.

어디를 여행했고, 너도 가봤는지, 안 가봤으면 꼭 가봐야 한다며 서로의 여행 이야기와 여행 정보를 나눈다.

카오산에서 저녁을 먹으며 구경을 하고 돌아가는데 우리 숙소에서 2분 정도 떨어진 곳에 숙소가 있다고 했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T의 숙소는 우리 숙소보다 훨씬 고급스러웠다. 루프탑에 위치한 펍에서 칵테일 한 잔씩 하며, 야경을 구경을 하고 헤어졌다.


-여행 잘해!

-그래. 또 어딘가 길 위에서 만나자! :)



태국 음식 중 제일 좋아하는 팟타이! 매운 고추가루 뿌려서 땀 질질 흘리며 먹어야 제맛이다.


느지막이 일어나서 캄보디아 가는 버스를 사러 카오산으로 향했다. 캄보디아 가는 버스표를 구매하고 팟타이를 사서 숙소로 들어오는데, 인레에서 만났던 친구 A가 연락 왔다.


-나 방콕 가는 중인데, 너 아직도 방콕이야?

-응. 내일 아유타야 가려고

-오 나도 오후에 도착인데, 숙소 어디야? 괜찮으면 나도 거기로 갈래

-괜찮진 않은데 내 숙소는 ㅇㅇㅇ야.


여행 중에는 이해할 수 없는 스케줄 때문에 연착되는 경우가 많고, 어떠한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숙소를 예매하기보다는 도착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


숙소에 들어와서 뒹굴거리니 A에게 연락이 왔다.


-나 도착했어! 어디야?


로비로 나오니 A와 그의 친구 B가 있다. 또 여기서 보니 반갑다. 반갑게 인사하고 맥주를 한 잔 하는데, A도 함께 아유타야에 가자고 한다. B는 피곤해서 하루 푹 쉬겠다고 해서 다음날 A와 함께 아유타야로 함께 가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호스텔 골목길,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여행을 하다 보면 우연히 다른 여행지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만나게 되면 10년 지기 친구를 만난 것 마냥 반갑다.

시간이 맞으면 우리는 맥주 한 잔 기울이며 그동안의 여행 이야기를 하느라 바쁘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또 다른 새로운 친구들이 와서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우리는 그렇게 또 친구가 된다.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고 헤어질 때 우리는 한 번씩 꽉 안아주고 인사를 한다.


“어딘가 길 위에서 또 만나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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