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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꽃송이 Jun 23. 2019

혼돈의 델리

인도의 시작

혼돈의 델리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

깨끗한 공항철도를 타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뉴델리역 밖으로 발을 내딛었다 


“분명히 봤는데…”

아무런 정보를 얻어오지 않은 게 독이였다. 뉴델리역에서 빠하르간지까지 가는 길을 영상으로도 봐두었고 블로그로도 몇번씩만 보고서는 쉽네- 하며 지나친 탓이었다.


‘아저씨 빠하르간지 어떻게 가요?’

“저 쪽으로 가면돼” 


내 귀를 때리는 툭툭이들의 경적소리와 호객하는 소리에서 인상이 좋아보이는 남자가 손으로 왠 커다란 길을 가르켰다. 분명 내가 본 것으로는 기차역만 넘어가면 된다고 했는데 기차역쪽이 아닌 다른 곳을 가르킨다.


순간 머릿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말 하나,

“인도에서는 아무도 믿지마, 너도!” 


뒤죽박죽인 도로를 건너 기차역으로 향했다. 거대한 역사 안에는 사람들이 널부러져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전쟁통이 따로 없을 정도의 모습을 내보였다.


‘여기는 갈 수없어’ 

‘그럼 빠하르간지는 어떻게 가요?’

‘택시 불러줄께. 택시타고 가’


경찰이 막아서는 통에 계단을 올라가지도 못했다.


“여기야!”

“이곳으로 가면돼!”


빠하르간지까지는 분명히 가깝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나는 벌써 두시간 째 헤매고 있다.

설상 가상으로 비까지 내리더니 발목까지 물이 차올랐다.


그런 거리를 비를 맞으며 헤매고, 길에서 사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고 지나 

‘잘은 모르겠지만 빠하르간지 같아 보이는 곳’ 에 서서 두리번 거리자 툭툭 하나가 앞에 섰다.


“헬로-마이프렌”

“히얼 이즈 빠하르간지?”

“예스, 아이 테이크 유”


한사코 거절하지 않았다. 다리도 아프고 덥고 힘들었기 때문에 고맙다며 냉큼 툭툭이에 올라탔다.

통성명은 하지 않았지만, 이녀석은 지금 날 태워서 신이 났다.


듣던 소문과는 다르게 안전히 나를 빠하르간지 중심에 내려주고는 툭툭기사는 유유히 사라졌다. 

“씨유 어게인-“ 라면서.


시작이 나쁘지 않다며, 비오는 빠하르간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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