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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 Oct 07. 2021

첫 번째, <밥>이야기

[김세연의 여행, 음식]

"한국인은 밥심이지!"


세상에 한국인으로 태어났다면 누구든 한 번쯤은, 아니 수백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김세연의 여행, 음식]을 연재하려고 기획했을 때 가장 먼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역시 "밥"으로 시작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식의 어떤 음식을 얘기하든 기본은 밥이기

때문이다.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밥의 사전적 첫 번째 의미는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라고 하지만 현대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말하는 밥의 의미는 그것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이 세상 어떤 민족보다 밥에 집착하는 한국인.

안부 인사를 물을 때도 "밥은 먹고 다니니?", 다음 약속을 기약할 때도 "밥 한번 먹자", 할 말 없을 때

"밥은?" 할 정도로 유난히 밥에 집착하고 사랑한다.

한국인들에게 밥은 곧 식사다.

상대가 '밥 먹었어?'라고 물었을 때 샌드위치를 먹었어도, 라면을 먹었어도 '응, 밥 먹었어.'라고 대답한다.


-

breakfast - 밥

lunch - 밥

dinner - 밥

-


유럽여행 중 즉석밥과 라면

내가 한 달 동안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 한식은 4~5번 정도 먹은 것 같다.

그중 한식당은 딱 한 번 방문했었다. 여행을 가서도 이틀에 한 끼는 무조건 한식을 드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는 생각보다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하는 편이다.


하지만 배가 고프지 않아도 한식, 한국의 '밥'이 먹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거의 외로움을 느낄 때였다. 베를린에서 방문했던 식당에서 인종차별을 당하고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나왔을 때 울면서 찾았던 곳은 한식당이었다.

불고기를 먹으면서 채웠던 건 배가 아니라 마음이었던 것 같다.

힘든 배낭여행을 하면서 마음이 힘들고 우울할 때는 가방 속 즉석밥을 꺼내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

제주도 육회비빔밥/ 태국 방콕 새우볶음밥

밥의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탄수화물, 그밖에는 지방, 단백질 등으로 이루어

져있다.

기본적으로 백미로만 지은 흰밥을 많이 먹지만 보리가 들어간 보리밥, 현미가 들어간

현미밥, 찹쌀로 지은 찰밥을 먹기도 하고 맛이나 영양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야채와

육수를 넣고 밥을 짓기도 한다.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위한 곤약밥, 컬리플라워밥

 등이 나와 탄수화물 조절이 필요한 다이어터들에게도 인기 상승 중이다.

밥을 짓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다.

아직까지도 시골에서는 가마솥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보통 가정에서는 가스레인지 압력밥솥이나 간편한

전기밥솥을 주로 사용한다. 급할 때는 냄비를 이용하거나 식당에서는 돌솥에 짓기로 하고 심지어 다이소에서는 전자레인지용 밥찜기가 출시되어 더 간편히 밥을 지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간편하지만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전자레인지 1분 40초의 기적, '즉석밥'이다.


햇반, 오뚜기밥, 쎈쿡, 노브랜드 쌀밥 한 공기 등등 여러 브랜드에서 즉석밥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간편하게 모든 즉석밥은 '햇반'으로 통일해 부르기도 한다.)

자취하는 1~2인 가구는 모든 식사를 즉석밥으로 해결하기도 하고 일반 가정집에서도 밥 짓기 귀찮을 때를 대비해 구비해두기도 한다. 내가 몇 년 전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식당에도 비상용으로 즉석밥이 항상 한자리를 차지했었다.

일본 도쿄 장어덮밥(히츠마부시)

점점 밥을 먹기가 편해지고 있다.

미래에는 30초 만에 고슬고슬하고 따듯한 밥을 만들어주는 기계가 생길지도 모른다.

아니, 변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보면

정말 미래에는 한국의 주식이 밥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아찔한 생각도 든다.


간단한 질문을 통해 마무리하려고 한다.


고슬고슬한 밥 vs 찰기 있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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