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훈련 6교시_앉아,엎드려,기다려

개훈련 리포트

by 김정은

"앉아"


치사하긴 해도 동물 교육엔 먹는 게 최고입니다.

물론 개도 칭찬에 더 기쁨을 느끼기는 한다지만요.

우리는 강아지와 다른 언어를 쓰는 종족입니다.

무조건 동어 반복을 해서 입으로 가르칠 생각을 하지말고

바디랭귀지로 훈련을 시키면서 차차 명령어를 그 위에 입히는 순서를 지키래요.


처음엔 간식을 손에 쥐고 강아지가 관심을 보이면 손을 높이 쳐들래요.

자연스레 그걸 보려면 앉아서 올려다보는 게 편하겠지요?

강아지가 앉으면 '아이, 잘했다~' 혹은'그래, 그거야'등의 칭찬을 하면서

간식을 줍니다.

한 번 할 때마다 커다란 개뼉다귀같은 걸 주면 배가 터지겠지요?

아주 손톱만큼 잘라 조금씩만 간식을 주세요.


엉덩이가 가벼운 것들은 꼬리만 치면서 절대 앉는 시늉이 안되는 놈들이 있습니다.

그럴 땐 한 손으로 가볍게 엉덩이쪽을 쓰다듬으며 눌러 앉히세요.

다른 한 손으로 먹고싶은 간식을 치켜올려보이기 때문에 저항감없이 앉게 됩니다.

그럼, 다시 칭찬과 간식... 몇 번씩 반복해보세요.


교육이란 가랑비에 옷젖듯이 '시나브로' 해야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잖아요.

개가 언제나 재미있게 흥미롭게 그렇지만 잊어버리지 않게 틈틈이 해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똘비가 유일하게 하는 재롱이 예전부터 '앉아'였지요.

모션도 필요없이 '앉아' 소리만 해도 앉습니다...라는 건 착각이었드라구요.

이제보니 그 녀석은 제 손에 먹이가 없으면 앉지 않더이다.

하긴 먹이를 줄 때만 '앉아'를 시켜봤으니까요.


궁극적으로는 먹이가 없이도 '앉아' 명령어를 알아듣고 실행해야합니다.

손을 높이면 개가 무조건 앉는다면, 이제 명령어 '앉아' 소리를 내면서 교육시킵니다.

아이가 알아듣지 못할 때 자꾸 '앉아'소리를 하면 나중에 명령어를 무시하는 버릇이 생긴다네요.

와~~~ 아이가 어렸을 때도 못알아듣는데 자꾸 지시를 하면 엄마 말만 개무시 한다는 엄청난 비밀!

시나브로 교육을 하면서 속도 강약을 꾸준히 조절하되 난이도는 점점 높아져야 합니다.

개도 도전하는 재미를 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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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앉아'와 기본 요령은 같습니다.

이번엔 앉아있는 강아지의 코 앞에서 간식 쥔 손을 바닥으로 내립니다.

'앉아'할 때와 반대동작이 되겠지요?

엎드리는 동작은 앞다리를 앞으로 구부려 뻗어서 배를 땅에 대는 스핑크스 동작입니다.

개가 느끼기에도 무릎을 꿇는 것은 '존심'이 상하는 기분이 든답니다.

자연히 '앉아'보다 난이도가 생깁니다.


개가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어깨에 나머지 손을 얹어서 은근 무게감을 줍니다.

간식에 관심이 있어서 머리를 내리고 싶지만 자존심이 허락지않은 부분을

살짝 힘으로 내려 눌러주면서 동기를 부여하는 거지요.

'에라~ 어깨도 무거우니 그냥 엎드려서 먹을까?'하는 마음이 자연히 들도록 유도한 후 엎드리면

'그래~ 그거야!'같은 칭찬을 해주면서 간식을 줍니다.

진돗개같이 자존심이 센 개들은 이 과정이 쉽지 않다네요.


엎드려 동작 후에 금방 일어나지 않도록 띄엄띄엄 간식을 주면서 '기다려' 준비를 시켜봅니다.

이 때 간식은 양 발 사이 쯤의 바닥에 놓아줍니다.

안정적으로 엎드린 자세에서 편하게 바닥에 있는 것을 먹을 수 있도록 말이지요.

물론 이 때도 '엎드려'라는 말보다 손을 위에서 아래로 가르키는 동작이 먼저 입력되도록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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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복종 훈련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 훈련입니다.

왜냐고요?

명령어의 효력이 지속성을 가지는 것이니까요.

당연히 개는 움직이고싶어합니다.

그 욕망을 지속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쉽지 않지요.


처음 엎드려 자세를 한 후에 손바닥을 펴서 눈을 마주 치면서 '기다려'를 명합니다.

처음엔 5초만 기다려도 칭찬과 더불어 간식을 바닥에 놓습니다.

자세는 엎드려 자세이기 때문이지요.

간식 급여 시간을 조금씩 조절해가면서 기다려를 반복해봅니다. 그리고 다시 칭찬과 간식.

모든 훈련은 개가 지겨워하기 전에 즐겁게 끝내는 게 좋습니다.

칭찬으로 마무리해야지 야단맞으며 끝나는 교육은 교육의 퇴보입니다.


이 모든 훈련의 기본은 개와 주인의 신뢰가 기본입니다.

주인 말을 들었더니 항상 좋은 일이 생기더라는 믿음이 꾸준히 반복되어야 신뢰가 쌓입니다.

신뢰하지 않는 주인의 쓸데없는 명령어는 외면하고싶겠지요.

자꾸 개훈련을 시키면서 아이 이야기를 하니 안됐습니다만,

사람간의 관계도 이와 다를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조급한 마음에 아이에게 남편에게 요구사항만 던져놓고

그들의 조그만 변화에 크게 기뻐하고 보상해주기는 커녕

책망으로만 일관해서 신뢰를 쌓지못한 스스로를 반성도 해봤습니다.

가족 관계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비롯된 모든 인간 관계도 서로 소통하려면

꾸준한 노력과 인내와 관심과 풍부한 사랑이 드는 일이겠지요.

물론 그 사랑이 제 안에서 나오려면 저 또한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겠구요.


개 훈련하면서 인생공부도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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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말:


선생님이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넌 지금 왜 이런 훈련을 하는 거냐?

목표가 어디고 어디로 가는 중인지를 잊지 말래요.


제 목표는 개가 짖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원인인 분리불안을 치료하려고 자기 집의 편안함을 깨우칠 하우스 훈련과

짖지마라는 주인의 명령을 듣도록 복종훈련을 시키는 것이지요.


언제나 가끔씩 나침판을 꺼내봐야 합니다.

이것도 기본 중의 기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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