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는 소통의 다리인가 벽인가?

언어의 본질은 소통

by 권동환

인터넷을 열면 눈부시게 새로운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나는 신조어들은 마치 물결처럼 흘러들어와 어느새 2030 세대의 일상 언어가 된다. 누군가에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표현이지만, 그 물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하게 다가온다.


나는 1990년생으로 아직 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변화의 속도가 숨 가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대화 속에서 신조어를 알지 못해 순간 멈칫할 때면, 괜히 시대의 흐름에서 밀려난 듯한 기분이 든다. 단어 하나가 세대와 집단을 나누는 경계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신조어는 세대를 가르는 벽이 되기도 하지만, 같은 또래끼리 모여도 지나치게 만들어낸 신조어는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런 이유때문에 같은 세대 안에서도 ‘알지 못하면 소외되는 언어’가 존재한다.


“오늘 스트레스 받아서 위쑤시개 먹어야겠어요.”

지인들과 모임 자리에서 가장 어린 친구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물었다.

“위쑤시개가 뭐야?”

그러자 상대방은 피식거리며 대꾸했다.

“할아버지도 아닌데 그걸 몰라요? 불닭볶음면처럼 위가 쑤실 만큼 매운 음식을 말하는 거예요.”


순간 방 안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설명을 듣는 짧은 순간이 그토록 길게 느껴질 줄 몰랐다. 별것 아닌 단어 하나가 나를 방 안에서 가장 낯선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날의 민망함은 지금도 문득 떠올라 나를 움찔하게 만든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쩌면 이것은 단순히 나의 배움이 더딘 탓일지도 모른다. 언어는 언제나 변화의 길을 걸어왔으니까. 한글이 처음 창제되었을 때에도 한자 문화에 익숙했던 이들은 이를 가볍게 여기고 배척했다. 하지만 결국 한글은 세월의 벽을 넘어 오늘날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언어의 변화는 멈출 수 없는 흐름이며, 신조어의 탄생과 소멸 또한 그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잊고 싶지 않은 것은 언어의 본질이다. 언어는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기 위해 존재한다. 특정 집단만을 위한 암호가 아니라, 세대를 잇는 다리이자 삶을 공유하는 매개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말을 쓰는 즐거움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다른 이를 밀어내는 도구가 된다면 그 순간 언어는 본래의 역할을 잃는다.


한글은 애초에 누구나 쉽게 배우고 자유롭게 쓰라고 만들어진 글자다. 그 정신을 되새긴다면 신조어 또한 단절의 언어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간격을 좁히는 언어가 될 수 있다. 언어는 늘 우리 삶을 닮아 변한다. 그렇다면 신조어 역시 세대를 갈라놓는 벽이 아니라, 소통의 새로운 다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그 가능성을 믿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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