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온 뒤,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금이 간 손은 자연치유로 호전된 상태였다.
아니. 완치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이제는 멀쩡하게 움직일 수 있는 손을
쥐락펴락하며 인도네시아에서의 시간을 떠올렸다.
풴디라는 인연, 세계 3대 불교 유적지 보로부두르 사원,
와이삭 축제(부처님 오신 날), 휴지가 없던 화장실,
바다 위를 날았던 띠망, 한 달 동안 우붓에서의 호캉스.
정말 멋진 추억들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런 확신이 들었다.
무계획 속의 여행은 매력적이다고 말이다.
솔직히,
새로운 장소로 떠나는 행위인 여행에서
약간의 계획은 도움이 된다.
계획은 새로운 장소를 익숙하게 해주는 수단이니까.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결말을 듣는다는 게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그래서,
어디론가 떠날 때 가끔은 계획 없이 떠나는 것도
멋진 여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정보의 수집으로 이루어진 계획은
여유로움과 감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계획이야말로 찰나의 풍요를 즐길 수 있는
묘미라는 것을 배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