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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Aug 30. 2021

내 생애 가장 별로였던 여행

미국 샌프란시스코 패키지여행

여행을 너무 좋아하는 . 여행을 하는 모든 순간순간이 항상 좋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항상 좋은 기억만 갖고 있을  없었다. 좋은 기억이 있다면, 나쁜 기억도 있는 . 지금부터 그동안의 내가 했던 여행 중에서 정말 별로였던 여행을 끄적여봤다.


내가 미국 어학연수에 가있었을 때, 6개월 정도 공부를 하고 여름방학을 맞았다. 여름방학에 미국으로 나의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었다. 바로 6개월 동안 보지 못했던 한국에서 온 부모님과 할머니였다. 이모와 함께 살았던 나는 공항으로 부모님과 할머니 마중을 나갔었는데 공항에서부터 오랜만에 만났던 부모님과 나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모님이 오시기 전 미국에서 방학 동안 알찬 휴가를 보내기 위해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여행지중 한 곳을 패키지여행을 가기로 생각했다. 샌프란시스코 아니면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를  가보고 싶었지만, 계절이 여름이었고, 라스베이거스는 사막이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여행하기 힘들 거란 이모의 조언에 따라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패키지를 여행하기로 결정을 했고, 이모가 예약을 해주었다. 샌프란시스코 패키지여행 모임 장소까지는 이모가 데려다 주기로 예정되어있었다. 그때까진 몰랐다.  샌프란시스코 여행이  여행사에 길이길이 남을 오점이  정말 별로였던 여행이  줄은.


아침이 밝았고, 이모가 부모님과 할머니, 그리고 나를 만남의 장소까지 데려다주었고,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패키지 여행사의 여행팀을 만났다. 소규모 패키지여행을 예상했었지만, 막상 가보니  30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명의 가이드분이 통제하고 계셨다. 삼삼오오 제각각, 당연히 질서가 맞을 리가 없었다. 오합지졸이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미국이라는 땅의 특성상 지역과 지역 간의 이동이 쉽지 않았다. 가만히 버스에 앉아서 가는데도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다. 샌프란시스코를 가기  여러 군데들렀다 갔었다. 아무리 여행을 좋아하는  나라도 너무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가는데 상당히 지쳐있었는데 옆에 앉아계셨던 아빠는 뭐가 그렇게 신기하고 좋으신지 계속 창문을 흥미롭게 쳐다보셨다. 그건 바로 아빠의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린 샌프란시스코에 도착을 했다. 이미 버스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했던 나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명소인 시청, 피어 39, 다운타운, 금문교 등등 어떠한 명소들을 봐도 피곤했다. 특히나 다운타운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이라고   있는 전차를 탔었는데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이미 이때부터 시작이었던 걸까? 이번 여행이 별로라는 것이.

알찬 하루를 보내고,  패키지여행상품의 주인공인 요세미티를 보러 가기 위해선 다음날 새벽 3 반에 일어나서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여행자들로 붐비기 전에 일찍 보고 이동해야 된다나 뭐라나. 워낙 인기 있는 나라의 명소이기에 패키지 상품이 많은  이해한다. 그런데  무슨 살인적인 스케줄인가. 화가 났었다. 나는 과연 여행하러  것인가, 경쟁하러  것인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패키지여행인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자 일찍 일어나서 채비를 하고 모임 장소로 갔었다. 나는 할머니와 함께 여행을 갔었던 만큼 할머니의 여행  편의를 돕고자 버스 앞자리에 앉으려고 줄을 섰었다. 그런데 특정 사람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어른이 있는데 비켜라."라는. 나도 그때 성인이었고, 질서를 지키고자 줄을 서서 차례차례 버스에 타려고 했는데 '어른으로 대접받고 싶으면, 어른답게 행동하시지'라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부모님과 할머니께서여행을 왔으니 참자는 말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패키지여행 상품의 주인공이었던 요세미티는 시간 관계상 다 볼 순 없었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밖에   없었다. 우린 그렇게 재빨리 돌아서야했다.

아쉬움이 가득했다. 패키지여행은 처음이었는데, 패키지여행은  이런 건가 싶기도 했었다. 너무나 살인적인 스케줄에 보고 싶고,  머무르고 싶지만 시간의 제약에 따라 어쩔  없이 눈물을 머금고 다음을 기약하고 떠나야 했던 것도 그랬고,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질서  지키고 독불장군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뿐인 건가 싶었다.  같은 악몽과도 같았던  패키지여행 때문에 '다시는 패키지여행은 하지 말아야지'라고 결심하며 한동안은 패키지여행을  하기도 했었다. 도무지 장점이라야 찾아볼 수가 없었기에.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 돌아가서 부모님의 설득으로 부모님과 함께 중국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났었다. 그때는 비행시간도 1시간  정도로 짧았고, 시차도 1시간뿐이었다. 그리고 함께 여행했던 인원들도 10 내외로 합이  맞았었다. 서로서로 도와주고, 차례 질서 지키고, 시차가 짧고, 이동거리가 한정되어 있어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길었고, 충분한 자유시간으로 비록 패키지여행이었지만 만족스러운 여행을 했었다. 패키지여행이  좋은 줄로만 알았는데   좋은 것만은 아니란  느끼게  주었고, 패키지여행에 대한 나의 인식도 바꿔주었다. 그래서 이후에    가족끼리 캄보디아 패키지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었다.


패키지여행에 좋은 기억이 많이 남아있지만, 강렬했던 샌프란시스코의 패키지여행은 도무지 지워지질 않는다. 그때 그 여행은 내 인생에서 가장 별로였던 여행으로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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