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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Aug 31. 2021

마음의 온기, 외로웠지만 소소한 힐링이었던 여행

아오바 오뎅바에서의 만남, 슈젠지 온천마을에서의 만남


결혼하고 처음 맞았던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 우린 따로  같이였었다. 회사에 차마 휴가를 말할  었던 남편은 나와의 여행을 함께할  없었다. 남편은 결혼하고 나서 혼자 여행 가는 나에게 자신이 다녀왔던 일본 시즈오카를 추천했다. 혼자 여행하기에 좋았었다는 남편. 남편이 말했던 여러 장소들을 방문했었는데 그중에서도 방문했을  외롭지 않았고, 소소한 온기를 느낄  있었던 공간들에 대해 끄적여봤다.



#1. 아오바오뎅거리

첫날 일본 시즈오카에 도착했을 , 날씨가 많이 흐렸고, 비가 오락가락 내렸다. 처음에 딱 비를 만났을 때  여행은 망한 줄 알았다. 우산을 써야 했고, 짐도 들어야 했다. 돌아다니기 힘들었고, 날씨가 흐리니 사진도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비 내리는 걸 계속 보다 보니 그럭저럭 운치 있고 괜찮았다.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비 오고, 바람이 불어오고 어둠이 드리운 저녁이 되자 날씨가 많이 쌀쌀했다. 이럴  생각나는  뜨끈한 오뎅국물. 마침 시즈오카는 검은오뎅으로 유명한 도시였다. 처음에 검은오뎅에 대해 들었을  의아했었다. '검은오뎅? 오뎅이 검은색인가? 무얼 뜻하는 거지?' 궁금해서 아오바오뎅거리를  찾았다.

울긋불긋한 단풍잎들이 꾸며져 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비추었다. 아오바오뎅거리에 오뎅바들이 양쪽에 줄지어 있었다. 오뎅바들이 많아서 걸으면서 어떤 오뎅바를 들어가는 게 좋을지 행복한 고민이었다. 그중에서 한 곳을 택해서 들어갔는데 인심이 푸근해 보이는 주인장이 미소를 띠며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정말이지 잘한 선택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감 있는 주인장이 어서 오라고 말을 걸어왔다. 한쪽 구석에 앉아서 메뉴를  스캔했고, 진열되어있는 오뎅을 봤다. 왁자지껄 삼삼오오 손님들로 가게 안은 조용할 틈이 없었다. 꽤나 맛있어 보였던 검은오뎅, 물렁물렁 , 그리고 빠질  없는 술을 주문했다. 혼자 여행 온 내 모습을  주인장과 손님들은 내가 궁금했었나 보다. 내게 말을 걸어왔었다.


"혼자 왔어요?"

"(웃음)"

"대단하네요.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감사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영어를 못하시는 주인장과 일어를 못하는 나의 언어의 장벽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의 온기를 느낄  있었다.

소의 힘줄인 규스지를  고아 만든 검은 국물에 담가져 있던 시즈오카의 명물 검은 어묵, 나는 오뎅보다 물렁물렁한 무가  맛있어서 무를 추가로 먹기도 했었다. 직장일로 스트레스를 받은 직장인들이 이곳의  푸근하고 따뜻한 인심을 만나 저절로 스트레스도 해소될  같은 , 마치 우리가 스트레스받으면 치맥을 먹듯 이들도 오뎅바를 찾을 것만 같았다. 일본어다시 열심히 공부해서 일본어 패치 장착하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다.

#2. 슈젠지 온천마을

다음날 슈젠지 온천마을에 페리를 타고,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다. 온천마을에 도착해서 내가 제일 먼저 했던 건 돗코노유에서의 족욕이었다. 돗코노유는 강에서 병들어 지친 아버지의 몸을 씻기고 있는 소년을 보고  효심에 감동하여 고보 대사가 손에 들고 있는 돗코를 강물에 쳤더니 영묘한 온천이 솟았다는 일화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정보를 입수하고 나도 영묘한 기운을 담고자 혼자 유유히 발을 담그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일본 여학생들 두 명이 돗코노유에 왔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모습을 보고 있던 나는 서툰 일본어로 "사진을 찍어줄까?"라고 물었고, 그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내게 찍어달라, 부탁한다 이야기를 했다. 나는 흔쾌히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들은 내게도 똑같이 "사진을 찍어줄까?"라고 물었고, 나는 괜찮다고 하고 한사코 거절을 했었다. 그들과 서로 즐거운 여행이 되자고 서로의 안녕을 빌어주었다. 그들의 웃음에 나까지 유쾌해지는 시간이었다.

결혼은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남편과 함께   없었던 나 혼자만의 여행이었다. 그렇지만 여행하는 중간중간에 이렇게 다가와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혼자여서 외로웠던 시간도 견딜  있었던 마음이 따뜻해지는 여행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땐 남편과 함께 기분 좋은 곳에서 기분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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