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순이로의 터닝포인트가 된 북유럽여행

by 방구석여행자


밥순이에서 빵순이로 변신
내 인생에서 빵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은 북유럽을 여행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북유럽을 떠나기 전의 나는 빵과는 거리가 많이 멀었다.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왜 빵을 좋아할까?'라며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빵집을 가도 흥미가 없었고, 카페나 베이커리를 가도 디저트는 쳐다보지도 않고 음료만 마셨다. 빵보다는 밥. "빵 먹을래?, 밥 먹을래?"라고 누가 물으면 아무 거리낌 없이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지!"라고 외치며 밥을 선택하곤 했었다. 그런 내가 북유럽을 여행하고 난 뒤 똑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빵을 선택했고, 빵을 선택한다. 나는 그렇게 빵순이가 되었다.

빵순이의 시작점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나는 처음 덴마크를 시작으로 유럽 대륙에 발을 들였다. 덴마크에 도착해서 여행하는데 한국에서는 빵을 그렇게나 싫어했던 내가 갑자기 왜 크루아상이 먹어보고 싶었는지 알 순 없었지만 그때부터 크루아상이 맛있는 빵집이나 카페를 찾아다녔다. 코펜하겐에서 처음 갔던 카페는 여행서에도 나와있던 Baresso Coffee. 고대하던 크루아상을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처음 만났고, 나는 그렇게 크루아상과 사랑에 빠졌다. 아니 크루아상뿐만 아니라 빵 자체와 사랑에 빠졌다. 그날부터였다. 나의 빵 사랑. 그때부터 코펜하겐의 맛있는 빵집이나 카페를 더 열정적으로 검색하기 시작했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특히 먹어야 할 빵으로 <데니시 패스츄리>가 유명하다는 정보까지 입수했다. 마침내 <데니시 패스츄리>가 가장 맛있다고 소문이 나 있던 코펜하겐 중앙역 앞에 있는 안데르센 베이커리를 찾아갔다. 딱 들어서자마자 본 빵들이 다 하나같이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어떤 빵을 먹어야 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빵을 다 먹어보고 싶었던 마음에 숙소랑 빵집의 거리도 가까웠겠다, 1일 1 패스츄리를 하기 시작했다.


밥순이에서 빵순이가 된 그 이후
빵은 쳐다도 안 봤던 내가 여행 후 이렇게 변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 이후로도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다른 북유럽 국가들을 여행할 때도 빵과 커피를 즐겨 찾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나는 빵이 맛있는 카페나 베이커리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다. 이제 나는 진정한 빵순이가 되어 밥보다도 빵을 더 먹는 날이 생겼고, 음료를 마시러 가면 디저트를 꼭 챙겨 먹는다. 언제 또 혼자 여행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북유럽여행을 했을 당시에 아는 게 없었어서였는지 너무 다른 이들의 SNS만 검색해서 빵과 카페를 찾아갔었다. 지금 돌아보면 내 발길 따라서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갔던 카페나 빵집이 없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먼 훗날 다시 덴마크든 다른 북유럽 국가들을 여행하게 된다면, 그때는 내 발길 따라 우연히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해서 빵과 커피를 먹어보고 싶다. 분명 어디를 들어가든 맛있을 것이란 확신이 드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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