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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n 16. 2022

매력이 넘치는 도시로의 여행, 뉴욕을 찾았다

멘붕의 첫 뉴욕

10년 전, 오랫동안 꿈에 그렸던 미국의 뉴욕 땅을 밟았다. 영화, 드라마를 통해 봤던 뉴욕이라는 도시는 나의 환상 같은 도시였다. 그런데 뉴욕 국제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이동을 했는데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 나의 이런 환상은 산산조각이 났다. 우리나라의 지하철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던 뉴욕의 메트로 지하철은 무척 낙후되어 있었고, 지하철을 내리고 나선 악취가 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드디어 로망이었던 뉴욕 땅을 밟게 되었는데 곳곳에 쓰레기통을 전전하며 쓰레기를 먹는 노숙자들을 본 순간, '아, 내가 여기 왜 왔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이런 걸 보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니었는데. 여행이고 뭐고 다시 여행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설상가상으로 뉴욕에서 만나 같이 여행하기로 했던 친구는 비행기를 놓쳐 하루 늦게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다. 도무지 멘붕이 안 올 수가 없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좌절 금지 첫 뉴욕 여행

멘붕이 왔지만, 어떻게 밟은 뉴욕 땅인데, 계속 좌절해 있을 수는 없었다. 나의 엄청난(?) 인맥으로 뉴욕에 있는 다른 친구를 섭외하였다. 그 친구는 고맙게도 한국에서 함께 여행하기로 했던 친구가 뉴욕에 도착할 때까지 일정을 함께 해주겠다고 했다. 덕분에 첫날 계획했던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타임스퀘어를 도착했던 나는 가볍게 타임스퀘어를 돌아다니며 현란한 거리의 네온사인들을 구경을 했다. 각국의 열정 넘치는 관광객들을 맞는 뉴욕의 관문 같은 타임스퀘어는 별다른 걸 하지 않고, 거리를 걷기만 해도 즐거웠다. 타임스퀘어 곳곳에는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각종 캐릭터 인형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중에 엘모 캐릭터 인형이 내게 다가와 눈길을 주었는데 머쓱해서 한번 웃었더니 같이 사진을 찍고, 팁을 가져갔다. 이런 게 바로 눈 뜨고 코 베인다는 건가. 그래도 내게 추억이 생겼고, 좋은 게 좋은 거다 하고 넘어갔다. 간단하게 길거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급하게 예매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했다. 어영부영 뉴욕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다음날도 친구가 내가 있는 곳까지 왔고, 아침 일찍 일어나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을 방문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피곤하고 힘들 텐데 그 친구에게 고마웠다. 자유의 여신상은 로어 맨해튼의 배터리 파크에서 10분 정도 페리를 타고 이동을 해야 했다. 배터리 파크까지는 메트로를 타고 이동을 했다. 처음에는 그렇게나 메트로가 불쾌하고 싫었는데 하루 만에 적응이 됐는지 괜찮았다. 이쯤 되면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맞는 말인 듯했다. 배터리 파크에 도착을 했다. 아침 일찍 부지런히 움직였는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은 나보다 더 부지런했었다. 그래도 페리가 커서인지, 무리 없이 갈 수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 자유의 여신상은 공사 중이었던지라 자유의 여신상에는 올라갈 수 없었고, 자유의 여신상 공원을 가볍게 구경하고 다시 맨해튼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의 금융 중심 거리인 월 스트리트를 구경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원래 뉴욕을 함께 여행하기로 했던 친구가 도착을 했고, 그동안 함께 뉴욕을 여행했던 친구와는 작별을 고했다. 나는 한국에서 온 친구와 다시 뉴욕 여행을 타임스퀘어부터 리셋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뉴욕 여행

하루 더 빨리 뉴욕에 있었다고 어느새 친구에게 가이드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우리는 빠르게 숙소에 짐을 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타임스퀘어를 누볐다. 타임스퀘어의 간판은 여전히 화려하고 현란했다. 여러 관광객들과 함께하는 스크린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기는 소소한 이벤트였다. 한번 당했던 나는 캐릭터 인형들에게 더 이상 속지 않았다. 대신에 우리는 캐리커처로 뉴욕에서의 첫 만남을 그림으로 남겨두었다. 그리고 우린 동이 트기가 무섭게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다. 미국의 베이글 맛집인 에사베이글과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며 뉴요커를 만끽했다. 그래도 여행책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던 우린 티를 내지 않아도 어쩔 수 없던 관광객이었다. 뉴욕에 가서 안 가면 섭섭한 센트럴파크에서 산책도 했고 뉴욕에서 안 먹고 오면 섭섭한 미국의 유명 버거인 쉑쉑 버거를 먹었다. 참고로 쉑쉑 버거는 너무 맛있어서 5일 뉴욕을 여행하는 동안 두 번을 먹었다. 이외에도 우린 패션과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소호-노리타 예술 거리를 방문하기도 했고, 명품 거리인 5번가를 거닐며 눈 호강을 했다. 야경을 보기 위해 록펠러센터의 전망대에 올라 엠파이어스테이트를 봤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친구와 뉴욕 여행 막바지에 친구는 뉴욕에서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하여 아침 일찍 서둘러 바다를 보기로 했었는데 바다를 보러 가는 길에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그래도 이 또한 재미있는 추억이었다. 언제 이렇게 여행하면서 갑작스럽게 비 내리는 바다를 보겠는가. 

뉴욕 여행 그 이후

친구와 뉴욕을 여행하면서 친구와 했던 여행들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하루하루를 정말 알차고 소중하게 보냈던 시간이었다. 원래는 친구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뉴욕에서만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뉴욕에서의 일주일은 다소 지루할 수 있다고 하여 뉴욕 근교의 다른 도시를 1박 2일 정도 같이 여행하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중간에 보스턴을 다녀왔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뉴욕에 아직 가보고 싶은 곳이 남아있었고, 일주일, 이주일 아니 한 달을 있더라도 뉴욕은 너무나 매력적일 것 같은 도시였다. 비록 처음에 뉴욕에 발을 디뎠을 때는 더럽고, 불쾌해서 왜 내가 여기에 있는가 멘붕이었지만, 뉴욕에서 5일의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왜 뉴욕에 열광하는지 알게 되었고, 나조차도 뉴욕을 사랑하게 되었다. 뉴욕에 다녀온지도 어언 10년이 훌쩍 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지금의 뉴욕이 너무 궁금하다.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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