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이 트이기 위한 언어 자극 노력들

by 방구석여행자

인지 수업시간

오늘은 인지 수업과 언어 수업이 함께 있는 날이었다. 두 개 수업이 같이 있는 날이면,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라도 낮잠을 꼭 잤으면 좋겠는데 나의 이 바람을 우리 아들 녀석이 알아주었는지 다행히 낮잠을 잤다고 들었다. 낮잠을 잤으니, 오늘은 수업에 잘 참여할 거라고 생각했다. 안도했다. 마침내 수업 시간이 다가왔고, 선생님이 부르자 선생님과 함께 수업하러 잘 들어갔다. 그런데 치료 선생님께서 컵 쌓기와 퍼즐 맞추기 활동을 시도하셨는데, 잘하려고 하지 않았단다. 지난 시간에 집에서는 컵 쌓기를 잘 안 한다고 했었는데, 수업할 때는 컵 쌓기를 잘했었다고 하시면서 이번 활동을 통해 컵 쌓기를 진행하고 동영상을 찍어 놓겠다고 하셨었다. 그래서 컵 쌓기를 한다고 했을 때 기대가 됐었다. 예상과 다르게 수업에 집중을 잘 못했던 아들 녀석.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생님께서 까꿍 놀이를 진행했는데 자꾸 선생님의 말을 따라 하려 한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까꿍"을 하시니 "까까"라고 했다고. 또한 아이의 이름을 불렀더니 이름의 앞 글자를 자꾸 따라 하려 했다고 하셨다. 집에서도 요즘 "까까", "꼬꼬", "끼끼", "야야", "아야", "이시", "시시" 등 의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의미 없는 말들이 이어졌다. 오늘의 인지 수업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인지 활동들을 많이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말을 따라 하려 했다는 점이 오늘 수업의 수확이라면, 수확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언어 수업시간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온 언어 수업 시간. 역시 언어 수업 교실을 들어가려고 하자마자 울었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15분 울었고, 15분 수업을 했다고 하셨다. 15분 수업했다는 이야기를 딱 들었을 때 '15분이라도 수업을 했던 게 어디인가. 참 다행이다. 이렇게 차차 적응해 나가야지' 점점 나아질 기미가 보이자 안심했다. 선생님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교실 자체에 창문도 없고, 수업을 하기 위해 문이 닫히면 꽉 막혀서 무서워하는 것 같다고 언어 치료 선생님께서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왠지 예전 선생님과 수업했을 때와 교실이 같은 교실에서 진행되어 그 트라우마가 아이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선생님과 적응되면 금방 좋아질 거 같은데.

우리 아들 녀석의 마음을 앗아간 건 뽀로로도 아니고, 타요버스도 아닌 바로 아기 상어였다. 아기 상어 캐릭터의 상어 가족을 너무 좋아해서 옷이나 양말을 사주었는데, 목욕을 할 때까지 절대 벗지 않을 정도로 좋아한다. 아기 상어 말 트기 책 장난감을 어린이날 선물로 사줬는데, 말문을 트이기 위한 여러 가지 자극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아기 상어 노래에만 관심이 있는 아들 녀석이다. 수업 시간이 끝나면 언어 선생님께서는 항상 우리 아들 녀석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신다. 그래서 아기 상어를 많이 좋아한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교실을 들어갔을 때 수업을 진행할 때 아이에게 위화감이 없도록, 조금이나마 두려움을 없애고자 아기 상어 가족 그림을 프린트해서 우리 아이의 눈에 띄는 교실 벽면, 책상 곳곳에 붙여 놓으셨다. 선생님과 만난 지 얼마 안 됐지만, 선생님의 노력과 아이를 향한 정성이 느껴졌었다. 조금 발전적이었던 것은 울음을 그치고, 오늘 딱 15분 수업을 진행했을 때 아이가 스스로 과일 모형을 꺼내 들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그 과일 모형들로 싹둑, 썰다 이런 단어들을 알려주셨다고 하셨다. 아마 오전에 어린이집에서 영양센터로 견학을 가서 영양교육 활동을 진행했다고 들었는데 거기서 활동을 할 때 과일 모형들을 가지고 놀았던 그 활동이 언어 수업까지 이어졌던 것 같았다.

언어 수업을 진행할 때마다 우는 너도 힘들고, 우는 너를 달래는 선생님도 힘드시고, 지켜보는 엄마, 할머니도 마음이 너무 아프니 하루빨리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 선생님의 세심한 노력들을 하루빨리 네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차차 좋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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