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통합 수업의 날이었다. 내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등과 어깨가 결리고 아팠다. 그래서 아이가 나를 보자마자 안아 달라고 두 팔을 벌렸는데 차마 안아주지 못했다. 내가 너무 괴로웠으니까.
그래서였을까. 수업을 들어가는데 아이가 울었다. 감각 통합 수업은 주로 몸으로 놀이하는 수업이라 나랑 떨어질 때도 한 번도 운 적 없이 선생님께 달려가서 수업을 잘 받고 왔던 아이였는데, 들어갈 때부터 울기 시작했던 아들 녀석은 수업을 하면서도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한 5분 동안은 시끄러운 울음소리가 교실 밖으로 계속 들렸었다. 수업 들어가기 전에 내가 한 번이라도 안아줬더라면, 울지 않았을 것 같았는데, 내가 안아주지 못해 그랬던 것 같아 내심 미안했다. 설마 감각 통합 수업 최초로 호출당하는 건 아닌가 걱정도 했었는데, 점차 조용해진 울음소리에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 수업이 끝나고, 아이를 데리고 나오셨다. 수업이 끝난 후 말씀하셨을 때, 초반에 많이 울긴 했지만, 나름 활동들을 잘했다고 하셨다. 낮잠을 잤든 안 잤든 요즘 감각 통합 수업에서는 컨디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네도 잘 탔다고 하셨다. 동그랗게 생긴 해먹 그네를 오늘 태웠는데 조금 넘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스스로 균형을 잡고 타려고 노력했었다고 하셨다. 미끄럼틀도 흥미 있어해서 집에서도 계속 연습을 시켜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이건 번외 얘긴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발에 제동을 걸며 미끄럼틀을 타던 아들 녀석이 어느 날 저녁에 집에서 미끄럼틀을 타는 모습을 봤는데 발에 제동을 걸지 않아 빠르고 부드럽게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이제 발 안 대고 너무 잘 타네?" 트라우마를 극복한 듯한 아들의 모습에 아들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했다. 요즘 계속 집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그네를 타고 또 퇴근하고 집에 가면, 이불로 해먹처럼 잡고 왔다 갔다 그네 놀이를 해 달라고 손짓을 한다. 등과 어깨가 너무 아팠지만, 아들 녀석이 해 달라는 거 안 해줄 수 없었던 터. 욱신거리는 등과 어깨를 참고 열심히 이불을 흔들어줬었다. 그래도 깔깔거리는 아들 모습을 보면 참을 수 있었다. 물론 나중에 고통은 다 내 몫이었지만.
치료 선생님께서 울룩불룩한 길을 걷는 활동을 진행했는데 본인이 길을 보고, 만져보더니 지레 겁을 먹고 잘 안 가려했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앞으로 야외에서의 많은 활동과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발달 재평가 이후 또래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작당 모의(?)를 하면서 놀았던 모습을 보여드렸더니 진짜 놀고 있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장난감 같은 것도 같이 갖고 놀게 하면 좋다고 해주셨다. 발달 재평가 검사하기 전에 이런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또래 아이들과 잘 논다고 말씀을 드렸을 텐데 너무 아쉬웠다고 말씀을 드렸고, 이에 대해 선생님도 동의를 하셨다. 그러나 이 또한 타이밍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주 후에 확인하는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얼마 전에 낮잠 시간에 아들 녀석이 낮잠을 못 잤다고 했었다. 피곤하지 않았었나 보다. 그런데 갑자기 낮잠을 자고 있던 친구들의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고 들었다. 처음이었다. 또래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본인이 스스로 다가가서 친구들에게 스킨십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이가 또 새삼 성장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요즘 그래도 최대한 경험을 많이 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 많은 경험을 해주고 아이를 위해 경험을 해주며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 또래 아이들의 발달을 따라잡을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