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에서 살고 있던 어바인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이동을 하면, 온 세상이 레고인 레고랜드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그때 당시 어렸었던 친척 동생이 다른 근처의 놀이공원인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유독 레고랜드에는 흥미를 느꼈었다. 아마 동심을 자극하는 레고들이 곳곳에 있었고, 놀이기구조차 레고 모형처럼 아기자기했으니 내가 어린이였더라도 마음이 더 끌렸을 터였다. 그래서 연간 이용권을 끊어 놓고 매주 주말이 되면 레고랜드를 가곤 했었다. 나 또한 처음 가봤을 때 깜짝 놀랐었다. 레고랜드라는 이름답게 정말 모든 게 다 레고였다. 레고로 이루어진 다양한 미니어처들은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어린 친척 동생과 함께 가니 나도 레고를 가지고 놀았던 어렸을 때의 추억과 향수에 젖어들었었다. 친척 동생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놀이기구를 무서워하지 않고 잘 탔었다. 친척 동생이 놀이기구를 타는 걸 보고, '저 어린 게 타면, 하나도 안 무섭겠지?'하고 같이 멋모르고 탔었다가 여러 번 힘들었던 적이 많이 있었다. 놀이기구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아기자기하게 되어 있고, 아이들이 주로 많이 타는 놀이기구라 얕잡아 봤었는데 놀이기구의 속도나 쾌감은 어른들이 타는 일반적인 놀이기구 못지않았었다. 또한 여름에는 레고랜드 안에 수영장도 개장하는데, 수영복을 챙겨가서 물놀이를 하며 놀기도 했었다. 1년 동안 거의 모든 주말을 이곳에서 보냈으니 나름 추억이 깃든 곳이었다. 내가 레고랜드를 다닐 때만 해도 맞은편에 레고랜드 리조트를 짓고 있었다. 아쉽게도 나는 그 리조트의 완공된 모습은 보지 못했었다. 미래의 완공된 모습의 사진을 봤을 때는 레고로 된 침실에서 잠을 자고 방이 온통 레고로 둘러싸여 있었던데. 리조트 또한 아기자기할 것 같아 잠 한번 자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오고 어느새 레고랜드에서의 추억은 잊혀 가고 있었다.
어느 날 뉴스를 보니 한국에 레고랜드가 상륙한다는 기사를 봤었다. 과연 내가 알고 있던, 내가 즐겨 가던 그 레고랜드라고? 눈과 귀를 의심했었다. 무려 레고랜드가 한국에 생긴다니. 처음에는 한국에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생길 거라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그런데 무산됐던 전적이 있었기에 레고랜드도 그렇게 될 줄 알고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얼마 전 뉴스를 봤는데 레고랜드는 진짜 한국에 생겨서 가 오픈까지 진행한다는 기사를 봤고,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정식 오픈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한 여기저기서 다녀왔다는 인증 글을 보며 진짜 오픈을 했다는 게 감개무량했었다. 어렸던 친척 동생이 한번 다녀오고 홀딱 반해서 매주 주말마다 가자고 이모를 조르며, 끝내 연간 이용권까지 끊게 만들었던 그 레고랜드. 세월이 흘러 내게도 그때 그 친척동생만큼 나이의 아이가 생겼다. 우리 아이는 아직 레고를 접해보지 않았기에 레고에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진 않는다. 요즘 블록 쌓기를 좋아하는 아들 녀석. 레고와도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미국에 있는 레고랜드를 먼저 다녀왔기에 한국에 생겼다는 레고랜드가 더욱더 궁금해졌다. 지금은 개장한 지 얼마 안돼 사람이 많이 몰릴 테니 나중에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한국에도 생겼다는 춘천 레고랜드를 꼭 아이를 데려가 보고 싶다. 분명 좋아할 것 같기에. 그때까지 레고와 많이 친해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