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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l 01. 2022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들

내가 다녀온 캘리포니아 해변 중 기억에 남는 곳 

습해서 무더움의 연속인 나날들. 그래서 그런지 유독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도 뽀송뽀송했던 캘리포니아가 그립다. 캘리포니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프리웨이(고속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많은 해변가들. 지금 당장은 떠날 수 없으니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사진들을 추억하면서 떠나고픈 간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부여잡아본다. 




1. 라구나비치

처음 미국에서 차가 생기고, 운전을 시작하고, 갔던 해변가였다. 이전에 미국에 잠깐 놀러 갔을 때도 가봤던 곳이라 익숙했고, 무엇보다도 집에서 제일 가까웠기 때문에 갈 만하겠지 하고 만만하게 봤다. 그런데, 너무 만만하게 여겼던 걸까. 그만 도로 한복판에서 길을 잘못 들어 거의 1마일 정도를 후진해서 빠져나와야 했었다. 그때 당시 내비게이션을 검색해서 갔었는데 이 정도였다면 정말이지 나는 완벽한 방향치라는 생각이 든다. 우여곡절 끝에 혼자서 찾아갔던 라구나비치.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예술가들이 모여 살아 해변가 주변의 상점들이 아기자기하고, 해변가가 이국적이다. 무엇보다도 어학원 수업이 끝나고, 차랑 선글라스만 있으면 바로 갈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니었을까.  



2. 헌팅턴 비치

친구를 통해 헌팅턴 비치가 좋다는 말을 들었었다. 친구에게 당장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나는 누차 말하지만, 엄청난 방향치였다. 뒤늦게 알고 봤더니 친구와 내가 갔던 헌팅턴 비치라고 착각했던 곳은 다름 아닌 뉴포트비치였다. 얼마 지난 후 다시 도전했던 헌팅턴 비치. 두 번째 만에 성공을 했다. 헌팅턴 비치를 도착하니 비치 발리볼을 즐기는 사람들과 서핑을 즐겨하는 사람들, 심지어 태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면서 맞게 찾아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젊음이 가득한 해변이라고 들었었는데, 역시 활발했다. 내게 이곳이 더 각별한 이유는 옛 남자 친구와 첫 데이트를 했던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함께 해변가를 산책과 드라이브를 했고, 식당에서 밥도 먹으면서 데이트를 했었다. 내게 참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다. 


3. 뉴포트비치

헌팅턴 비치를 가려다가 나의 미친 방향 감각 덕에 실수로 찾았던 뉴포트비치. 헌팅턴 비치인 줄 알고 갔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뉴포트비치였더라. 이렇게 헷갈릴 정도로 지리적으로 붙어있는 뉴포트비치와 헌팅턴 비치다. 그러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낮에 뉴포트비치를 찾았을 때는 친구와 나밖에 없었을 정도로 참 쓸쓸하고, 한적했던 곳이었다. 뉴포트비치에서 페리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발보아 아일랜드가 있는데, 마을에 있는 집들이 다 예뻐서 구경하는 동안 눈이 즐거워지는 인기 있는 장소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방과 후에 쇼핑을 하고자 할 때면 뉴포트비치 근처에 있는 패션아일랜드라는 곳에서 시간을 때우기도 했었다. 조망이 참 예뻤던 곳이었다.


4. 산타모니카 비치

캘리포니아 해변 하면 여기가 빠질 수 없겠지. 그만큼 정말로 유명한 해변인 산타모니카 비치. 산타모니카 비치에 있는 산타모니카 피어는 1909년에 완공되었다. 산타모니카 피어는 시카고와 LA를 잇는 역사적인 미국 66번 국도의 종착지이기도 한 상징적인 곳이다. 산타모니카 피어를 가보면, 미국 66번 국도의 종착지라는 사인도 있으니 구경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이곳에 여러 번 다녀왔기에 갈 때마다 보고 왔다. 유명한 해변답게 사람들이 많고, 다른 해변가와 다르게 관람차를 비롯한 놀이기구들이 몇 개 있다. 재미있어 보였지만 타보진 못했다. 산타모니카 비치의 다운타운도 있어 친구와 갔을 땐 다운타운도 구경했었다. 맑고 화창할 때 가면 푸르른 하늘이 해변과 어우러져 돋보이는 곳이었다. 



5. 산 클라멘트 비치

한국을 들어오기 전, 미국에 살고 있던 동생의 추천을 받은 곳이었다. 산 클라멘트 비치 앞에 있는 Bear Coast Coffee라는 카페에 앉아 해변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여유를 느끼기에 더없이 좋다고 추천을 받고 직장에 휴가를 냈던 이모와 함께 찾았다. 집에서 프리웨이를 타고 20-30분이면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우선 친구가 추천해주었던 Bear Coast Coffee를 갔으나, 커피만 있던 카페였기에 브런치를 먹으려고 했던 우리의 계획과는 어긋났었다. 하는 수 없이 카페를 나와 피어 쪽으로 걸어갔고, 피어 쪽에 있던 브런치 레스토랑의 테라스에 앉아 브런치를 주문해서 먹었다. 바다를 보며 먹는 브런치는 파리라는 불청객만 없었다면 훨씬 더 여유로움이 물씬 풍겼을 것 같았다. 먹었으니 또 걸어야지. 피어를 따라 쭉 걸었다. 내가 그리스 산토리니를 가본 적은 없었지만, 왜 이곳을 걷는데 사진 속에서 봤던 그리스 산토리니가 연상이 되는 것이었을까. 특히 피어 맞은편에서 보이는 시계탑이 인상적이었다.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펠리컨을 구경할 수 있고, 망치로 두드려서 킹크랩을 먹을 수 있었던 가장 한국의 냄새가 났던 레돈도 비치, 산타모니카 비치와 근접해 있는 젊음이 가득했던 베니스 비치 등 캘리포니아에는 각기 다른 매력의 해변들이 있어, 차와 선글라스만 있으면 심심할 때마다 차 안 가득 팝송을 틀어 놓고 프리웨이(고속도로)를 따라 해변가를 달릴 수 있었다. 머리카락 휘날리며, 드라이브를 했을 때의 그 바람이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다. 휴가철이 다가오고, 짧고도 긴 장마가 끝나서 그런가. 오랜만에 비친 따스한 햇살에 유난히 기분이 좋았던 아침, 이렇게 날씨가 좋으니까 더욱더 생각이 나는 캘리포니아 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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