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만이 살길인 건가

by 방구석여행자

인지 수업을 다녀왔다. 종이 퍼즐의 성적이 요즘 좋다. 역시 연습만이 살 길인 건지 연습을 꾸준히 반복하니 종이 퍼즐 2조각씩 맞추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응용이 되지 않는 듯 모양이 약간 틀어져서 돌려서 맞춰야 하게 되면 이건 좀 어려워한다고 하셨다. 그래도, 매 수업 시간마다 종이 퍼즐을 안 하겠다고 울던 아이가 퍼즐 조각 한 조각도 아닌 무려 2조각을 맞춘다는 게 어디인가. 이 성과도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컵 쌓기 활동은 계속 시도하고 있으나 초록색 컵을 보면 역시나 활동이 잘 안 된다고 하셨다. 초록색을 좋아하는 아이의 확고한 취향 때문이겠지. 그래도 컵을 빼거나 컵을 가지고 놀고, 끼우고 하는 활동들이 있어 앞으로도 쌓기 활동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이렇게 하고 싶은 대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컵과 친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아이든 어른이든 시키고, 강요해서 해보라고 하면 싫어하는 게 당연하니까. 예를 들어 나는 A가 하고 싶은데 자꾸 B를 시키면, 엇나가게 되어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청개구리가 되어가는 것 같고. 활동을 거부할 땐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존중을 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컵을 탐색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블록을 쌓을 때나 퍼즐을 맞출 때처럼 컵 쌓기 활동 또한 스스로 하고 있지 않을까.


색칠하기는 아직도 낙서 수준이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계속 집에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셨다. 아직 손에 힘이 없어서 그런 걸까. 그런데 얼마 전, 아들 녀석이 스케치북에 색연필로 열심히 끄적이고 있었다. "엄마 따라서 해보자"하고 색연필로 직선을 힘 있게 그었다. 그랬더니 아이가 따라서 직선을 그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힘 있는 직선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처음으로 힘 있는 직선을 확인했고, 희망적이었다. 손에 자꾸 장난감이나 무언가 애착 물건들을 쥐고 다니더니 아이가 손에 힘이 많이 생긴 것 같다.


긴장되는 언어 수업 시간이 돌아왔다. 수업 시작을 할 때 조금 짜증을 내긴 했었는데 이전처럼 막 울진 않았다. 아이가 또 큰 거 같아서 대견스러웠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 귤에 대해 "귤"이라고 발음을 한 것 같았다. 뚜렷하게 "귤"이라고 이야기를 한건 아니었지만, "귤"과 비슷한 발음이 들렸었다. 선생님께서도 수업 시간에 "귤"을 이야기한 것 같다고 하셨다. 귤뿐만 아니라, 요즘 무더운 여름이라 그런지 아이도 갈증이 많이 나는 듯 물을 유난히 많이 찾곤 한다. 물을 줄 때 "물", "물 줄까?"라고 하면서 언어 자극을 주고, 물을 줬었는데 그래서인지 아이가 물이 먹고 싶으면, 부엌으로 다가가서 내 손을 잡아끌고, 컵을 가리키며 "물"과 비슷한 발음을 이야기했었다. 물이라는 정확한 발음이 아니어도, 어찌나 감격스러웠던지. 그런데 선생님께서도 수업시간에 물과 비슷한 발음도 들었다고 말씀해주셨다. 또한 흥미를 주는 말을 쉽게 풀어서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다. 예를 들면, 그네를 탈 때 "슝슝" 이런 말을 해주곤 하는데, 아이가 따라 하기 쉬운 말이면서 모음 발화를 많이 하는 우리 아이에게는 "슝"이라는 의성어보다 "웅"이라고 풀어서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이제 언어 수업 또한 분리가 잘 되는 듯하여 희망적이었다.


병원에서 수업이 끝나고 난 후 집에 와서 태블릿 PC로 아이와 함께 같은 그림 맞추기 어플을 실행하여 같은 그림 맞추기 연습을 했다. 아이는 아직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당연했다. 욕심을 안 부리고 '하나의 그림 만이라도 맞춰보자' 하는 마음으로 연습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차근차근, 조금씩 연습을 해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축구공 그림을 보자 똑같은 그림을 찾아냈던 아들 녀석. 그날 단지 축구공과 똑같은 그림만 찾아냈던 아들 녀석이었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직은 서툴고, 많이 부족한 아들 녀석이지만, 꾸준한 연습을 거듭한다면, 같은 그림들을 인지하여 축구공뿐만 아니라 다른 그림들도 같은 그림을 맞출 수 있는 그날이 올 거라 믿는다. 엄마가 옆에서 항상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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