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심리 발달 센터 방문기

by 방구석여행자

출근할 때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원래 지하철 역까지 버스를 타고 다녔다가 요즘 운동삼아 지하철역까지 걸어 다니고 있다. 출근길에 눈에 띈 언어 심리 상담 센터. 저절로 감각 통합, 인지 수업, 놀이 치료, 언어 치료 등의 글씨에 관심이 갔다. 지난번에 2차 발달 평가 결과를 들으러 갔었을 때 병원 원장님께서 놀이 치료를 추가적으로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잠깐 나왔었던 게 생각이 났다. 병원은 놀이치료는 부족하다고 하시면서. 추가적인 놀이 치료를 다녀야 할까 고민하던 와중에 딱 마주한 것이었다. 상담이나 한번 받아볼까 싶어서 센터 전화번호를 저장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33개월 아이인데, 전체적으로 발달 지연을 보이고 있습니다. 혹시 주말에 상담과 치료가 가능할까요?"

이미 평일에 병원을 같이 왔다 갔다 해주시는 친정 엄마에게는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놀이 치료를 하게 된다면, 주말에 내가 데리고 다니고 싶었다. 현재 주말에는 언어 치료는 선생님이 없으셔서 불가할 것 같고, 놀이치료는 원장님이 직접 진행하시기에 오전에 한 타임이 비어있다고 하셨다. 수화기 너머로 들린 목소리가 내 예상과 다르게 남자 목소리였고, 탐탁지 않아 좀 더 생각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말한 후 통화를 종료했다. 내게 센터 원장님은 여자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수화기 너머로 들린 목소리에 적잖이 당황한 걸 보면. 곧이어 센터에서 보내온 문자 한 통. 주말 상담을 원하시면 연락을 달라는 문자였다. 나는 이런 세심함에 다시 마음이 움직였고,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로만 판단하지 말고, 일단 방문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상의를 했고, 남편도 아이를 데리고 같이 센터를 방문해보기로 동의를 했다. 상담을 해보고 아이가 좋아하면, 수업을 계속 다녀보는 걸로 남편과 이야기를 끝냈다. 상담은 주말로 예약을 했다. 처음에 발달 센터를 상담 갔을 때가 떠올랐다.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아이와 잘 맞았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떨리는 마음으로 주말 아침, 아이와 센터를 방문했다. 센터에 도착을 했는데 아이가 안 들어가려고 발버둥 쳤었다. 처음에 센터에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의 악몽이 생각났다. '아이가 진짜 싫어하면 어쩌지?, 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어쩌지?' 계속 걱정스러웠는데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나자 테이블에 스스로 앉아있기도 하고 센터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나 상담실에 들어가고, 열려있던 상담실 문이 닫히자 다시 울부짖었던 아이. 불안한 마음을 가득 안고, 차분히 상담을 진행했다.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와는 또 다른 이야기. 현재 인지, 감각 통합, 언어 치료 수업을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센터에서는 일단 감각 통합 치료와 언어 놀이 치료 수업을 먼저 진행한 다음에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인지 수업을 하는 게 좋다고 하셨다. 센터에서 상담하니 센터 상담 내용이 수긍이 갔다. 아직 엄마, 아빠도 못하는 수준이라 지금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언어 놀이치료를 주 2회 정도 받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직장인인 내가 평일에 시간을 내기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일단 토요일 주 1회 진행을 해보겠다고 했다. 토요일 수업은 평일보다는 아무래도 비용이 좀 더 들어가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아이의 발달을 위해서라면.


원래 수업 진행을 하게 될 경우, 상담할 때 한 달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셨다. 병원은 수업할 때마다 수업료를 지불을 했었기에 이 부분은 좀 다른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처음 센터 상담을 받았을 때 아이의 컨디션이 워낙 안 좋았었기에 주말 동안 아이의 컨디션을 지켜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센터 원장님께 양해를 구했다. 주말이 지났고, 아이의 컨디션은 무리가 없었다. 아마 이번 주말부터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믿을 수 있는 선생님이라고 하셨다. 아이의 발달이 빠른 시일 내로 좋아질 거라고 하셨다. 이번에는 정말 빨리 좋아질 수 있을까.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아이의 발달이 빨리 좋아질 거란 말을 들었었고, 그래서 치료를 시작했었지만 현재는 물음표였다. 물론 이 조차도 안 했으면, 지금만큼 했을까에 대해서도 물음표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번만은 왠지 믿고 싶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지갑이 열린 걸 지도 모르겠다. 말을 할 듯 안 할 듯하는 아이의 감각을 확실히 깨워줄 수만 있다면, 벌써 아이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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