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쿠아리움은 처음이지?

아이와 함께 63 아쿠아리움 방문기

by 방구석여행자

우리 집 화장실 커튼에는 물고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아이가 세수를 하기 위해 화장실을 들어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커튼에 있는 물고기 그림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면서 물고기 그림 커튼을 만지작 거렸었다. 얼마 전 어린이집에서 블루데이라고 해서 바닷가처럼 어린이집을 꾸며 놓고, 물고기 인형과 풍선을 가지고 놀게 했다고 하셨었는데. 그 영향이었을까.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머릿속에 딱 떠오른 곳은 바로 아쿠아리움(수족관)이었다. 워낙 물을 좋아하는 아이. 남편에게 아들 녀석을 수족관에 데려가 보자고 이야기를 했다. 인터넷으로 집에서 제일 가까운 아쿠아리움을 찾아보니 여의도 63 빌딩에 있는 63 아쿠아리움이었다. 검색해보니 3세 미만의 아이는 무료였다. 아직 33개월인 우리 아들에게 제격이었다. '좋아할까?'라는 기대감으로 예약을 마쳤고,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을 했다.


아이를 데리고, 차로 운전하여 서울 방문은 처음이었다. 매번 나들이를 가더라도 인천에 있는 명소들을 주로 갔었기 때문에 엄마인 나도 괜스레 신이 났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였는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차가 많이 막히지 않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아쿠아리움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는 유리 관속에 있던 열대어들을 만져보려고 가까이 다가갔었다. 유모차 자전거에 앉아있던 아이는 타고 있던 유모차 자전거에서 나와 물고기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는지 내려달라고 성화였다. 좀 더 가까이에서 아이가 물고기들을 볼 수 있도록 안아서 올려주었다. 그러나 처음에 호기심에 내려서 물고기들을 구경하고 탐색했던 아이는 아쿠아리움 배경이 캄캄해서 무서웠던지 다시 자전거 유모차를 타겠다고 떼를 썼었다. 결국 아이를 다시 유모차 자전거에 태우고, 서서히 구경을 했다.

아이는 오늘 처음 아쿠아리움을 탐방하러 온 것이었다. 아이가 원래 낯설고, 처음 하는 경험을 무서워했던지라 개의치 않았었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을 뿐. 아이는 자신의 체구에 2배가 넘는 큼지막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서 무서워했었다. 그런데 지금 뱀장어, 형광 빛이 돌았던 해파리, 입술 모양이 꼭 키스하는 듯했던 키싱 피시 등등의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신기한 물고기들을 보면서 오히려 엄마인 내가 더 "우와, 신기하다" 하고 봤을 정도였다. 예전에 나도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아쿠아리움을 놀러 갔을 때 별로 흥미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우리 아이도 아직은 잘 몰라서 이런 것이겠지?라고 잠깐 생각을 했다.

아쿠아리움은 1층과 지하 1층 2개의 층으로 되어있었다. 어둡고 캄캄했던 1층에 있는 아쿠아리움 물고기들을 구경하고 난 뒤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1층에서 큰 물고기를 무서워했던 아들 녀석이 바다 물범은 아주 커다란 물고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서워하지 않았고, 아이가 집중해서 봤었다. 한동안 바다 물범이 헤엄치는 모습을 아이와 함께 봤어야 했었다. 아쿠아리움 중 바다 물범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었다. 오죽하면 아이는 아쿠아리움을 나가면 기념품샵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바다 물범 인형을 가장 먼저 사 달라고 집었었다. 결국은 좋아하는 캐릭터인 아기 상어 스티커북으로 돌아섰지만 말이었다. 지하 1층으로 내려오니 수족관 분위기가 밝았다. 덕분에 아이는 그곳에서는 무섭지 않아 했었고, 작은 물고기들이라 그랬는지 처음 아쿠아리움을 들어왔을 때처럼 유리관에 손을 갖다 대기도 했었고, 작은 물고기들을 만져보려고 했었다. 시간이 맞아서 유리관 안에서 머메이드(인어) 공연도 아이와 보고 올 수 있었다.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예쁜 이모들이 나와하는 공연이었어서 그랬는지 침착하게 잘 보고 왔던 아들 녀석이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마냥 어린 줄만 알았던 아이가 한 뼘 성장했다는 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아이는 아쿠아리움 코스의 마지막이었던 펭귄을 볼 때 가장 즐거워 보였다. 아마 아쿠아리움을 떠날 때가 되니 적응이 된 것 같았다.

코스가 짧다고 느껴졌었지만, 처음 아쿠아리움을 방문했던 우리 아이에게는 딱 안성맞춤이었다. 아이는 큰 물고기보다는 작고 아기자기한 물고기들을 더 좋아하고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는데, 이건 아마 아이 눈에는 작고 아기자기했던 물고기조차 크게 보여서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몰랐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인천에도 아쿠아리움이 있다고 들었다. 다음에는 아이와 함께 그곳을 데려가 볼 참이다. 아이는 여전히 물을 좋아하고, 화장실을 들어가면, 커튼에 있는 물고기 그림을 만지작 거린다. 다음에 아쿠아리움을 가게 되면, 처음보다 더더 좋아하겠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