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통합 수업 선생님, 언어 수업 선생님이 휴가를 가시는 바람에 수업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수업만 하고 왔던 아들 녀석. 이번 인지 수업에서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하셨고, 활동들도 잘했다고 하셨다. 종이 퍼즐도 2조각 맞췄고, 컵 쌓기도 관심 없던 날들에 비해 컵을 늘어놓으면 2개 정도 쌓으려고 했다고 하셨다. 억지로 강요하면 어른들도 하기 싫어하듯이 아이도 역효과였다. 인지 치료 선생님께서도 억지로 강요하듯 해주지 말고, 놀이식으로 접근해서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병원에서도 그렇게 진행하겠다고 하셨다. 수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동안의 아이 발달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1. 말을 알아들어요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 원장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가 느리긴 하지만, 하루하루 달라지는 게 보인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신다. 얼마 전에 아들 녀석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주워 먹으려 했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땅에 떨어진 걸 주워 먹으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시니 바로 입에서 빼냈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또다시 바닥에 있는 다른 걸 입에 넣으려 하니 “아니야,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라고 하시니까 도로 땅에 내려놓았다고 하셨다. 예전에는 “하지 말아야 된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입을 쭈뼛쭈뼛하고 울기 바빴는데, 요즘에는 멈추고 안 한다고 하셨다. 규칙을 점점 알아가는 듯했다. 말을 조금씩 알아듣고 있다고 하셨다. 신기했다.
집에서도 블루베리를 씻어서 접시에 담은 채로 “블루베리 먹자”라고 아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접시에 담겨 있는 블루베리를 보고 식탁으로 달려온 것인지, “블루베리 먹자”라는 소리에 한달음에 식탁으로 달려왔던 것인지 구분은 안되지만 소리를 듣고 달려온 것이라 믿고 싶었다.
2.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구분해요
요즘 아이가 본인에게 난처한 상황에 맞닥뜨리거나 불편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 또는 하기 싫은 걸 하라고 할 때면 “하하~”라는 소리를 내곤 했다. 본인의 싫다 라는 감정,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의지가 생긴 것 같은 모습에 아이가 성장한 것 같아 뿌듯했었다. 평일에 친정집에 있다가 주말에 집에 데려오는데 마당에 있는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시작하는 아들 녀석이다. 마당 청소는 아이가 안 보일 때 해서 청소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준 적이 없는 것 같았는데 아이가 청소하는 것을 어디서 배워와서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는 건지 의아했었다. 빗자루에만 관심을 보이던 아들이었는데 어느새 집안 물걸레 청소에도 관심이 생겨 집 안도 쓱싹쓱싹 물걸레질을 하곤 한다. 아들이 물걸레질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에게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한데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보여주는 것 또한 아이에게 좋은 귀감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요즘 물걸레질에 취미가 생긴 아들 녀석은 친정집에 있는 걸레로도 물걸레질을 하곤 한다.
3. 공과 친해졌어요
공을 잘 가지고 놀려고 한다. 공을 들고 돌아다니며, 던지기도 하고 공을 차려고도 한다. 문득 지난 감각 통합 수업시간에 공을 선생님께 던지면서 건네줬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또한 수업을 다녀오던 날에 놀이터에서 중학생 형아들이 가지고 놀고 있던 축구공을 형아들이 한눈파는 사이에 본인이 통통 튀기며 가지고 놀고 있었다. “중학생 형아 들 거야.”라고 했는데도 공을 가지고 노는데 여념이 없던 녀석. “내버려두세요”라고 해주었던 착한 동네 중학생 형아들. 한동안 그렇게 공을 통통 튀기며 즐겁게 가지고 놀았었다. 요즘에는 또 한 뼘 더 성장해서 공을 주고받기도 한다. 아이와 공을 주고받으면서 공만 주고받는 게 아니라 감정을 나누는 교감이 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 건지 느끼고 있다.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게 할 수 있는 것이 늘어가는 너의 모습에 엄마는 기특해.
4. 경험의 중요성
어린이집에서는 집에서 해주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선생님께서 해주고 계셨다. 아마 집에서 내가 해보자고 할 땐 안 하는 것들도, 어린이집에 가서는 친구들도 하니까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보며 따라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도 아이가 다양한 경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아이를 독려해주고 계셨다. 아이가 자꾸 처음 하는 놀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낯설어서 도전조차 안 하려는 모습을 보였었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그럴 때마다 활동에서 제외를 하곤 하셨었는데 올해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다른 흥미로운 제안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시는 걸 보고 감사했다. 선생님께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우리 아이가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아요. 감각이 많이 깨어 있지 않아서 그래요.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시도해주고 있으니 어머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하고 있어요”
또한 “다양한 오감놀이 집에서도 많이 해주세요”라고 부탁을 하셨다.
정말 나만 노력해주면 되는 거였다. 그동안 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활동을 하려 했을 때, 아이가 싫다고 안 하겠다고 하면 ‘아이가 하기 싫은 거구나!’ 하고 더 이상 아이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린이집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다른 재미있는 방법으로 흥미로운 방법으로 아이에게 자꾸 경험을 쌓도록 시도를 해준다면 아이는 활동 스펙트럼을 넓히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이런 활동들을 하는 걸 보면서 느리지만, 분명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는 중이다. 선생님들도 하루가 다르게 아이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씀들을 하신다. 너의 성장을 모두가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렇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