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센터에서의 첫 수업

by 방구석여행자



발달센터에서의 수업을 진행해주실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

혹시나 해서 포털에 선생님 이름을 검색해봤는데 나오는 꽤나 유명하신 선생님이었다. 발달센터에서의 수업은 재활의학병원보다 10분 더 진행하는 40분 수업이었다. 상담할 때 결제를 못한 부분이 있어 수업 전에 결제를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결제하려는 순간 상담할 때와 금액을 다르게 계산을 하려고 했다. 그래서 수업료를 잘못 안내받았던 부분에 대해 당혹스러웠지만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잘못 안내한 부분에 대해 사과라도 들었더라면 기분이 덜 상했었겠지만, 본인들은 잘못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기분이 더 상했었다. 여기서 언성을 높여본들 해결될 건 없었기에 그냥 결제를 하고 말았다. 녹취라도 해뒀어야 했나 싶었다.


내가 결제하는 동안 아이는 자유롭게 센터를 돌아다녔고, 수업하실 선생님 품에 안겨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처음이지만 수업을 잘할 것 같아 안도했었다. 그런데 안도를 했던 순간 아니나 다를까,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하려 하자 나를 딱 보더니 수업하러 교실에 들어가기 싫다고 울면서 내게 안겨버린 아이. 어쩔 수 없이 아이와 함께 교실에 들어갔다. 분위기를 살핀 후 적당한 타이밍에 살짝 빠져나왔다. 얼마 뒤 교실에서 아이의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그럭저럭 수업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그제야 나는 정말 안도했다. 몇 년씩 대기하는 전문가라더니 과연 달랐다.


수업이 끝난 후 어김없이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첫 수업이라서 작성했던 설문지에서 의문점이 있다며 물어보셨다. 특이사항에 얼마 전 발달검사 결과를 적어 넣었었는데 "아이의 발달 과목들은 각각 수평적으로 커야 하는데, 어떤 건 높고, 어떤 건 너무 낮고 안 맞네요."이럴 수가 없는데 하시며 의아해하셨다. 첫날이라 오늘은 아이와 친해지기 위해 유심히 살펴보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아이가 자폐인지 단순히 발달이 느린 아이인지에 대해서도 관찰하셨다고 하셨다. 떨리는 마음으로 "어떤가요?"라고 여쭤봤다.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 같은 경우 자폐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하셨다. 자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런데 자폐 성향을 많이 갖고 있는 아이라고 하셨다. 병원에서 발달검사를 할 때마다 자폐검사도 같이 이루어지는데 그때마다 자폐는 아니지만, 의심 증세가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었던 우리 아이. 그래서 더더욱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나 또한 많이 불안해했었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단순히 발달이 느린 아이라고 이야기해주시길 바랐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 마음이 착잡했다.


그런데 오히려 선생님께서는 우리 아이가 지금 정말 딱 치료하기 알맞은 시기에 잘 왔다고 좋아하셨다. 우리 아이에게 욕심이 난다고도 말씀하셨다. 자폐성향을 가진 아이는 치료를 빨리 잘해주면 자폐가 안될 수 있으니 너무 걱정 말라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어머님, 제가 잘해보겠습니다"하고 말씀해주시는데 치료비용 때문에 약간 상했던 마음이 왠지 믿음이 갔었다. 정말 선생님과 함께 치료를 잘하면 금방 좋아질 것 같았다. 선생님께서 열심히 해보자고 하셨다. 오늘은 처음이라 많이 낯설어했던 우리 아이. 다음 수업부터는 선생님과 친해져서 빨리 좋아지면 좋겠다. 선생님께서 내가 아이의 말을 많이 따라 해 준다고 하셨는데 반대로 아이가 내 말과 행동을 따라 하게끔, 모방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아직 우리 아이에게 모방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서는데, "어머님 우리 아이 제가 잘해볼게요." 하셨던 말씀에서 신뢰가 생겼다. 다음 수업이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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