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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l 27. 2022

아이슬란드에서 폭포를 보셨나요?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게 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오로라를 보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이슬란드의 매력이 오로라가 다냐? 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었다. 오로라를 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오로라를 못 봤더라도 아이슬란드의 명소들을 투어 하면서 아쉬움을 달랬었다. 그중 굉장했던 것은 다름 아닌 폭포 투어였다.


1. 굴포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폭포 중에선 가장 처음으로 만났었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 출연진들이 보고 난 후 엄청난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곳이었기에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이전에 티브이에서 봤던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나는 폭포와 더 빨리 마주 하기 위해 달려갔다. 눈에 뒤덮인 폭포수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었다. 이 그림 같은 풍경 때문이라도 다음에도 아이슬란드 비행기 티켓은 겨울이겠다. 여름엔 이 같은 눈에 뒤 덮인 폭포의 풍경을 볼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콸콸콸 흐르는 폭포수 때문에 무지개가 비춰보였다. 무지개에서 그치지 않고, 무려 쌍무지개였다. 쌍무지개는 흔히 볼 수 없기도 하거니와 처음 봤어서 그랬는지 남편에게 아이처럼 쌍무지개가 보인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남편도 무척이나 신기해했었다. 폭포에서 무지개를 보는 것은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던데. 이 운이 오로라까지 닿기를 간절히 소망했었다. 결국 여행 마지막까지 오로라를 보지 못했었지만. 과연 굴포스는 아이슬란드 어로 황금 폭포라는 뜻이라던데 그런 이름을 받을 만했다. 인정!


2. 셀야란즈포스

수직으로 삼지창처럼 3개의 떨어지는 물줄기가 인상적인 폭포였다. 게다가 이곳의 가장 좋았던 점은 폭포 뒤를 걸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 우리가 갔던 겨울철에는 자칫 떨어지는 폭포수가 얼 수 있어 폭포 뒤 통행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붙여놓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폭포 뒤를 걷고 있었다. 조심성 많은 남편은 꼭 폭포 뒤를 걸어야겠냐고 물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조심하면 되지! 폭포 뒤에서 콸콸콸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며 걷는 것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던 이색적인 경험이었기에 잊히지 않는다. 폭포수가 얼어 빙하가 된 길은 걸을 때 꼭 조심할 것.


3. 스코가포스

셀야란즈포스에서 버스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던 곳이었다. 스코가포스. 나는 분명 이곳이 처음이었는데. 굴포스처럼 뭔가 낯설지 않고 익숙했었다. 다름 아닌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 네 명의 출연진이 여행했던 곳이었어서 그랬던 것 같았다. TV 속에서 봤던 곳들을 직접 와보니 반가움 그 자체였다. 스코가포스를 바라보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폭포에서 무지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폭포에서 무지개를 보는 것도 보기 힘들다던데. 굴포스에서도 그랬고, 우린 정말 운이 좋았다. 이 운이 오로라까지 닿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걸. 스코가포스는 폭포 옆에 위로 올라가서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이 있었다. 나는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시간에 쫓기는 게 가장 컸었다. 시간이 많았다면 천천히 여유롭게 어떻게든 올라갔었겠지만, 패키지 투어 일정 상 한 스폿마다 볼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게 아쉬웠다. 빨리 올라가면 가능할 것도 같았는데 계단으로 되어 있는 언덕을 보자 남편은 저길 꼭 올라가 봐야겠냐고 나중에 와서 올라가 보자고 했다. 우리에게 나중이 있긴 할까?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으니깐. 나중에 꼭 와보기로 약속하고 돌아섰었다. 폭포 위 전망은 어땠을까?


겨울의 아이슬란드는 분명 오로라가 유명한 것이 맞다. 그러나 오로라에 가려져 아름다운 대자연 또한 여행 중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었다. 눈 덮인 폭포에 콸콸콸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와 폭포수 위로 떠오른 무지개는 앞으로의 내 미래를 고민 없이 시원하게 뻥 뚫어주고 밝게 비춰줄 것 같아 설렜었다. 웅장하고, 장엄한 절경을 보여줬던 폭포들 또한 아이슬란드를 와야 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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