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이슬란드에서 폭포를 보셨나요?

by 방구석여행자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게 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오로라를 보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이슬란드의 매력이 오로라가 다냐? 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었다. 오로라를 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오로라를 못 봤더라도 아이슬란드의 명소들을 투어 하면서 아쉬움을 달랬었다. 그중 굉장했던 것은 다름 아닌 폭포 투어였다.


1. 굴포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폭포 중에선 가장 처음으로 만났었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 출연진들이 보고 난 후 엄청난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곳이었기에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이전에 티브이에서 봤던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나는 폭포와 더 빨리 마주 하기 위해 달려갔다. 눈에 뒤덮인 폭포수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었다. 이 그림 같은 풍경 때문이라도 다음에도 아이슬란드 비행기 티켓은 겨울이겠다. 여름엔 이 같은 눈에 뒤 덮인 폭포의 풍경을 볼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콸콸콸 흐르는 폭포수 때문에 무지개가 비춰보였다. 무지개에서 그치지 않고, 무려 쌍무지개였다. 쌍무지개는 흔히 볼 수 없기도 하거니와 처음 봤어서 그랬는지 남편에게 아이처럼 쌍무지개가 보인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남편도 무척이나 신기해했었다. 폭포에서 무지개를 보는 것은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던데. 이 운이 오로라까지 닿기를 간절히 소망했었다. 결국 여행 마지막까지 오로라를 보지 못했었지만. 과연 굴포스는 아이슬란드 어로 황금 폭포라는 뜻이라던데 그런 이름을 받을 만했다. 인정!

IMG_1996.JPG
IMG_2007.JPG
IMG_2010.JPG
IMG_2017.JPG
IMG_2034.JPG
IMG_2036.JPG


2. 셀야란즈포스

수직으로 삼지창처럼 3개의 떨어지는 물줄기가 인상적인 폭포였다. 게다가 이곳의 가장 좋았던 점은 폭포 뒤를 걸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 우리가 갔던 겨울철에는 자칫 떨어지는 폭포수가 얼 수 있어 폭포 뒤 통행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붙여놓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폭포 뒤를 걷고 있었다. 조심성 많은 남편은 꼭 폭포 뒤를 걸어야겠냐고 물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조심하면 되지! 폭포 뒤에서 콸콸콸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며 걷는 것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던 이색적인 경험이었기에 잊히지 않는다. 폭포수가 얼어 빙하가 된 길은 걸을 때 꼭 조심할 것.

IMG_1245.JPG
IMG_1943.JPG
IMG_1949.JPG
IMG_1950.JPG
IMG_1951.JPG
IMG_1960.JPG
IMG_1965.JPG


3. 스코가포스

셀야란즈포스에서 버스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던 곳이었다. 스코가포스. 나는 분명 이곳이 처음이었는데. 굴포스처럼 뭔가 낯설지 않고 익숙했었다. 다름 아닌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서 네 명의 출연진이 여행했던 곳이었어서 그랬던 것 같았다. TV 속에서 봤던 곳들을 직접 와보니 반가움 그 자체였다. 스코가포스를 바라보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폭포에서 무지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폭포에서 무지개를 보는 것도 보기 힘들다던데. 굴포스에서도 그랬고, 우린 정말 운이 좋았다. 이 운이 오로라까지 닿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걸. 스코가포스는 폭포 옆에 위로 올라가서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이 있었다. 나는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시간에 쫓기는 게 가장 컸었다. 시간이 많았다면 천천히 여유롭게 어떻게든 올라갔었겠지만, 패키지 투어 일정 상 한 스폿마다 볼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게 아쉬웠다. 빨리 올라가면 가능할 것도 같았는데 계단으로 되어 있는 언덕을 보자 남편은 저길 꼭 올라가 봐야겠냐고 나중에 와서 올라가 보자고 했다. 우리에게 나중이 있긴 할까?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으니깐. 나중에 꼭 와보기로 약속하고 돌아섰었다. 폭포 위 전망은 어땠을까?

IMG_1249.JPG
IMG_1251.JPG
IMG_1253.JPG
IMG_1909.JPG


겨울의 아이슬란드는 분명 오로라가 유명한 것이 맞다. 그러나 오로라에 가려져 아름다운 대자연 또한 여행 중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었다. 눈 덮인 폭포에 콸콸콸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와 폭포수 위로 떠오른 무지개는 앞으로의 내 미래를 고민 없이 시원하게 뻥 뚫어주고 밝게 비춰줄 것 같아 설렜었다. 웅장하고, 장엄한 절경을 보여줬던 폭포들 또한 아이슬란드를 와야 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웨덴 올드타운, 감라스탄에서 미식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