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by 방구석여행자

처음에 센터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 센터만큼은 친정 엄마의 도움 없이 내 선에서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서 원래는 센터를 주말에만 다니려고 했었는데 결국 아이의 현 상태로 주말만 다녀서는 턱없이 부족했고, 평일에도 추가로 수업을 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다. 처음 센터 수업을 다니게 됐다고 엄마에게 말씀드렸을 때 엄마께서 "센터 수업이 아이에게 좋을 것 같다면 늘릴 수 있으면 늘려라. 엄마도 도와주겠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있었는데 이 말씀 덕분에 수업 늘리는 게 미안하면서도 용기가 났었던 것 같다. 센터는 아무래도 거리가 좀 있어 무더운 여름 힘드실 텐데 평일에 데리고 다녀주시는 엄마에게 고맙다.


아이는 센터에 도착하면 신발을 정리하고 본인이 수업하는 교실로 뛰어 들어간다. 선생님이 제법 엄하게 하시는데도 아이가 수업을 갈 때마다 선생님을 좋아하고 수업을 잘 따라 하는 게 신기했다. 나중에 선생님과 이야기할 때 알고 보니 아무래도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해주셔서 아이가 선생님을 잘 따르는 게 아닌가 싶었다.


밖에서 수업내용을 들어보면 선생님께서는 자꾸 발음을 따라 하도록 아이에게 유도를 하셨다. 아이가 반응이 없다가 우는 소리나 짜증을 내면서 결국 소리를 내는 듯했는데 걱정이 되면서도 반응을 보였다는 것에 내심 기뻤었다. 수업을 끝나고 나왔는데 입 주위를 마사지를 해주셨는지 입 주위가 빨갰었다. 선생님께서 처음 수업 때부터 입 주위의 근육을 써서 소리를 내고 말을 해야 하는데 자꾸 우리 아들 녀석은 근육을 쓰지 않고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었다. 그래서 입 주위를 자꾸 마사지를 해주라고 하셨었고, 그때부터 나는 틈나는 대로 아이의 입 주변을 마사지를 해주곤 했었다. 그 효과 덕분인지 아이가 입을 크게 움직이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이외에 피드백으로는 이전 병원에서 이야기 들었던 내용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었다. 심부름이나 지시사항에 대해 자꾸 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하셨는데 집에서 많이 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 보다. 집에서 요즘 스위치 끄고 켜기, 기저귀 외에 쓰레기도 쓰레기통에 버리기, 본인이 마신 물컵이나 그릇 싱크대에 가져다 놓기, 빨랫감 빨래 바구니에 가져다 놓기, 옷이나 양말 스스로 입고 벗고 하기, 바닥 닦기 등 많은 것을 시키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이전에는 이러한 것들을 해보라고 해도 반응이 많이 없었고 하기 싫어하고 했었는데 요즘엔 그래도 잘해주고 있는 아들이 기특했다. 요즘 세수하고 나서 스스로 수건으로 손과 얼굴의 물을 닦도록 연습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도록 집에서 많이 연습을 시켜봐야지.



그밖에도 물건 주고받기를 많이 해주라고 하셨다. 물건을 줄 때는 두 손을 모아 "주세요"를 하면서 받을 준비를 하게 하고 물건을 받고 나서는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하셨었다. 요즘 인사를 해보라고 하면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곤 한다. 이렇게 착착해나가고 있는 아들이 너무 신기하다.



주말이 되었다. 센터를 가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했었다. 센터에 도착하자 어김없이 신발을 정리하고 선생님께 인사 후 교실로 뛰어들어갔다. 수업하는 도중에 선생님의 엄하게 수업하시는 목소리가 들리고 아이의 우는 소리와 짜증 섞인 반응들이 들렸다. 아이와 선생님이 수업 도중에 헐레벌떡 나왔다. 선생님과 실랑이를 벌이다 마스크가 끊어졌던 것. 여분의 마스크를 하고 다시 수업을 진행을 했었다. 수업 중간중간에 짜증 섞인 반응들이 나왔었지만 대체적으로 수업이 잘 끝났었다.


선생님께서 지난 수업부터 입을 다양하게 움직이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아, 오, 이" 등의 소리를 많이 내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지난 수업부터 입을 다양하게 움직이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하셔서 그런 건지, 기분 탓인지 몰라도 소리가 이전보다 크고 웅장하다고 해야 되나. 아이가 요즘 활동하면서 말할 때 보면 같은 단어라도 이전과는 다른 소리임은 분명했다.


선생님께 집에서는 입모양을 잘 안 본다는 고민을 털어놓았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치료실에서 선생님의 입모양은 잘 본다고 하셨다. 내가 문제인 건가 걱정하고 속상해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일단 치료실에서 입모양을 보고 많이 따라 해야 집에서도 할 거라고 하셨다. 이제 치료실에서 입모양을 보고 따라 하기 시작했으니 조금 있으면 집에서도 입모양을 보고 따라 할 거라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셨다. 처음에 센터에 왔을 때부터 그동안은 행동 모방, 언어 모방이 없었다고 하셨었다. 점차 수업을 하실 때 엄하게 하시고, 소리를 따라 하거나 행동을 따라 해야 보상을 주시다 보니 조금씩 따라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아이가 자꾸 따라 하고 모방하는 행동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하셨다. 입모양을 보는 것처럼 이제 치료실에서 이러한 언어 모방, 행동 모방 등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하셨으니 집에서도 곧 이런 언어 모방, 행동 모방 등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또 다른 고민에 대해 여쭤봤었다. 아이가 요즘 들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는데 이게 좋은 현상인 건지 여쭤봤다. 갑자기 안 지르던 소리를 지르니 이게 괜찮은 건가, 이상한 거 아닐까 신경이 쓰였었는데 선생님께서 "소리가 어때요?"하고 물어보셨다. 잘 생각해보니 짜증 낼 때도 있고, 행복해서 그럴 때도 있었다. 수업 끝나고 선생님과 상담할 때도 갑자기 소리를 지르곤 했었는데 이는 좋은 현상이라고 하셨다. 그동안 우리 아이가 많이 조용한 편이었는데 정말 귀찮을 정도로 시끄러워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하시면서 소리가 많이 나면 좋은 거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그만큼 우리 아이가 표현을 안 했던 거였구나 싶었다.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가 워낙 조용하다 보니 소리를 끄집어내기가 어려우셨다고 하시면서 오히려 시끄러워야 한다고 그동안이 너무 조용했던 거라고 하셨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안도했었다. 안 그래도 치료실에서는 소리를 많이 내기 시작했는데 집에서도 그러는지 궁금하셨었다고. 내 질문으로 답이 되셨다고 하셨다. 그동안 조용했었다가 소리가 나니까 안 그러던 아이가 그러니까 이상해서 걱정을 했는데 이게 반응을 하는 거였다니 한시름 놓았다. 아이의 소리가 날 때 이제 반가워하면 되겠구나.


수업이 끝난 후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집에 가면서 남편에게 아이가 정말 많이 늘어난 거 같냐고 물었다. 남편은 아이가 확실히 재잘거리는 소리도 많이 들리고 많이 는 거 같다고 하면서 센터 선생님이 좋으신 거 같다고 했다. 또 왜 진작 시작을 안 했던 건지 후회가 된다고 했었다. 처음에 센터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아이가 센터를 싫어했던 게 생각이 나 쉽사리 센터를 다니겠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런데 조금 크고 나서 갔다고 이렇게 잘 다니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선생님께서 상담하실 때 이제 머지않았다고 하셨는데 아이의 발달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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