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방구석여행자 Aug 29. 2022

길을 걷던 나, 그 길 위에 서있던 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몇 년 , 휴가를 맞아 이모가 있는 미국 서부로 놀러 갔었다. 그때 당시에 이모는 회사를 다녔, 이모의 딸인 친척동생은 학교를 다녔. 그들이 휴가나 방학일  갔던 게 아니었어서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차가 던 나는 집에서  발이 묶여있었다. 하루하루 시간은 가는데 집에만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던 나는 무작정 길을 나섰다.


이전에 어학연수 기간 1년을 살았던 경험 때문인지 몰라도 차가 없어도 주변을 산책할 여유는 있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생각난 제프리 오픈 트레일. 매일 아침 학교를 가면서 차 타고 지나갈  '저길 한번 걸어  기회가 있을까?, 걸어보고 싶다'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차가 있으니 마음처럼 되지 않았었다.  길이 생각났던 나는  길을 걷기로 하고 출발을 했다.

차 타고 다닐 때만큼은 정말 멀다고 생각하여,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길의 입구가 실제로 걸어보니 그렇게 멀지 않았다.  걸음으로  20분? 정도 걸렸었다.  기준에서 걸어서 20분까지는 멀지 않은 곳에 속하는데  기준안에 들어왔었다. 역시 직접 부딪혀봐야 했었다. 운전하면서 대충 보기에 걷기에 무리일  같다고 지레 겁을 먹어 어학연수 기간 1년 내내  좋은 길을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었던 게 아쉬웠었다.

제프리 오픈 트레일은 제프리 로드의 도로 사이를 관통하는 공원 또는 길이었는데 길은 깨끗하게  조성되어 있었고, 드문드문 아침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다. 반려견인  개들을 데리고 나와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곳의  장점은 모르는 사람들과도 눈이 맞으면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는 . 한국에서는 걷다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쳐다보는지 같이 째려보기 일쑤였는데 어쩌면 나는 이들과의 가벼운 눈인사가 그리웠었을지도 모르겠다. 날씨도 좋고, 맑고 화창한 날씨 속에서 풍경도 좋았다. 호젓한 가을도 느낄 수 있었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았던 날씨 속에서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나도 한껏 여유를 즐기며 걸었다.

남는 게 시간이었던지라 걷다 보니 얼마큼 걸었는지 모르게 걸었었다. 길이 좋아서 무작정 생각 없이 걸었다 보니 집에 갈 생각에 아득해졌다. 돌아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초행일이라 길을 잘 몰랐던 나는 미아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더 이상의 모험은 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기도 안 되는 나의 유일한 선택지는 돌아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뿐이었다.

그 길이 그 길 같을 정도로 길이 계속 똑같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되짚어서 찾아가는 데는 무작정 걸었을 때보다 힘들었다. 그래도 감으로나마 무사히 잘 찾아갈 수 있었다.

힘들었던 일상에 모처럼만에  조성된 길을 혼자 걸으며, 앞으로의 나에 대한 생각도 많았었고, 혼자 걸으며 이전의 어학연수 시절에서의 추억에도 잠겨봤었으며, 각박했던 생활 속에서 힐링이 많이 됐었고,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 건강해짐을 느낄  있었다.  이후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이 길을 걸어보지 못했다. 미국을 다녀온 것조차 이때 마지막이었으니까.  글을 쓰면서 쾌적했던 그때의  길과  길을 걸었던  위의 내가 생각이 난다. 이렇게 이 길이 걷기 힘들 줄 알았더라면  많이 걸어둘걸.

매거진의 이전글 뚜벅이로 제주여행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