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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Oct 06. 2022

영종도로 떠났던 맛집 기행 2

육아에 지친 엄마에게 드리는 1박 2일 선물

지난번 여름휴가로 남편과 아들과 함께 영종도 네스트 호텔 호캉스를 즐기던 중에 영종도에 있는 맛집 투어를 다녀왔었다. 생일 혜택을 맞아 다시 찾았던 영종도 네스트 호텔 호캉스를 즐기던 중에 영종도에 있는 다른 맛집 투어를 찾아 다녀왔다. 이번에는 우리 아들 녀석을 육아하시느라 그동안 많이 힘드셨던 엄마와 함께.


일몰이 예쁜 여행 콘셉트 카페, C27다운타운 선셋

엄마와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체크인을 하고 바로 달려갔던 곳이었다. 점심을 드시지 않아 배고프다 하시던 엄마와 함께 27가지의 다채로운 치즈케이크를 선보이는 C27다운타운 선셋을 찾았다.


C27의 C는 치즈케이크의 C를 뜻하며, 27은 27가지의 치즈케이크를 선보여서 이러한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고 들었다. 그만큼 치즈케이크의 진심인 곳이라고. 호텔에서 도보로 15분 정도의 거리라 걸어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엄마와 둘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니 15분쯤은 금방이었다. 차도 옆길로 걸어야 해서 길이 좀 험하니 도보로 걸어갈 때 조심해야 하겠다. 입구에 도착했을 때부터 주차장에 차가 많고 혼잡스러워서 카페 내부도 혼잡스러울 줄 알았다. 다행히도 카페에 들어서니 카페가 넓고 내외부 공간이 많아 사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혼잡하지 않았었다.

진열장에 진열되어있던 27가지 치즈케이크. 솔직히 모든 맛을 다 먹어보고 싶을 만큼 비주얼은 합격이었다. '맛만 있으면 딱인데'라고 생각하고 2 가지 맛을 고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2가지만 딱 고르기가 참 힘들었다. 엄마와 내가 고른 맛은 바로 피스타치오와 와일드 스트로베리. 커피는 언제 여길 다시 올지 몰라 선택한 시그니처 커피인 C27커피였다. 이런 카페에 오면 시그니처 커피를 마셔줘야 한다는 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주문을 하고 난 뒤 야외에 자리를 맡았다. 이곳 카페는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인테리어 곳곳에 공항, 비행기 등 여행 콘셉트로 꾸며놓아 여행을 좋아하지만 현재 가지 못하고 있는 날 위한 공간인 듯 첫눈에 반해버렸었다.

또한 야외에 나가니 소문대로 일몰 맛집, 일몰이 예쁜 공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너도나도 예쁜 일몰을 보기 위해 자리 경쟁이 치열했었다. 우리는 야외에 고즈넉한 곳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카페 앞은 바로 마시안 해변을 왔다 갔다 할 수 있어 아이들이 모래 놀이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기다리니 주문한 커피와 케이크가 나왔다

카페의 시그니처 커피인 C27커피는 커피와 달달한 크림 위에 치즈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치즈가루는 젓지 말고 빨대 없이 그냥 컵째 크림과 함께 음미해서 마시라는 말에 그렇게 마셨었다. 커피와 치즈가루와의 만남은 고소함과 짭짤함의 조화로움이었다. 치즈케이크는 '맛만 있으면 딱인데'라는 나의 생각을 사장님이 읽으셨는지 한입 딱 먹어보니 달달함과 치즈 특유의 꾸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치즈케이크를 맛보면서 이 카페의 사장님이 정말 치즈를 사랑하신다는 게 느껴졌다. 오죽하면 치즈 메뉴들에 인테리어를 치즈로 도배했을까. 치즈에 진심이신 게 느껴졌었다.

일몰 맛집이었지만 아쉽게도 일몰은 보지 못하고 돌아섰었다. 엄마와 함께 카페를 떠나면서 언젠가 혼자 와서 멍 때리고 앉아 있어도 좋을 것 같았고 물과 모래놀이를 좋아하는 아들 녀석을 데리고 와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눴었다. 훗날 꼭 다시 찾고 싶었던 곳.


바다 앞에 농장, 바다 앞 농장

호텔 체크아웃을 앞두고 집에 돌아가기 전 엄마가 먼저 구읍뱃터에 있는 <바다 앞 꼬막 집>이라는 곳에서 꼬막비빔밥을 점심으로 먹고 가자고 하셨었다. 말끝에 엄마에게 우연히 영종도 카페를 인터넷으로 찾다가 알게 된 바다 앞 농장 카페를 가자고 이야기했다. 어차피 점심을 먹으러 갈 예정이었던 <바다 앞 꼬막 집>과 1,2층 한층 차이였다. 엄마와 나는 2층인 카페에 먼저 들러 디저트를 먹고 1층으로 내려가서 점심을 먹으면 되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조금 이른 체크아웃을 한 후 출발을 했다.


2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카페에 도착을 했었다. 매일 아침 직접 공수해오신다는 과일 등으로 디저트를 만든다는 곳이었다. 카페에 들어서서 디저트를 살펴보니 과연 과일, 채소 작물들이 싱싱해 보였고, 그런 싱싱한 재료로 디저트를 만들다 보니 디저트는 당연히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엄마의 먹고 싶은 디저트를 골라보라는 말에 미리 찜해두었던 디저트를 골랐다.

음료는 커피를 마시려다가 비주얼이 예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던 파인애플 주스로 바꿨었다.

카페는 바다 앞 농장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정말 바다가 보였고, 카페 내부에는 경운기와 과일 등으로 진짜 농장이 생각나게끔, 시골집 앞마당에 놀러 온 것처럼 꾸며놓았었다. 우리는 바다 앞에 자리를 잡았고, 바다가 바로 보여서 전망이 참 좋았었다. 파인애플 주스는 정말 파인애플을 착즙 해서 만든 듯 파인애플 맛이 새콤했고, 커피는 부드러웠었다. 디저트도 많이 달지 않아 만족하며 먹었었다. 엄마와 나 둘 다 "많이 먹으면 점심을 먹을 수 없는데"라고 말하면서도 계속 입속으로 디저트가 마법처럼 들어갔었다.

바닷가를 바라보았을 때 엄마와 둘이서 이야기를 했었다.


"저기 저 밖에 있는 사람들 말이야, 1층에 있는 식당에 밥 먹으러 온 거 아닐까?"

"에이 설마"

"맞을 거야, 저기 사람 많거든"


1층에 있는 식당인 <바다 앞 꼬막 집>을 가보지 않았던 나는 설마 이른 시간부터 기다리겠냐고 코웃음을 쳤었다. 식당의 문이 열렸고, 바닷가 앞에 그 많던 사람들은 거짓말처럼 없어졌었다.


"거봐, 기다리던 사람 하나도 없어졌지?"


얼마나 맛있길래 아침일찍부터 기다리는 건지 기대가 됐었다. <바다 앞 농장>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끝내고 <바다 앞 꼬막 집>으로 기대감을 안고 내려갔었다.




바다 앞에서 즐기는 소쿠리에 담긴 한상차림, 바다 앞 꼬막 집

엄마가 이전에 친구분들과 드셔 보시고는 맛있었다고 하셨었던 <바다 앞 꼬막 집>.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점심으로 처음에 먹자고 하셨을 때 싫을게 뭐 있겠나, 당연히 좋았었다. 위층인 <바다 앞 농장> 카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길게 늘어섰던 줄이 설마 식당 줄이겠냐고 코웃음 쳤을 때 아래 내려가서 보니 식당의 줄이었다는 걸 알고 기대가 컸었다.

메뉴는 단출하게 단 2가지였다. 꼬막비빔밥+새우전인데 2인분용 3인분용 따로 구분되어있었다. 엄마와 나는 꼬막비빔밥+새우전 2인용으로 주문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빙 봇이 우리의 메뉴를 가져다주었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꼬막비빔밥과 새우전이 한 소쿠리에 나오고 디저트로 사람당 나오는 귤이 보였다. 디저트를 먹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기에 우리 모녀는 과연 이 많은 양의 점심을 또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됐었지만 맛있어 보이는 음식 앞에 침이 고였고 디저트 배와 식사 배는 따로 있다고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던 실험을 뉴스에서 봤던 적이 있었다. 새우전은 갓 요리해서 따뜻해서 좋았고 새우가 통통하고 실했었다. 새우전에 있던 계란옷이 부드러워 식감이 좋았었고, 꼬막비빔밥이 매콤해서 둘의 궁합이 좋았었다.

엄마와 나는 디저트도 먹고났던터라 배가 불렀지만, 맛있어서 자꾸 입으로 다 들어간다며 신기해했었다. 이전에 친구분들과 드셔 보시고 맛있게 먹었다고 추천해주셨던 덕분에 나도 맛있는 음식들을 이 기회에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엄마와 함께 맛있는 음식들을 1박 2일 동안 먹었다 보니 집에 돌아와서 몸무게를 쟀을 때 살들이 많이 불어있던 걸 확인했다. 살이 많이 불어 속상했었지만,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눈도 호강하며 여유를 즐겼던 엄마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것에 만족했던 1박 2일이었다. 그러나 엄마는 역시 엄마였다. 중간중간에 엄마가 먹기보다는 딸인 나를 하나라도 좋은 것, 맛있는 것 먹이시기 위해 챙겨주시느라 바쁘셨었다. 흡사 내가 내 아들을 챙기느라 정신없었던 지난 호캉스였다면 이번에는 다 큰 딸내미 챙기시느라 엄마가 여유롭지 못한 건 아니셨을지, 그동안 우리 아들 녀석 육아하시느라 힘드셨던 엄마에게 휴식 같은 1박 2일을 선물하고자 했던 내 취지가 벗어난 건 아니었는지 마음이 쓰이기도 했던 그런 1박 2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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