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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Oct 30. 2022

인천 나비공원을 다녀오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몇 년 전,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한국기행 인천 책 출판을 위한 취재로 인천의 가볼 만한 명소중 하나인 인천 나비공원을 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 취재할 당시에 임신 중이었는데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꼭 다시 놀러 와야지!‘라고 다음을 기약할 만큼 아이와 여행하기에 더없이 좋았던 공간이었다. 지금 우리 아이의 어린이집 선생님께서도 “어머님, 우리 아이 나비공원 꼭 데려가 보세요!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괜찮은 공간이에요”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잊고 있었던 그 인천 나비공원을 드디어 아이를 데리고 다녀와봤다.

추워진 날씨를 대변하듯 공원은 다소 한산했었다. 나비는 주로 따뜻한 날씨에 많이 날아다녀서 그런지 나비생태관에도 한두 마리의 나비만이 간혹 날아다닐 뿐 나비가 많이 없었다. 봄이나 여름 정도에 방문했다면 좋았을 텐데 매번 잊히다가 이제야 오게 된 것이 조금 후회스러웠었다. 나비생태관을 나오니 반가운 공간이 있었다. 바로 몇 년 전 [한국기행 인천] 책 취재할 때 봤던 토끼집이었다.

토끼집에 있는 토끼들에게 나비공원 내에 있는 카페에서 토끼 먹이인 당근을 사서 먹이로 줄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다. 우리 아이에게도 이와 같은 체험을 해주려고 토끼 먹이를 사러 카페를 갔었는데 이제 더 이상 토끼 먹이인 당근을 팔지 않는다는 슬픈 소식을 접했었다. 쓰인 안내문구로 보자면, 토끼들이 배탈이 난다고.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돌아서야 했었다. 토끼집에 몇 없는 토끼들을 구경하고 공원 옆길의 계단을 올랐다. 요즘 계단을 좋아하는 아들 녀 석덕에 운동되고 참 좋다. 계단을 올라 쭉 걸어 산길 내리막으로 내려가자고 하니 싫다고 고집을 피웠다. 결국 다시 돌아 계단으로 내려갔던 아들 녀석. 계단이 그리도 좋을까?

계단으로 내려가니 숲 속 도서관과 소리를 체험할 수 있는 놀이공간이 마련되어있었다. 다양한 기구를 통해 맑고 청아한 소리부터 둔탁한 소리까지. 다채로운 소리의 향연을 느낄 수 있었다. 터널을 지나면서 소리가 나야 하는데 아직 키가 닿지 않았던 아들 녀석은 한참을 터널만 왔다 갔다 했었다. 소리를 낼 수 없었지만 단순히 터널을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었나 보다. 한참을 왔다 갔다 했었다.

다양한 소리들을 들려주고, 체험해주려고 했었지만 아직 받아들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마련된 채를 들고 실로폰으로 소리를 내보라고 했었는데 손에 힘이 없던 아들 녀석은 손에 채를 쥐어주자마자 떨어뜨리기 일쑤였고, 관심 밖이었다. 처음이라 낯설었던 것도 있겠다.

소리 동산을 나와 인천 나비공원과 이어진 장수산 산책로 쪽으로 발길을 옮겼었다. 계단을 보고 거침없이 올라갔던 아들 녀석. 마음 같아선 아들 녀석을 데리고 정상까지 계단을 오르내리고 싶었지만 맛보기로 산책로를 즐긴 후 다시 나비공원 쪽으로 내려왔었다.

아무래도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지 취재했을 당시와는 조금 달랐었다. 그때 당시에는 구경할 게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아이와 방문했을 때는 다소 줄어든 느낌이었다. 그래도 공원 내에 빨갛게 노랗게 물든 단풍, 은행잎은 예뻤다. 그동안 아이가 많이 아팠어서 오랜만에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왔었는데 조금이나마 괜찮아져서 잘 걷고 잘 뛰어다녔었다. 공원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짧은 시간에 나들이하기 좋았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도 나도 기분전환이 되었다. 아이가 빨리 커서 더 멀리,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오늘은 처음이었고, 컨디션도 100퍼센트가 아니었기에 많은 활동을 강요하지 않았었다. 다음에 다시 찾는다면, 그때는 아이도 더 많은 걸 체험할 수 있겠지? 다음에는 따뜻한 날씨에 방문하여 더 많은 종류의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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