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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Nov 13. 2022

단풍 뷰 카페 투어 하기

어느덧 찾아온 가을, 돌아다녀보면 단풍은 빨갛게 물들었고, 은행은 노랗게 물든 거리를 자랑했다. 가을이 끝나기 전 거리에 노랗게, 빨갛게 물든 나뭇잎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를 찾아 모처럼만에 여유를 즐겼다.


인천 문학동에 자리한 투썸플레이스

현재 인천에 살고 있는 나는 야구장이 있는 문학동은 야구경기를 볼 때 말고는 잘 찾지 않았었다. 얼마 전 우연히 SNS에 단풍 뷰가 멋있는 카페로 문학동에 있는 투썸플레이스가 소개되었었다. 그 소식을 보자마자 엄마에게 바로 연락을 했다. 엄마도 흔쾌히 가자고 하셨다. 우리 모녀는 처음으로 문학동 투썸플레이스를 방문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문학동은 버스로 30분 정도 걸려서 그렇게 멀지 않았다. 이렇게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인데 그동안 왜 몰랐을까. 문학동 투썸플레이스는 인천향교, 도호부청사 맞은편에 있어 뷰가 좋을 것 같았다. 건물 앞에 도착하자마자 주차장에 차가 많아 카페 내부에 사람이 혹시라도 많아 원하는 자리였던 2층 테라스 자리에 앉지 못할까 봐 긴장을 했었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가니 평일 오전이라 그랬는지 사람이 많이 없어 다행이었다. 왠지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엄마와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브런치로 샌드위치, 달달한 무스케이크를 주문했다. 주문하고 난 후 주문이 밀려 시간이 좀 걸린다길래 먼저 올라가 자리를 잡으려고 우리가 앉으려 했던 2층 테라스로 달려갔다. 다행히 테라스석에 자리가 있었다. 우리가 앉으려 한 테라스석 자리는 탁 트인 뷰에 산에 둘러싸인 나뭇잎들이 색색깔로 물들어 있었으며 인천향교와 도호부청사를 감싸고 있는 풍경이 참 예뻤다. 이런 자리를 왜 아무도 안 앉고 있었지? 의아했었다.

엄마와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고, 색색깔로 물든 나뭇잎들을 실컷 보고 난 후 집으로 가야겠다는 엄마와 자리에 일어섰다. 집으로 가기 전 우리가 앉았던 곳 위층인 3층에 있다는 옥상정원, 포토존도 잠깐 들렀다 갈까 싶어서 올라갔는데 웬걸 경치가 더 좋았다. 3층에도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전망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한층 더 올라왔다고, 또한 라인이 없어 더 시원스러운 뷰를 자랑했었다. 개인적으로는 2층 테라스보다 뷰가 더 좋았다. 그런데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나 보다.

“아, 엄마 3층으로 올라와서 앉을 걸 그랬나 봐”

“그러게 말이야, 3층에 올라와봤었다면 여기 앉았을 텐데. 여기가 더 좋다 “


엄마도 아쉬워하셨다. 우리 모녀는 다음을 기약했다. 체인이라 어디든 있는 투썸플레이스 카페이기에 동네에도 물론 투썸플레이스 카페가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모처럼만에 단풍도 구경하고 바람도 쐬고 좋았었다. 엄마는 동네에는 건물에 둘러싸여 이런 산과 나무에 둘러싸인 뷰를 보기 힘들다고 하시며 이 정도의 뷰를 보기 위해 한 번씩 와봄직 하다고 하셨다. 잠깐이었지만 멀지 않은 곳에 산과 단풍을 보면서 맑은 공기를 느끼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는 게 좋았다. 나와 가장 친한 엄마와 말이다.


명동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바, 몰또

지난번 봄에 엄마와 몰또를 방문했을 때였다. 그때 명동성당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를 보며 에스프레소를 홀짝이고 있었다. 갑자기 문득 가을에 단풍이 물들 때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엄마, 여기 가을에 단풍이 물들 때 와보면 좋겠다. 그렇지? 예쁠 것 같아”

“그러게, 근데 그때 와볼 수 있으려나”


가을이 되었고, 거리에 나뭇잎이 빨간색, 노란색 물들자 제일 먼저 명동에 있는 몰또가 생각이 났고, 엄마와의 약속이 생각이 났다.


“엄마, 우리 지난봄에 가을에 단풍 색깔 물들 때 몰고 가보기로 했던 거 기억나?”

“그럼 기억나지.”

“가보자”


나뭇잎에 색깔이 물들 때부터 진작에 몰또를 찾고 싶었어서 엄마와 계속 약속을 잡았었지만 항상 급한일이 생겨 미루게 됐던 몰고 방문을 이제야 했었다.

오랜만에 찾은 몰또는 단풍 뷰로 유명한 카페답게 평소보다 유난히 사람이 더 많이 붐벼 자리를 잡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래도 우연히 명동성당이 한눈에 보이는 좋은 자리에 타이밍 딱 좋게 자리가 나서 대기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테라스 자리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테라스 바깥에 있던 식탁들이 없어지고 벤치가 생겨있었다. 식탁 여러 개 있던 게 공간도 분리되고 더 좋았던 것 같았는데 안온 사이에 일자형 벤치로 바뀌어 다른 사람들과 섞이는 게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에 좀 아쉬웠었다. 또한 지난봄에 먹었던 몰또의 대표 메뉴인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드는 오픈 샌드위치 브루스게따가 안보이길래 한참을 찾다가 “브루스게따는 이제 안 하나요?”라고 물어보니 브루스게따와 샐러드는 다음 주 화요일부터 다시 진행할 거라는 답변을 들었다. 브루스게따가 포만감이 있어 브런치 메뉴로 제격이었는데 아쉬운 대로 까논치니세트와 초코 헤이즐넛 크루아상, 살레를 주문해서 먹었다.

살레는 몰또의 대표적인 에스프레소 메뉴로 커피, 크림, 소금이 들어있어 숟가락으로 크림과 에스프레소를 같이 떠 마시면 된다. 소금이 있어 약간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다. 지난번에는 아메리카를 드셨던 엄마도 이번에는 살레를 같이 드셔 보시라 주문을 해줬었는데 마치 달고나를 먹는 것 같다고 하셨다. 까논치니 세트는 피스타치오, 커스터드, 헤이즐넛 3가지 크림이 있었는데 달달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로 에스프레소와 잘 어울렸었다. 디저트인 까논치니 세트만 먹기에는 배를 채우기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 초코 헤이즐넛 크루아상을 같이 주문했었다. 제공해준 물티슈로 손을 닦고 손으로 찢어서 먹었는데 손에 초코가 묻어날 정도로 초코가 범벅이었던지라 달달했고 크루아상 또한 바삭한 식감을 자랑해 만족스러웠었다.

명동성당과 어우러진 단풍은 참 예뻤다. 다만 내가 조금 늦었던 건지 단풍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진 것 같아 그 점은 아쉬웠다. 그래도 역시 예뻤던 몰또. 역시 단풍 뷰로 명성이 자자할 만했었다. 엄마에게 명동성당과 어우러진 단풍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가을에 와서 단풍 뷰를 보자 했던 약속이 드디어 지켜졌다며 소원 성취를 했다고 하니 웃으셨다. 예쁜 단풍 뷰를 보고 있자니 욕심이 생겼다. 불현듯 노을이 지는 시간에 와도 뷰가 예쁠 것 같아 그때도 와보고 싶어졌다. 아마 머나먼 이야기겠지?


몰또에서 충분히 경치를 감상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지난봄에 방문했을 때만 해도 유령도시 같았던 명동에 오랜만에 활기찬 모습이었다. 거리에 사람들이 많은 명동이 내심 반가웠었다.


단풍 뷰로 유명한 카페는 찾아보면 예쁜 곳들이 참 많이 있다. 그런 곳들을 다 가보고 싶었지만 시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최대한 가볼 수 있는 곳을 선정해서 단풍을 구경하고 커피 한잔 마시며 낙엽이 떨어지기 전 느지막히나마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내년은 더 많은 단풍 뷰 카페를 찾아볼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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