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이 재밌어졌어요

by 방구석여행자

센터 수업을 시작한 후 선생님을 만났는데 소리를 내야 하는 아들 녀석이 처음에는 소리를 안 냈다고 하셨다.


“어머님, 소리가 나야 하는데 소리가 안 나요”


아이에게 소리가 안 나자 '왜 소리가 안나지?‘하고 걱정을 하셨었는데 다행히 수업을 진행하면서 선생님이 소리를 내시자 선생님의 입모양을 보면서 따라서 소리를 냈다고 걱정을 덜었다고 하셨다. 아들 녀석이 점점 선생님의 입모양을 많이 보고 따라 하려고 한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치료실은 수업하는 교실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자리 잡은 걸까? 어린 나이에 그렇게 구분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치료실에선 그렇게 모방을 잘한다고 하셨는데 치료실 밖만 나오면 선생님도 속수무책이셨다.


소근육 발달을 위해 두 개의 손가락을 이용해서 자판기 놀이를 하며 동전을 집어 자유자재로 돌려 구멍에 넣을 수 있도록 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셨다. 저금통 같이 가로로 구멍이 나있는 건 구멍에 제법 잘 넣는 것 같은데 세로로 구멍이 뚫린 건 아직 힘든 아들 녀석이다. 트램펄린 같은 경우에 아직 두발로 뛰지는 못하지만 선생님의 손을 잡으면 무릎을 지탱하여 두발을 움직인다고 하셨다. 선생님이 뛰는 모습을 보며 잘 안되지만 따라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집에서는 도대체 왜 계속 트램펄린 뛰는 연습을 진행하려고만 하면 안아서 뛰어달라는 걸까? 연습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았었다. 선생님께서는 처음엔 중력과 반동을 체험해주기 위해 안아주셨었지만 시간이 지나고는 안아주지 않는다고 하셨다. 단호할 땐 단호해야 될 필요가 있는 것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트램펄린 위에 서서 수업시간에 두발을 움직였던 모습을 다시 보여주겠다고 하셨었지만, 아들 녀석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다음 기회에 보기로 했다.


수업이 끝나고 아들 녀석과 키즈카페를 놀러 갔었다. 아들 녀석이 뛰진 못해도 또래들이 뛰는 모습에 따라 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트램펄린 위에 가만히 서있다가 갑자기 선생님 말씀처럼 무릎의 반동을 느끼며 도움닫기 모션을 취했었다. 이 모습만 봐도 아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겠기에 감격스러웠었다. 정말 선생님 말씀처럼 조만간 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두발로 뛰기 시작하면 더 신나는 세상이 열릴 텐데. 아들 녀석이 빨리 두발로 뛸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 발달 단계에서는 모방을 많이 하는 게 좋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치료실에서만이라도 모방이 많이 나와서 의미가 있었다고 하셨다. 내가 집에서는 입 모양을 따라 하라고 보여줘도 보지 않는다고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니 선생님께서 이제 치료실에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으니 치료실에서 많이 하게 되면 집에서도 모방이 많이 나올 거라고 염려 말라고 하셨다. 언제쯤 수업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모방이 재밌어지는 날이 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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