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부리지 말자

by 방구석여행자

센터와 병원을 오가느라 정신없이 바쁜 화요일이 돌아왔다. 화요일은 정말 왔다 갔다 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빠르게 지나간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너의 성장 속도도 빠르게 흘러가면 좋으련만 이 또한 엄마 욕심인 걸까.


센터 수업

센터에서는 계단 오르락내리락 활동을 진행했다고 하셨다. 손을 끝에 조금만 잡아주면 거침없이 한 발 한 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원래 겁이 많은 아이인데 겁 없이 즐기면서 했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다리 힘이 조금 생긴 것 같다고 하셨다. 요즘 계단 오르락내리락하는 걸 이렇게 좋아하다 보니 계단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아마 계단 오르는 게 나름 재미도 있고 한 발 한 발 오를 때마다 ‘내가 올랐구나!’하는 성취감 같은 게 드는지 행복해하는 것 같다. 나는 원래 계단 오르는 걸 좋아했었고 아들 녀석이 힘들까 봐 아들 녀석과 외출할 땐 주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다리 근육도 키워줄 겸 계단으로 다닌다. “계단으로 올라가자” 하면 총총총, 한 발 한 발 오르는 녀석이 귀엽다. 트램펄린 뛰는 것도 다리 지탱하고 서서히 움직이려 하는 모습 보이며 계속 연습은 하고 있는데 아직 두발을 띈다는 건 조금 두려운 모양이다. 뗄 것 같으면서도 안 떼어지는 너의 두 발에 애간장이 녹는다.


입술 부딪히는 소리가 조금씩 나온다고 하셨다. 아들 녀석의 수업하는 걸 밖에서 들어보면 “음마 음마” 하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정확히 “엄마”는 아니지만 비슷한 소리가 조금씩 들리는 것도 감격스러웠다.


우리 아들 녀석 같은 경우 누군가를 따라 해서 소리를 낸다는 게 중요한데 선생님 입모양을 따라서 “오”와 같은 소리를 낸다고 하셨다. 요즘에는 호명 반응도 그럭저럭 잘돼서 이름을 부르면 쳐다보거나 손을 들고 “네”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반응도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혓소리가 아직 안 나와서 혓소리인 “네네“소리와 메롱을 연습하고 있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요즘 수업할 때 애교와 웃음이 많아져 귀엽다고 하셨다. 선생님과도 처음보다 더 많이 친해진 것 같아 흐뭇하다.




병원 수업

병원에서 인지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제일 먼저 선생님과 퍼즐 조각 맞추기 연습을 했는데 2조각을 할 때는 잘했었지만, 3조각째 퍼즐을 맞춰보자고 했을 때는 짜증을 냈다고 하셨다. 아직은 2조각이 최선이었던 걸까.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조금씩 조각 수를 늘려보겠다고 하셨다. 지금 연령에서는 양손 사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양손 사용을 할 수 있도록 선생님께서 독려하셨지만, 아들 녀석 아직은 양손을 사용하는 게 어렵고 힘든지 무조건 한 손으로만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그게 더 힘들어 보이는데 아직은 익숙지 않은가 보다. 한 손으로 하고 싶은 걸 하고, 다른 한 손은 뭔가를 잡고 있는다. 그렇게 꼭 잡고 있어야 안심이 되는 듯 한 녀석이다.


이제 선긋기는 제법 잘한다고 하셨다. 이전에는 선긋기를 하자고 하면 낙서의 형태만 보였다면 이제는 선의 형태가 조금씩 보인다고. 손의 힘이 생긴 것 같다고 하셨다. 구멍에 동전 넣기는 저금통 같은 가로로 된 구멍에 동전을 넣는 건 잘했었는데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돌려서 세로로 넣어야 되는 건 아들 녀석 입장에서는 난이도가 꽤 있나 보다. 세로로 된 구멍에 동전을 넣는 건 고전하고 있다. 손을 돌려서 자유자재로 쓸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 그게 부족하다 보니 잘 안 되는 것 같다. 양손 사용과 구멍에 동전 넣기 연습을 동시에 하기 위해 막대를 가지고 구멍이 있는 도형에 끼워 넣는 연습을 집에서도 많이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피드백을 해주셨었다. 집에서 열심히 해보자 아들내미.


치료를 시작하면 잭팟 터지듯 빠르게 터질 줄 알았던 너의 성장 속도는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아이마다 받아들이는 속도가 다른 것이고 너는 너의 속도에 맞춰가고 있는 거겠지.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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