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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Dec 25. 2022

크리스마스를 맞아 찾아가면 좋은 카페투어

바야흐로 올 한 해도 이제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괜히 12월만 되면 마음이 들뜨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시간을 쪼개 미리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아 찾아가면 좋을 카페를 둘러보고 왔다.


동화 속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로즈스텔라정원

로즈스텔라정원은 이미 몇 년 전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 가본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에도 예뻤다고 생각하여 자주 가고 싶었는데 남편이 카페에 있는 꽃들로 인한 알레르기였는지 카페 있는 내내 기침을 해서 그 이후론 가지 못했었다. 나는 정말 좋았었는데 짝꿍이 그러니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SNS에 예쁜 카페로 많이 알려지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엔 다른 짝꿍인 엄마와 찾게 되었다.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카페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카페를 찾았다. 평일 카페 문을 열기 조금 전 찾았는데도 카페에는 사람들이 많아 다시금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오픈시간이 되자 사장님이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나오셨다.


”오시는데 힘드셨죠? 얼른 문 열어드릴게요 “


내가 기억력이 많이 없어졌는데 사람 얼굴은 그래도 참 잊어버리지 않고 잘 기억한다. 몇 년 전 방문했을 때 그 사장님 그대로셨다. 카페 문이 스르르 열리고 카페를 들어서자 첫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어서 반가웠다. 게다가 이번에는 크리스마스트리와 그 외 장식까지 더해 원래 동화 같은 공간이었지만 더더욱 동화책 속에 빨려 들어갈 것처럼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붐비기 전 크리스마스트리 앞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부터 찍었다. 그래도 다행히 평일이고 이른 시간이라 그랬어서인지 걱정했던 거에 비해 사람이 많이 붐비지는 않았었다.


카페를 찾아온 사람들은 나처럼 너도나도 짝꿍들과 함께 사진 삼매경에 빠져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노트북을 들고 와서 조용히 그들의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들을 보며 나도 나중에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카페가 조금 한가해진다면 노트북이나 읽을 책을 챙겨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디저트와 커피를 다 먹고 야외에서 카페를 탐색하며 구경하는데 사장님이 다가오셨다.


”오늘 춥지 않아 다행이에요. 나중에 봄에 벚꽃 피고, 여름에 라벤더와 수국이 피면 그때 또 놀러 오세요. “


아무래도 사장님도 따님과 함께 카페를 운영하고 계셔서인지 엄마와 카페를 방문했던 우리 모녀 테이블에 신경이 쓰이셨던 것 같았다. 계속 우리 테이블로 오셔서 말을 걸어주셨었다.


내가 로즈스텔라정원이란 카페를 안건 몇 년 지나지 않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님은 내가 알기 훨씬 오래전부터 이런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카페를 가꾸고 계셨었다. 그리고 그 카페를 지금 성장한 따님과 함께 예쁘게 만들어가고 계신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이 예쁜 공간이 계속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벚꽃이 핀 봄, 라벤더와 수국이 핀 여름, 그리고 국화, 코스모스 등 여러 가지 가을 들꽃으로 꾸며질 가을, 또 크리스마스 시즌의 겨울 등 앞으로는 어떻게 꾸며놓으실지 내년 로즈스텔라정원으로의 방문이 기대가 된다.



외국 노천카페에 간 듯한, 몰또 에스프레소 바

몰또 에스프레소 바를 처음 찾았던 건 지난봄이었다. 그때는 몰랐었다. 이렇게 계절마다 찾게 될 줄은.

봄에 처음 나 홀로 찾았을 때 명동성당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모습이 이국적이었다. 또한 탁 트인 노천카페가 요즘 해외여행을 못했던 나에게 외국에 놀러 온 것처럼 그간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이렇게 좋았던 곳에 혼자만 와본 것이 아까웠다. 사랑하는 누군가와 또 찾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다시 찾았다. 엄마와 함께 가니 혼자 갔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다른 감성이 보였다. 카페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가을에 울긋불긋 단풍이 옷을 입으면 참 예쁘겠다는 이야기를 둘이서 했었다. 그래서 가을에 한번 더 찾았었다. 그렇게 세 번을 찾아갔던 몰또였는데 또 갈 일이 있을까 싶었다.

봄에 나 홀로 처음 찾았을 때의 몰또
엄마와 함께 두번째로 찾았던 몰또
가을 단풍시즌에 세번째로 찾았던 몰또

얼마 전 SNS에 크리스마스에 찾아가면 좋을 카페 장소로 몰또가 뜨겁게 달궈졌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안 가볼 수 없었다. 몰또니까. 인천에 사는 내가 굳이 명동을 찾았다. 몰또의 크리스마스를 보기 위해. 이번에도 엄마와 함께였다. 예쁜 건 같이 봐야 더 좋으니까. 몰또를 벌써 4번째 찾은 나를 보던 친구가 웃으면서 한마디 했었다.


“너 그 카페 왜 이렇게 자주가?”


너도 한번 가보면 내가 왜 그렇게 자주 가는지 알 거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 갔을 땐 좀 달랐다. 몰또는 3층에 있는데 평소라면 계단으로 올라갔을 텐데 계단을 올라가려 하자 못 보던 직원이 1층에서 말을 건네왔다.


“몰또 오셨어요?”

“네”

“아 그럼 옆에 엘리베이터로 올라가세요. 계단 입구는 막아놨습니다”


네 번째 몰또였는데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왜 그런지 짐작이 됐었다. 직원까지 통제하는 정도라.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건지 두려웠다.


“엄마 사람이 엄청 많은가 봐”

“그러게”


내 예감은 적중했다. 평소와 달랐다. 우리가 방문했던 건 평일 오전 카페 문을 여는 시간이었는데 벌써 이렇게나 사람이 많다니. 그래도 다행히 대기는 없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메뉴를 주문하러 갔었다. 몰또의 대표 사이드메뉴인 브루스게따를 기대하고 갔었는데 역시나 크리스마스시즌에도 브루스게따는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 늘 몰또 가면 먹는 단골 디저트인 까논치니세트를 주문했다.

명동성당과 몰또, 게다가 크리스마스트리라니. 대단하진 않았지만 낭만적이었다. 비록 크리스마스트리만 덜렁 있었지만 주변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밤에 전등이 들어오면 더 황홀했겠지만 낮에 왔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유명한 영어 문장 중 이 문장이 생각이 났다. “SIMPLE IS THE BEST"라고. 몰또의 크리스마스 시즌과 어울리는 문장이었다. 사람이 더 많아지기 전에 이제 그만 가자고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다. 출구조차 바뀌어버린 몰또. 주변 직원분께 여쭤보았다.

크리스마스 시즌 네번째 몰또

“출구도 계단으로 못 내려가는 건가요?”

“네, 출구도 올라오셨던 것처럼 엘리베이터로 가셔야 합니다. 계단으로 오는 통로를 막아놨어요.”

“이전에는 안 그랬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사람이 많아졌나 봅니다.”

“네 맞습니다. 크리스마스시즌에만 찾아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져서 이렇게 하고 있어요. 그래도 다음부터는 계속 엘리베이터 타고 다니세요. 계단으로 오기 힘들잖아요.”


직원분의 말 한마디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우리가 나오니 대기라인에 사람들이 북적였었다. 일찍 서두르기 잘했었단 생각이 들었다.


SNS를 보다 보면 크리스마스에 찾아가면 좋은 카페, 장소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중에 2군데를 선별해서 다녀왔었다. 가고 싶은 곳은 많았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더 많이 다녀오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이번 크리스마스였다. 본의 아니게 내가 사는 곳 인천을 대표하는 크리스마스 카페와 서울을 대표하는 크리스마스 카페를 다녀온 것처럼 되어버렸다. 2곳에서 모두 좋은 시간을 보냈기에 만족한다. 그러니까 이렇게 글도 썼겠지. 어쨌거나 저쨌거나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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