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것들을 사랑하는 일을 읽고

by 방구석여행자

이 책을 처음 만났던 건 동네에 가까이 있는 독립서적을 팔고 있는 작은 카페에서였다. 책 제목 <사라질 것들을 사랑하는 일> 이란 문구를 보고 관심이 안 갈 수 없었다. 책 제목만 봐도 작가에게 어떤 슬픈 일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서 책을 구매하자마자 비닐부터 뜯었다.


처음에 비닐을 뜯자마자 키우던 고양이를 떠나보낸 집사의 고양이에 대한 그리움의 이야기라는 걸 알았을 때 동물을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나는 이 책에 반감이 들었다. 책을 펴자마자 처음 들었던 생각이 ‘아 괜히 샀다.’ 였으니까. 그런데 이미 비닐까지 뜯은 마당에 다시 환불할 수도 없었고 ’어디 한번 읽어보자 ‘ 싶어 읽어봤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고양이 아니 동물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여전히 동물은 내게 무서운 존재이지만 싫진 않아 졌다.


작가는 2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집사였는데 그중 한 마리가 그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19살 노묘 고양이 앵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앵오를 떠나보낸 후 작가가 어떻게 슬픔을 극복해 나가는지에 대한 과정, 그리고 지금 작가옆에 남아있는 아깽이를 향한 사랑에 대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읽는 내내 작가의 앵오와 아깽이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특히나 떠나보낸 앵오에 대한 가슴 절절한 그리움, 슬픔 그리고 남아있는 아깽이는 떠나보냈을 때 조금이나마 덜 후회하고자 잘해줘야겠다는 작가의 다짐 등도 느껴졌다. 어쩌면 아깽이가 남아있었기에 앵오를 먼저 떠나보냈어도 작가가 살아갈 이유에 대해 찾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묘를 키우는 지인 중에 키우는 고양이가 본인을 싫어한다는 고민을 토로했던 지인이 있었다. 작가의 고양이인 앵오또한 예민하고 겁이 많은 고양이었던지라 처음에 작가를 만나 작가집에 왔을 때 한동안 작가와 친해지기 어려웠던 고양이었다고. 그래서 그런지 나의 지인의 고양이 또한 그렇지 않을까 싶어 책을 읽어나가는 내내 그 지인이 생각이 나서 이 책을 추천해 주었다.


책을 읽다 보면서 느낀 건 반려동물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 내가 아이를 잃어버리거나 아이를 먼저 보내게 된다면 어떨까? 과연 나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심정으로 책을 대했다. 아이가 잠깐 없을 때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편한 건 분명 맞다. 그러나 잠깐 없는 것과 잃어버리거나 사라지는 건 다른 일이었다. 과연 이와 같이 세상이 무너질 듯한 슬픔을 느낄 것 같았고, 지금 내 옆에 있는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를 이입해서 읽으며 아이를 향한 나의 사랑에 대해서도 다시금 깨닫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주변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지인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항상 “우리 아기 키우는 거랑 똑같네, 애기나 반려동물이나 다를 게 없네 “ 이런 이야기를 종종 나눴었다. 육아와 육묘는 대상의 차이일 뿐, 그들을 대하는 자세와 사랑하는 마음의 무게와 크기는 결코 다르지 않았다. 사랑에는 동물이건 사람이건 정도가 없었다.


아마 나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 옅어지거나 아이가 한없이 원망스러워질 때 다시금 이 책을 펼치게 될 것 같다. 지금 내 소중한 아이가 건강하게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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