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어보지 못해서,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을 읽고 난 후
나는 41개월 차 아들 녀석을 둔 엄마다. 우리 아들 녀석은 현재 제대로 된 단어를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발달이 늦은 데에는 엄마인 내가 아이에게 자극을 잘 주지 못해서인가 싶어 여러 육아 정보서나 인터넷에 나오는 육아정보들을 찾아보면서 조금이나마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도통 트이지 않는 아들 녀석의 말문. 그러다 하나의 책이 눈에 띄었다. 바로 [내가 들어보지 못해서,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이란 책이었다.
이 책은 네 아이의 자녀를 육아했던 정신과의사가 육아 상담을 위해 자신을 찾아온 부모들의 육아에 대한 에피소드를 상담해 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무심코 아이에게 뱉은 말들이 혹시나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말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예시와 같은 상황과 무심코 내뱉는 말 그리고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에 대한 방법까지 제시해 주어 아이와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난감한 나 같은 초보엄마에게 딱 제격이었다. 41개월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말을 못 하는 아이 앞에서 아이의 말문을 열어줄 대화법은 무엇인지, 내가 하는 말에 아이가 상처를 받는 건 아닌지, 어떻게 말해야 아이가 상처를 받지 않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혹여나 ’ 내가 이 책을 너무 늦게 읽은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다양한 상담사례를 읽어보니 영유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아이들의 일로도 정신과 의사인 작가에게 상담을 하는 부모들의 사례를 읽어보며 아직 늦지 않았다고 느꼈다.
요즘 아이가 말은 못 하지만,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고집이 생긴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자기뜻대로 하려는 게 많아 속수무책이다. 이럴 때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버릇이 나빠지는 거 아닌가? 하는 고민이 요즘 많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고민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고, 나 또한 길을 찾고 위로받은 느낌이었다.
아들을 많이 사랑하고 아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키우고 싶은 육아를 지향했었고 그동안도 그렇게 키웠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요 몇 달 새 아들이 유치원을 가기 시작하고 새로운 환경을 적응해야 하기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게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고 시간에 쫓기는 듯 아들을 다그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뜨였다.
이 책에 나오는 작가와 작가의 선배처럼 집에서만큼은 아이에게 편안함과 휴식을 제공하고 싶고, 언제든지 나를 믿고 의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여태까지 그런 엄마였는가? 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도 아이를 다그치지 말고 즐거움으로 아이를 대하고 믿고 기다려준다면 머지않아 아이도 이 믿음에 보답하지 않을까 싶다. 여태까지 조금씩 그래왔던 아이였으니까.
이 책은 아이를 키우면서 지금과 같은 아이에 대한 견고한 내 마음이 무너지려고 할 때 두고두고 읽으면서 육아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넌 나의 보물이야” 작가가 예시로 아이에게 들려주면 좋은 말이라고 소개해준 말이었다. 나는 이 말이 귓가에 맴돈다. 참 신기하게도 말을 못 한다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건 아니었다. 나는 아이의 잠을 재울 때마다 귓가에 대고 “사랑해”라고 속삭여주는데 그때마다 이 말을 들은 아들 녀석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마치 이 말이 좋은 말이란 걸 아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