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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Jun 16. 2024

검정토끼

이 그림책을 처음 알았던 건 작년 그림책연수 때였다. 그때 한 선생님께서 본인이 좋아하는 그림책이라고 하시면서 추천해 주셨던 그림책 <검정토끼>. 그때는 흘려들었었는데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반가웠다. 이 책을 보자마자 환경오염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고 있는 책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검정토끼는 뭘 이야기하고 있는 걸까?


검정토끼 한 마리가 바스락 폴짝. 검정토끼들이 폴짝폴짝한데 모였다. 덜컹거리는 트럭에 실려 숲 속으로 떠나는 검정토끼. 새벽 숲, 검정토끼가 풀 속으로 폴짝 뛰어든다. 푸른 냄새 가득한 숲 속 여기저기에 검정토끼들이 흩어진다. 숲 속에서 푸른 나무만큼 커지고, 어느새 푸른 나무보다 커버린 검정토끼. 너무 커져서 터지고 풀려버린 검정토끼와 그리고 흘러나와버린 검정토끼 속의 알록달록한 내용물들.


알록달록한 검정토끼 속의 내용물들이 군데군데 퍼져나가 어느새 하늘로 두둥실 날아올라 바닷물 속에 가라앉게 되었다. 이 가라앉은 내용물들은 계속 썩지 않고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변해버린 물고기들을 보여주며 이 책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원래의 이 책의 표지는 검정토끼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그런지 검정토끼가 그려진 표지는 없고, 초록색의 알록달록한 것들로 덮여있는 토끼가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표지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책이니만큼 그럴 수 없었던 점이 아쉽지만 이해는 됐다.


짐작했겠지만 검정토끼는 검정봉투를 상징한다. 검정봉투 안에는 우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러 쓰레기들을 두서없이 마구마구 버리게 된다. 재활용되지 않는 이 쓰레기들은 터지고 터져서 여기저기 흩어지게 되고, 두둥실 날아올라 산과 바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바닷가에 쓰레기를 버리면 그 쓰레기는 썩지 않고 계속 있고, 이 쓰레기들이 바닷물을 오염시키고, 물고기들을 죽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적이 있었다. 이 책을 보니 그 내용이 떠올라서 가슴이 아팠다. 또한 뒷면지에 그려진 수산물트럭을 보며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먹고 우리가 버린 쓰레기 옷을 입고 기괴스럽게 변한 물고기들은 결국 우리 입속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걸 망각하면 안 되겠다.


요즘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온난화도 심각한 사태에 이르렀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 나라들의 날씨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는 소식도 뉴스에서 간간히 들을 수 있다. 우리가 과연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었다. 나도 처리하기 힘든 쓰레기를 그냥 생각지 않고 검정봉투에 넣어버릴 때가 더러 있었다. 그런 나를 이 책을 보며 반성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라는 말이 있듯 쓰레기를 버릴 때에도 한번 더 생각해서 버려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함께 조금씩이라도 지켜나간다면 급변하는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의 속도에 약간의 브레이크를 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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