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수국, 겨울에는 동백이 유명한 여행지, 카멜리아 힐
엄마와 함께 단둘이서 처음으로 떠났던 제주도. 그때는 차를 빌려서 갔었는데 계획 없이 가고 싶었던 곳 여기저기 마구잡이로 갔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제주도를 여행할 때면 전략적으로 동쪽만 돌고, 서쪽만 돌며 효율적인 루트를 정해서 돌아다니는 것과는 달랐다. 첫 제주여행이었어서 그랬는지 남쪽으로 갔다가 북쪽으로 갔다가 숙소는 또 서쪽이었고 참 의욕적으로 여기저기 잘 돌아다녔다. 동선이 꼬일지라도 그런 건 상관없었다.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을 가는 것이 마냥 좋았었다. 그중 가장 좋았던 곳은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져 버린 수국과 동백이 유명한 카멜리아 힐.
엄마와 내가 처음 제주여행을 갔던 당시만 해도 이곳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날 비가 왔었는데 엄마랑 둘이서 같이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고 나란히 걸으면서 수국을 구경했다. 제주도 카멜리아힐에서 여태까지 살면서 처음 봤던 꽃이었다. 무슨 꽃이냐고 엄마에게 물었고, 엄마가 수국이라고 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와중에도 형형색색의 수국은 너무 예뻤다. 예뻤는데, 내 문장력으로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카멜리아힐을 산책하면서 머지않아 이곳도 금방 유명해질 거야 라고 조심스레 예상했었는데 그 예상은 곧 현실이 되었다. 이곳은 여름은 수국, 겨울은 동백이라는 말을 들었다. 겨울에는 동백이 흐드러지게 필 거라는 정보도 입수했다. 엄마와 약속을 했다. "우리 꼭 겨울에 이곳에 와서 동백을 보자"라고. 거짓말처럼 그 약속이 실현이 되었다. 이듬해 우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겨울에 다시 제주도의 카멜리아 힐을 찾았다. 동백을 보러. 이곳은 몇 년 새에 정말로 유명해졌고, 찾는 사람도 많았다. 예쁘게 꾸며 놓은 이곳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늦겨울에 갔던 우리는 아쉽게도 너무 따뜻해져 버린 날씨 때문에 우리가 그토록 염원했던 동백은 지고 없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동백은 볼 수 없었지만, 듬성듬성 동백이 보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에는 좀 더 이른 겨울에 찾아와서 봐야 되겠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