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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에서 당장 나가

누군가를 미워해본 적 있나요?

by 방구석여행자

“이젠 너와 함께 하는 방법을 조금은 알 것 같아.”


내 마음속에 지금 어떤 마음이 있나요?

혹시 누군가를 향한 미움과 증오로 가득 차 있나요?

그렇다면 이 책을 본다면 누군가에 대한 미움과 증오에 대한 마음을 해소하고 다른 긍정적인 마음으로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느 날 생쥐의 방에 곰(곰오)이 느닷없이 찾아온다. 주인이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마음대로 방에 침입해서는 허락도 없이 머무른다. 게다가 곰오는 생쥐를 계속 괴롭히기까지. 생쥐는 곰오가 빨리 자신의 방에서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이 방법도 써보고 저 방법도 써보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곰오가 빨리 자신의 방에서 나가길 간절히 기도도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미움과 증오가 커질수록 곰오는 걷잡을 수 없이 더 커져갔다.


‘내 방에 곰오가 가득 찼어!’


이 대사에서 생쥐의 마음을 방에 빗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곰오를 향한 미움과 증오의 감정이 마음에 가득 찼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이 있듯 안 되겠는지 생쥐는 자신이 집을 떠났다. 집에서 떠나 곰오를 안 보고 다른 일에 몰두하다 보니 곰오를 미워하고 증오했던 마음이 해소되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듯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보니 나쁜 감정이 사라진 걸까? 우리는 때론 거리를 두고 떨어져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생쥐는 그렇게 마음의 성장을 이루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곰오를 맞을 준비를 한다. 그러나 생쥐가 집에 갔을 때는 곰오가 없었다. 생쥐는 곰오가 어지럽힌 흔적을 청소한다. 그토록 바라던 곰오가 나갔는데 참 이상하게도 생쥐의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

곰오가 돌아오자, 생쥐는 진정으로 곰오를 받아들이고 반겨준다. 이러한 생쥐의 성장이 멋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생쥐를 괴롭히는 곰오를 보면 초등학교 다닐 때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관심을 표할 때 못살게 굴던 짓궂던 남자아이들이 떠올랐다. 또한 곰오에게 당하고만 있던 생쥐를 봤을 때는 토끼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말하지 못하는 곰씨가 나오는 <곰씨의 의자> 그림책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시 돌아와서 생쥐가 곰오를 미워했듯 살면서 누군가를 뼛속깊이 미워하고 증오해 본 적이 있었나 돌아본다. 가끔(?) 남편과 심하게 다툴 때 잠시 떨어져 있으면서 생각할 시간을 가질 때가 있다. 싸울 땐 정말 너무 밉고, 증오의 마음이 가득한데 서로 생각할 시간을 두고 떨어져 있으면 걱정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었다. 마치 생쥐처럼 말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사람과 이 책을 나누고 싶다. 생쥐처럼 곰오를 향한 미움과 증오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따뜻하게 품어주며 성장할 수 있도록, 귀여운 그림도 참 매력적이었던 그런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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