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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베르겐 시내 한눈에 바라보기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여행 가치관

by 방구석여행자

드디어 고대하던 노르웨이 제2의 도시라고 꼽히는 베르겐에 도착을 했다. 베르겐에서의 첫 일정은 점심 먹기. 아침부터 오랜 이동으로 인해 출출했던 배를 채웠고, 베르겐에서 어디부터 가야 할까 고심했다. 그런 우리는 일행 중 한 분이 베르겐의 유명 작곡가인 그리그의 생가를 둘러보고 싶다 하셨고, 그쪽을 먼저 돌아보기로 방향을 잡았다. 가볍게 그곳을 구경하고 나와 본격적으로 베르겐 시내투어를 시작하기 전, 베르겐 시내의 전망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플뢰엔 산 전망대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참이었다.

플뢰엔 산 전망대 케이블 승강장에 도착을 했던 우리. 전망대에 올라가려면 케이블카를 타야 하는데 케이블카의 탑승 가격이 어마어마했었다. 이미 전 날 페리와 산악열차 탑승으로 노르웨이 물가의 매운맛을 봤던 우리는 케이블카 탑승 가격을 보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엄마와 일행분들과 함께 의논을 했다. 솔직히 혼자였다면 탔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 혼자 갔던 여행이 아니었기에 엄마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그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굳이.... 올라갈 필요 있을까요?"


물론 다들 원래 새로운 곳으로의 방문을 갈망하듯 다들 전망대에도 올라가 보고 싶어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 가본 곳인데 왜 안 그렇겠는가. 그러나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고 따져봤을 때 아니라는 생각이 나도 그렇고 모두 한마음이었던 것 같다. '다른 곳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우린 플뢰엔산 전망대에 방문하는 것은 불발되었다.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가이드님이 우리를 가이드하시면서 "전망을 보기 위해서는 꼭 플뢰엔산전망대 말고도 차를 타고 올라가면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좋은 곳이 있어요." 차를 타고 우리를 한 언덕에 세워주셨고, 우리는 플뢰엔산전망대 대신에 한적한 곳에 내려 베르겐 시내의 경치를 조망했다.

"여기서 봐도 좋은데요?"


물론 어떤 이들은 플뢰엔산 전망대에 비해서는 한없이 초라하고, 볼품없는 전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엄마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분들도 만족하셨다. 이를 통해 여행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목적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어느 이름 모를 언덕 꼭대기에서 베르겐 시내의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 상황에서 쓸 말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라는 말이 있는데 굳이 남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라고 힘들게 다 찾아갈 필요는 없다는 걸 알았다. 아니어도 그걸 대체할 다른 좋은 순간을 찾으면 될 일. 그리고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던 이 한적한 뷰도 나는 나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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