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좋아하시던 음식, 나도 좋아하게 되었다

인천대공원 그리고 그 근처의 연락골 추어마을에서 먹는 이색 고추장 추어탕

by 방구석여행자

쌀쌀한 칼바람 그리고 입김이 호호 나는 겨울이 오면 유난히 더 뜨끈한 국물음식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가. 아빠 덕분에 처음 먹게 되었던 얼큰하고 칼칼한 연락골추어마을의 고추장 추어탕이 생각난다. 원래 추어탕 하면 우거지 추어탕만을 생각했었던 나는 어느 날 어렸을 적 아빠 손에 이끌려 고추장에 국수와 수제비, 각종 채소들과 미꾸라지를 넣어 만든 빨간 추어탕을 먹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는 처음 먹게 되는 그 추어탕이 왜 그렇게 낯설었던 것인지. 그때 이후로 그 추어탕은 한 번도 찾지 않았었다. 부모님이 추어탕을 먹으러 가자 하시면, "고추장 추어탕이야? 우거지 추어탕이야?"라고 물어보는 게 먼저였고, 고추장 추어탕이라고 하면 가지 않았었다. 그땐 왜 그랬을까.

성인이 되고 나서 다시 한번 부모님과 인천대공원을 놀러 갔다가 근처에 있는 고추장 추어탕이 생각나서 먹으러 가게 되었다. 그때도 가고 싶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음식에 대한 선택지가 없었다. 그렇게 다시 부모님 손에 이끌려 고추장 추어탕을 먹으러 갔는데, 분명 똑같은 재료에 똑같은 요리인데 칼칼하고, 얼큰한 게 왜 그리 맛있었던 건지. 그때부터 고추장 추어탕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칼칼하고 얼큰한 게 술을 마신 후 해장하러 가기에도 딱 좋을 것 같았다.

얼마 전 내가 사는 인천에 대해 취재할 일이 있어 취재를 하게 됐는데 그중 부모님과 차를 타고 다녔던 고추장 추어탕이 모여있는 마을이 연락골 추어마을이라는 곳이라는 걸 알았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거리, 장소에 대한 감각이 없었던 나는 그곳이 어렸을 적부터 소풍 다니면서 사계절 내내 놀러 다녔던 인천대공원과도 아주 가깝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 세계적 복병이 있기 전, 엄마와 함께 오순도순 인천대공원을 산책하며 거닐다가 자연스럽게 연락골추어마을로 넘어가서 고추장 추어탕을 먹었었다. 그곳은 두부도 즉석에서 직접 구워 먹을 수 있었는데 따끈따끈한 두부도 고소하니 맛이 좋았고, 오랜만에 먹었던 고추장 추어탕의 맛도 참 좋았었다. 추어탕의 맛은 변하지 않았을 텐데 내 입맛이 변했다.

비록 취재 때문이었지만, 오랜만에 추억이 깃든 장소인 인천대공원과 그 옆에 있는 연락골추어마을에서 뜨끈한 추어탕 한 사발 먹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못 가본 지 너무나 오래되었는데 호호 불면 입김 나는 요즘 같은 추운 겨울에 동심으로 돌아가 인천대공원 눈썰매장에서 신나게 눈썰매도 즐기고, 따끈하면서도 얼큰한 고추장 추어탕 한 사발 들이켰으면 싶다.


아빠, 이 맛있는 음식 알려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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