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뚜벅이로 떠났던 두 번째 제주도의 카멜리아 힐

by 방구석여행자

엄마와 단둘이 몇 년 전 여름 제주도를 처음으로 여행을 갔었다. 처음 갔던 제주도에서 나는 욕심이 너무 많았고, 가고 싶은 곳도 너무 많았었다. 그중에서 고르고 골라 두서없이 갔었던 첫 제주여행에서는 아쉬움이 참 많았었다. 그래서 두 번째로 다시 엄마와 단둘이 제주여행을 도전했던 나는 선택과 집중으로 특정지역만 둘러보기로 결정했었다. 그 대신 우리가 선택했던 건 뚜벅이였다.

차를 빌리지 않고, 뚜벅이로 제주도를 여행하기로 결심했던 우리 모녀가 가장 먼저 선택했던 여행지는 바로 카멜리아 힐이었다. 지난 제주여행에서 엄마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제주도도 그렇고, 카멜리아 힐도 그렇고 다시 가게 되었다. 여름에 수국 천지였던 카멜리아 힐이 겨울에는 동백 천지로 변신 아닌 변신을 한다고 하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겨울의 카멜리아 힐이. 그래서 찾아갔었다. 뚜벅이로. 우리는 제주도에 도착해서 카멜리아 힐을 찾았는데 택시로 이동했었다. 두 번째로 찾은 카멜리아 힐은 처음과 많이 달랐었다. 처음에 갔을 땐 여름이었고, 수국이 만개했었던 풍경이었고, 관광지로 알려지기 이전이었어서 사람도 많지 않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런 좋은 기억 때문에 겨울에 동백이 유명하다는 말에 더욱더 '겨울에 와야지'하고 결심하고 갔었는데 두 번째로 만난 카멜리아 힐은 이제 많이 알려진 관광지라 그런지 사람도 바글바글했었고, 늦겨울이었어서인지 빨간 동백이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처음에 수국이 만개했었던 그런 풍경처럼의 동백은 볼 수 없었다. 힘들게 찾아갔던 만큼 아쉬움은 더 컸었다.

왜 제주도를 뚜벅이로 갈 생각을 했었을까? 교통이 편리한 수도권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고, 지하철이 없는 제주도에서의 뚜벅이 여행은 여간 힘든 일이었고, 고생스러웠었다. 너무나 광범위한 제주도로의 뚜벅이 여행을 말하자면 선택과 집중이었다. 엄마도 뚜벅이 여행 처음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했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하셨다. 그래도 고생한 만큼 기억에 더 남는다는 말이 있듯이 여행이 끝난 후 돌아봤을 때 차로 여행했을 때보다 엄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더욱더 기억에 남는 그런 여행이었다. 다음 겨울에는 꼭 빨간 동백이 만발하는 카멜리아 힐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