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기를 블로그에 기록했었는데 그 기록을 보고 다른 북유럽을 좋아하는 블로거와 교류를 하게 되었다. 그 블로거를 통해 우연히 북유럽 커뮤니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분의 소개로 그 커뮤니티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는 주로 눈팅만 하는데 그 커뮤니티에서 북유럽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레스토랑인 소공헌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그곳을 검색해보니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인 스뫼레브레를 맛볼 수 있다고 하여 덴마크 여행을 추억하고자'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라고 늘 생각하고 있던 곳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되었고, 마침 지금 일하고 있는 곳 근처였던 소공헌. 특별한 날 직장에 반차를 냈고, 아기 엄마였던 나는 홀로 시간을 갖고자 혼자서 소공헌을 찾았다.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인 스뫼레브레를 먹어볼 생각에 기대가 되었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처음 도착해서 번화가인 스트로에를 찾아가 먹었던 첫 번째 음식도 바로 오픈 샌드위치인 스뫼레브레였는데, 그때 그 여행에서의 설렘이 생각이 났다. 그러나 기대감을 안고 찾아갔던 소공헌에서 오픈 샌드위치는 크리스마스 메뉴로 인해 불발되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라 크리스마스 메뉴만 드실 수 있어요. 1인당 8만 원이에요."
고민이 많았다. 오픈 샌드위치를 먹으러 갔던 나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던 상황이었다. 1인당 8만 원이라는 코스요리를 과연 먹어도 되는 걸까 싶었다. 혼자 먹기에는 가격이 너무나 사악했지만 기대했던 레스토랑이었고, 회사에서 연말 상여금도 받았겠다 싶어 나 자신에게 써도 되겠다는 자기 합리화로 먹기로 결심했다.
안내받은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기다렸다. 코스요리의 처음은 애피타이저로 북유럽식으로 훈제한 연어요리가 나왔었다. 입안에 넣고 풍미를 느끼니 처음 코펜하겐에 가서 스뫼레브레 레스토랑에 앉아 연어 오픈 샌드위치를 먹었을 때의 그 훈제연어의 맛이 떠올랐다. 맛이 비슷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이었지만, 덴마크 코펜하겐의 번화가인 스트로에에앉아있는 것 같았다. 공교롭게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스뫼레브레를 먹었을 때도 혼자였는데, 서울의 한 복판에서 덴마크 전통음식인 스뫼레브레를 먹으러 갔을 때도 혼자였었다. 그래도 외롭지 않았었다. 먹는 내내 여행에서의 추억들이 떠올랐었기 때문에.
참고로 이날 소공헌 방문은 제일 처음에 애피타이저로 나왔던 훈제연어를 빼고는 여행을 추억하고자 하는 내 목적을 충족시켜주진 못했었다. 메인 요리였던 독일식 족발이라는 학센에서는 돼지 비린내가 나고, 딱딱해서 먹기 힘들었었다. 설상가상으로 메인 요리에 함께 곁들여서 나왔던 가든 샐러드에서는 휴지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직원들에 대한 대처가 너무 좋았었다. 죄송하다는 말에서 그치지 않았고, 음료 서비스에 다 먹고 계산하러 나갔을 때 20프로 할인까지 받았다. 죄송하다는 말과 음료 서비스로도 충분했는데 할인까지 받으니 정말 좋은 식당은 서비스도 다르다는 걸 느꼈었다. 또 하나 친절하다고 느꼈었던 건 코스요리의 음식들이 나오는 족족 음식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돋보였어서 처음부터 친절했던 그들의 태도에 이번에 먹지 못했던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인 스뫼레브레를 꼭 먹으러 다시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부디 먹어볼 수 있기를. 서울 한복판에서 덴마크를 느껴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