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기능 및 주행시험, 습관이란 참 무섭지
첫 번째 시험을 불합격하고, 이 운전시험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임시운전면허증으로 계속 차를 운전하면서 근처에 쇼핑몰이나 해변가 등을 놀러 다녔다.
그리고 그때 당시 유치원을 다녔던 사촌동생 픽업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아는 놈이 더 무섭다고 한국에서 운전하던 버릇 어디 못 가는 것 같았다. 첫 번째 시험도 그래서 떨어졌던 것이라고 자체 분석을 했다
이모는 회사를 출근해야 했기에 두 번째 시험은 나 혼자 DMV로 향했다. 기능 및 주행시험 접수를 하고 순번을 기다렸다. 마침내 내가 호명되었고, 나는 다시 차를 타고 마음을 졸이며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젊은 나이의 여자 감독관이 내 옆자리를 채웠다. 기본 기능은 합격을 했고, 출발 신호에 따라 출발을 했다. 이번에도 침착하게 척척 운전을 해나갔다. 좌회전, 우회전, 정지선에 잠시 멈춤, 평행주차 등등 거의 모든 절차를 진행했고, 합격일 거란 생각을 하고 DMV로 돌아가던 참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두 번 만에 끝났구나 했는데 이번에 또 좌회전이었다. 첫 번째 시험에서도 좌회전할 때 차선 실수를 하고 나서 두 번째 시험에서도 좌회전에 긴장이 되었고, 어느 차선으로 들어가야 할까 우왕좌왕하다가 반대편 차선을 그만 넘어버렸다. 결과는 역시나 불합격이었다.
나는 한국에서는 운전시험에 한 번에 착착 붙었었고, 운전도 주말에 아빠 차를 빌려 종종 했었고, 10년 동안 장롱면허였던 이모는 한 번에 붙었는데 나는 왜 자꾸 불합격하는 것일까. 두 번째에도 불합격하니 스스로 자격지심이 들었다. 아무래도 습관이라는 건 참 무서웠다. 한국에서 편법으로 운전하던 습관이 미국에서 시험 볼 때 고스란히 드러났었다. 미국에 와서 연습한다고 해도 그 습관을 버리기 참 어려웠다. 연습을 해도 자꾸 그 습관을 따라갔다. 이 상태에서 나는 다시 세 번째 시험을 준비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