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가다. 불운의 아이콘이 되었던 다섯 번째 주행시험
다른 분들의 충고를 듣고, 새로운 DMV로 가서 주행시험을 보러 갔었음에도 불구하고, 네 번째 주행시험마저 불합격되었던 나는 멘붕에 빠졌었다. '나는 정말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그러다가도 다시 오기가 생겼다.
그러나 다섯 번째 주행시험을 속전속결로 준비하기에는 그동안의 나의 주행시험 결과들이 처참했다. 미루고 미루다 다섯 번째 주행시험은 다시 원래 다녔던 익숙했던 DMV로 향했다. 네 번째 주행시험을 봤던 DMV는 합격률은 높았지만, 그 합격율이 높았던 이유가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랬던 이유도 있다는 생각에 어차피 똑같다면 더 익숙한 곳에서 시험을 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다시 원래 세 번의 주행시험을 봤던 DMV로 돌아가서 시험을 접수하고 보는 편이 낫겠다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었다.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한참을 미루고 미루다가 시험을 보러 갔다. 임시운전면허증 기한까지는 그래도 두 번의 시험 기회가 있으니까 그 기회는 그래도 써봐야 하지 않겠냐는 주변의 권유들로 인해서.
학교가 끝나고, DMV에 도착해서 접수를 해서 주행시험을 봤다. 감독관을 기다리는 차 안에서 초조했었다. 그리고 동시에 혹시나 오늘이 그날일까 하는 기대감도 들었다. 그렇게 복합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오가던 와중에 감독관이 차에 탔다. 역시나 기본 기능을 테스트 한 이후 출발을 했다. 이전처럼 좌회전, 우회전, 멈춤 사인에 멈추었다가 출발, 주차를 했는데 특별히 못한 것 같지 않았고, 옆자리에 동승하고 있던 감독관도 별 이야기 없이 묵묵히 채점을 하길래 이번에는 내심 합격에 대한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역시나 불합격이었다. 내 나름 조심조심 운전을 했었는데 채점표를 확인해보니 감점이 20개가 됐었다. 감독관은 내가 아직 준비가 된 것 같지 않다고 이야기를 했고, 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 불합격을 주었다고 이야기했었다. 집에 돌아와서 이모에게 시험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모는 참 다양한 이유로 불합격을 한다며, 너처럼 이렇게 불운한 사람도 없을 거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셨다.
나 또한 무슨 저주에 걸린 것처럼 유독 첫 번째 시험을 봤던 DMV에서 시험을 보면 시험에 불합격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았다. 다음에는 다시 라구나 힐즈로 가보기로 결심하고 여섯 번째 시험을 준비했다. 임시운전면허증 기간이 끝나기 전에 시험을 빨리 봐야 했기에 학교가 끝나고 곧장 시험을 보러 가기로 했다.